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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전라도 광주 여행으로 가볼만한곳은? 대인 야시장, 펭귄마을,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광역시는 유난히 활기가 넘치는 곳입니다. 근대 역사와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고즈넉한 양림동, 다시 태어나 전성기를 맞은 1913송정역시장과 대인시장, 주민들이 버리고 떠난 물건을 예술로 승화시킨 펭귄 마을 등의 명소 때문인데요. 광주를 여행하며 보고, 먹고, 느끼다 보면 나를 채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1호 야시장 - 대인 야시장 '별장'
광주 대인 야시장 별장

공식적인 국내 1호 야시장은 2013년에 문을 연 부산 부평깡통야시장이지만, 실질적인 1호 야시장은 2011년부터 운영한 광주 대인예술야시장 ‘별장’입니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자정까지 시장상인과 예술인이 나와 다양한 공연과 먹거리, 작품 등을 파는데, 제가 본 야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활기차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대인 야시장의 먹거리

보통 야시장은 시장 골목 한쪽에서 조그맣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시장 전체에 야시장이 들어섭니다. 상인 중에는 젊은 예술가도 있고, 정육점 주인이 가게 앞에서 떡갈비를 만들어 파는 등 한국형 야시장의 모범례라고 할 수 있죠. 이곳에선 특색 있는 다양한 먹거리도 즐길 수 있는데요. 특히, 음식이나 작품 등은 판매자가 직접 만들었다는 증명 없이는 판매 허가가 안 날 정도로 관리도 철저합니다.


· 주소 : 광주 동구 대인동 310-9 (전화 : 070-8234-8929)


광주 근대역사문화 기행의 시작 -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

광주 양림동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곳에 있었던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오롯이 남아 있습니다. 1899년 지어진 고즈넉한 한옥 ‘이장우 가옥’과 100여 년 전 선교사들이 살던 집 등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데, 몇몇 전통한옥은 예술인의 작업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한 줌 휴식 같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광주 양림동 거리

양림동 길을 걸으면 시간의 보물상자를 여는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 배유지 선교사가 지은 광주 최초의 교회 양림교회 등 100년도 훌쩍 넘은 근대역사의 보고가 수십 곳이 넘죠. 걷다 다리 아프면 길가 작은 무인 카페인 다형다방에서 양림동이 배출한 인물의 사진과 작품을 감상하며 쉬어 갈 수 있습니다. 또, 길을 다니다가 배유지(Bell Eugene), 오원(Owen), 우일선(Wilson) 등 재치 있게 한국식으로 바꾼 선교사들의 이름을 보면 웃음이 배어 나오기도 합니다.


· 주소 :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202-69 (양림동 관광안내소 무료주차)


밤이 아름다운 디자인 마켓 - 1913송정역시장
광주 1913송정역시장

1913년에 문을 연 송정역시장은 최근 새로운 디자인으로 상점을 단장하고, 감각 있는 젊은 상인들이 들어와 SNS 핫스팟으로 뜨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물, 토박이 상인이 주는 정감 넘치는 옛정서와 현대의 문화 콘텐츠가 조화롭게 접목되어 있어요. 작명 센스가 돋보이는 아기자기한 간판, 요즘 취향에 맞는 음식 등 젊은 에너지로 활기가 넘칩니다.


송정역시장의 재미 있는 상점

시장 안에는 재미난 상점이 참 많습니다. 흑백사진을 찍어주는 사진관부터, 전 세계 봉지라면을 끓여주는 라면가게, 천 원에 유기농 고기쌈 하나와 5백 원에 소주 한 잔을 파는 고기집, 과일 양갱으로 1913송정역시장의 마스코트가 된 양갱집까지. 그리고 제가 먹어본 가장 맛있는 식빵을 팔던 식빵가게와 살아있는 닭을 바로 잡아 튀겨주는 닭집 등 인생맛집이 널려 있습니다.


· 주소 : 광주 광산구 송정로8번길 13


버려진 물건이 예술로 승화한 - ‘펭귄마을’
광주 펭귄마을의 거리

슬럼가였던 펭귄마을은 정크아트로 바뀌었습니다. 1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자, 얼마 전까지도 그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만이 길거리를 나뒹굴었는데요. 예술 감각이 남다른 김 씨 할아버지가 앞집 순이가 타던 세발자전거, 옆집 박 영감네 벽시계, 새색시의 냄비와 양은밥상 등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모두 멋진 작품으로 바꿔놓은 것입니다.


정크아트로 꾸며진 펭귄마을

할아버지의 작품이 하나둘씩 마을 어귀를 장식하자 사람들은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고, 이젠 마을 노인들의 걸음걸이에서 따온 ‘펭귄마을’이란 이름도 생겼습니다. 200여 미터의 골목과 담벼락, 텃밭에는 쓰레기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예쁜 사진 담고 오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골목 모퉁이에서 낮술 파는 구멍가게, 동네 할머니의 달달한 길다방과 추억의 달고나도 볼거리입니다.


· 주소 : 광주 남구 천변좌로446번길 7


광주에서 안 먹으면 후회할 음식 두 가지
광주 맛집, 대인시장 국밥과 양림동 한우 암소 생고기 비빔밥

맛 좋기로 소문난 전라도 광주에서 먹어봐야 할 음식은 아주 많지만, 두 가지만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대인시장에 있는 국밥집은 6천 원짜리 돼지국밥을 주문하면 산으로 쌓은 순대 한 접시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주인장의 첫인사가 “천천히 다 드시고 가세요~”였는데, ‘장사를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양이 많고 들깻가루 듬뿍 뿌린 국밥과 순대, 내장의 맛도 좋습니다.


양림동에는 한우 암소 생고기 비빔밥을 맛있게 하는 곳이 있는데요. 풍성한 채소에 싱싱한 한우 암소 고기를 올렸는데, 밥보다 고기 고명이 더 많이 들어 있어 7천 원이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신선하고 구수한 소고기뿐만 아니라 반찬 또한 자극적이지 않아 건강하고 든든한 한 끼를 먹고 나올 수 있습니다.


· 돼지국밥, 순대 :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 310-9 나주식당 (전화 : 0622246943)
· 생고기비빔밥 :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52-3 한옥식당 (전화 : 062-675-8886)


마치며...

광주는 여행하기 참 좋은 도시입니다. 외지인에게 생글생글 웃어주는 사람들과 이것저것 조금 더 먹어 보라며 내어 주시는 정다운 상인들. 심지어 3천 원짜리 떡갈비 하나를 주문했는데 떡갈비에 소고기육전, 토마토주스, 그리고 막걸리 한 잔까지 내어 주신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바쁘게 뛰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이런 곳이라면 조금 천천히 가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소셜파트너즈, 장경훈(언젠간 날고 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