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보통 PC 한 대에 인터넷 공급자가 제공한 이더넷 단자 하나만을 연결해서 모든 인터넷 기능을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사용자 한 명이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등 한 가지 이상의 인터넷 기기를 사용하는데요. 여기에 스마트TV, 개인용 클라우드 장치인 NAS, 콘솔 게임기까지 별도로 사용하는 등 가정 내에서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기기는 계속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런 기기들에 원활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가 바로 유무선공유기입니다. 인터넷 공급자가 제공해준 이더넷을 연결하면 그것을 쪼개서 다수의 유선랜 단자와 다수의 무선 네트워크 기기가 접속하는 AP로 나눠주는 것이죠. 그러나 가격대별로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갖춘 유무선공유기는 IT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사용자에겐 어떤 제품이 내게 적합한지 알기 어려운데요. 제품 설명의 전문용어와 어려운 영문 등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쉽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럼, 유무선공유기를 고를 때 필요한 정보와 내게 맞는 제품 고르는 법에 대해 알아볼까요?
Q. 통신 규격이란 무엇일까?
802.11n, 802.11ac는 와이파이의 데이터 전송 규약
집 안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요금 걱정 없이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하게 된 것은 무선인터넷 기술인 '와이파이(Wifi)' 덕분입니다. 전파를 이용해서 데이터를 주고받는 와이파이 기술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더욱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위해 발전하고 있는데요. 와이파이란, 무선전송 표준기술 중 하나인 IEEE 802.11에 기반한 서로 다른 장치 간의 데이터 전송 규약을 일반인이 편리하게 부르는 애칭 같은 것입니다. 이 규격은 1997년에 802.11 규격이 처음 생겨나면서 시작됐는데, 이후 802.11a, 802.11b, 802.11g 의 순서로 발전해 나갔습니다. 이 가운데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2009년에 나온 802.11n과 2011년에 나온 802.11ac입니다.
보급형 802.11n, 안테나 숫자가 적고 저렴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테나 숫자가 적게 들어간 보급형 유무선공유기는 802.11n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송속도를 일정수준 이상 빠르게 하기 위해선 외부 안테나 숫자가 많아야 하므로 소형화가 필요하거나 저렴하게 만드는 장비에는 802.11n 규격으로도 충분합니다. 해당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에서 802.11n 규격을 지원할 때, 채널본딩 기술 등을 이용하면 안테나 하나로도 기본 150Mbps의 속도가 나옵니다. 안테나 두개를 이용하면 300Mbps로 속도가 올라가죠. 이것은 초당 40MB가 좀 안되는 수준인데 일반적인 웹서핑 등 용도로는 부족하지 않은 속도입니다.
최신형 802.11ac, 빠른 전송속도가 특징
중저가형 이상의 최신형 유무선공유기는 802.11ac 규격을 지원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규격은 보다 빠른 전송속도를 위해 5GHz 주파수 대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5GHz 주파수를 이용해서 안테나 1개에서 433Mbps, 최대로 안테나 8개를 이용하면 3.7Gbps 속도의 무선 기가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최대로 초당 500MB를 넘는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인데요. 다만 최고급 제품 일부를 제외하면 안테나 4개 정도를 이용하고 최대 1.3Gbps 전송속도 수준이 많습니다.
Q. 주파수는 종류별로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인 2.4GHz, 짧은 신호전달 거리로 혼신 많아
유무선공유기는 무선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 전파를 이용합니다. 따라서 전파의 특성에 따른 성능 차이가 나타나는데요.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와이파이에서 이용하던 주파수는 2.4GHz 대역입니다. 이 주파수는 휴대폰이나 무전기 등에 사용하는 전파에 비해 주파수가 높기에 많은 신호를 전달하기 좋습니다. 다만, 신호전달 거리가 짧은 편이며 무선공유기뿐 아니라 일부 무선키보드, 마우스에도 쓰이는 등 사용처가 많아 혼신이 많은데요. 따라서 무선인터넷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 송수신 속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혼신 시에 지연시간도 높아집니다.
고주파 5GHz, 가까운 거리에서 강한 신호출력
이를 극복하기 위해 802.11n부터 제안된 것이 상대적으로 주파수가 더 높은 5GHz 대역 전파입니다. 이론적으로 고주파는 곧바로 가는 능력인 직진성이 좋은데요. 따라서 전파를 막는 장애물이 많거나 멀리 떨어질수록 급속도로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대신 거리가 가깝고 안테나에서 나오는 신호출력이 강할수록 혼신에 강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죠.
802.11ac 규격을 채택한 거의 모든 유무선공유기는 5GHz 대역을 지원하는데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이 이 대역을 지원한다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거리에 따른 문제도 일정 가격이 이상의 고급 공유기는 안테나 숫자를 늘리고 전파출력을 강화시켜서 2.4GHz보다 좋은 성능을 제공합니다. 대부분 2.4GHz와 5GHz를 동시에 지원하므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골라 쓸 수도 있습니다.
Q. 안테나는 많을수록 좋을까?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많은 안테나 장착
카메라가 렌즈를 사용하듯 전파를 이용하는 기기는 안테나가 필수입니다. 렌즈로 대표되는 광학기술에선 받아들이는 빛이 많을수록 화질이 좋아지는데, 고급 제품일수록 렌즈가 커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전파기기에서도 전파를 보다 잘 이용하기 위해서 안테나 크기가 커지고 숫자가 늘어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저렴한 보급형 유무선공유기 제품에는 외부 안테나가 1~2개 정도만 장착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중가형 이상 제품에선 3개가 넘고, 프리미엄급 제품에선 6개 이상의 외부 안테나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최고급 제품은 이런 외부 안테나와 내장 안테나를 합쳐 안테나 8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외부 안테나가 크고 많을수록 고성능
정상적으로 안테나를 활용하는 제품이라면 외부 안테나가 크고 숫자가 많을수록 무선 인터넷 성능이 좋습니다. 아직까지 작은 안테나, 한 개의 안테나만을 이용해서 경이적으로 전파 전달력을 늘리는 기술은 나오고 있지 않은데요. 따라서 기술 수준이 비슷한 유무선공유기 업계에서는 외부안테나가 성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다만, 과거 일부 제품은 탑재한 안테나 일부를 제대로 연결하지 않고 활용하지 않아 그만큼의 성능을 내지 못한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정상적인 제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Q. USB단자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장장치와 연결해 간단한 클라우드 기능 활용
개인 모바일 기기가 늘어나면서 주목받는 것이 '클라우드'인데요. 네트워크에 있는 가상 저장장치에 콘텐츠를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네트워크를 통해 불러서 이용하는 것이죠. 개인이 이런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인 개인용 NAS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중가형 이상 유무선공유기엔 USB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달려 있는데요. 이 단자는 USB장치 충전이나 스마트폰 연결에도 이용되지만, 가장 유용한 기능은 네트워크 저장장치인 NAS를 간이형으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USB단자에 일반적인 PC 등에서 읽고 쓸 수 있게 만든 외장 하드디스크나 USB메모리 등을 연결하면 그것을 인식하게 되는데요. 제품마다 딸린 세팅모드를 통해 몇 가지 설정을 해주면 외부에서 인터넷을 통해서 접근해서 파일을 읽고 쓸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 음악, 동영상 같이 용량이 큰 파일 위주로 저장해두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도 편리한 이용이 가능합니다. 만일 몇 가지 세팅이 가능하고 간이 NAS기능을 원한다면 이 단자가 있는 유무선공유기를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어느 제조사에서 사는게 좋을까?
편리한 AS 및 한글화, 국내산 보급형
성능과 기능을 전부 이해했다면 마지막으로 고민되는 것은 '어떤 제조사 제품을 구입할까'라는 문제일 겁니다. 아쉽게도 유무선공유기는 우리가 흔히 믿고 구입하는 국내 대기업 제품이 없는데요. 가격대별로 비슷한 수준인 제품이 여러 제조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AS 측면에서 보면, 대부분의 제조사에 제공하는 AS 수준은 서로 비슷합니다. 다만 점유율이 매우 높은 '아이피타임' 제품이 조금 더 편리하게 AS를 받을 수 있는데요. 국내 제조사이기 때문에 제품 기능과 각종 앱에서의 한글화가 잘 되어 있어 보급형을 비롯한 초보자들이 비교적 마음 편하게 사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고 성능을 자랑, 외국산 프리미엄급
전파 성능이나 전송 속도 등에서 최고 수준을 원하는 고급 사용자는 외국산 프리미엄급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넓은 단독주택이나 다층주택 등에서 한 대의 공유기로 모든 범위를 커버할 수 있는 고출력 고성능 제품은 외국산 제품이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데요. 하지만 한글화가 부족하거나 세팅이 다소 복잡하므로 충분한 지식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비추천입니다.
점차 가정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유무선공유기는 네트워크 장비라는 특성으로 인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하지만 몇 가지 지식과 정보만 갖춘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주머니 사정과 자신이 원하는 기능에 맞춰 적절한 유무선공유기를 선택하는 것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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