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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벚꽃엔딩에도 갈 곳은 많다! 문화도시 '진해'로 떠나는 봄 당일치기 여행 코스

겨우내 움츠렸던 꽃봉오리가 제 얼굴을 활짝 드러내는 봄날. 따스한 햇볕이 살갗을 간질거려 주말엔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만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군항제’가 있는 창원시 진해가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자유지역인 마산, 최초의 계획도시인 창원, 최초의 근대 군항도시인 진해. 이렇게 ‘최초’ 타이틀을 가진 세 도시는 2010년 창원시로 통합되면서, 서울시보다 더 넓은 면적에 더 볼거리도 풍부해진 문화도시로 거듭났습니다. 오늘은 봄꽃 구경에, 과거로의 시간 여행도 즐길 수 있는 ‘진해’를 천천히 걸어 보겠습니다.


대한민국 벚꽃 1번지 ‘여좌천과 경화역’
여좌천 로망스다리

올해로 54회째를 맞은 진해 군항제는 얼마 전 막을 내렸는데요. 처음 시작된 1952년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주인공이었지만, 이제는 벚꽃이 그 주인공이죠. 진해의 벚꽃 명소로는 장복산공원, 안민도로, 해군사관학교, 해군기지사령부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 두 곳을 꼽으라면 ‘여좌천과 경화역’을 들 수 있습니다.


여좌천과 경화역 야경 및 풍경

여좌천은 밤이 되면 더 아름답게 변합니다. 개천 옆으로 약 1.5km의 산책로가 나 있는데, 길 끝까지 동화 같은 풍경이 이어지죠. 작은 바람에도 가지들이 몸을 부딪쳐 떨어뜨리는 꽃잎은 조명 빛을 받아 흡사 보석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경화역 기찻길을 뒤덮은 벚꽃 터널도 이때 꼭 가봐야 할 곳이죠. 기찻길 위에서 무궁화호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답니다. 여좌천과 경화역의 봄은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어요!


・ 여좌천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동 217번지 일대
・ 경화역 |  경남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1200

호수에 비친 반영이 아름다운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보통 개천 상류에는 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물을 가둬두는 곳을 두는데, 여좌천 상류 부근의 생태관찰로산책로가 잘 정돈된 ‘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이 바로 그런 곳이죠. 다양한 습지식물과 꽃을 심어 놓아 호수에 비친 반영이 기막히게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진해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국내 사진작가들이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사진 명소’로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내수면 환경생태공원 풍경

진해에는 36만 그루의 벚꽃이 심어져 있는데, 봄이면 공원 안 호수를 향해 자란 신비로운 고목과 하늘하늘 바람에 나부대는 수양버들도 장관입니다. 싱그러운 벚꽃 물결을 봄에만 만끽할 수 있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요.


・ 주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명로25번길 55
・ 전화 |  055-548-2766
・ 입장료 |  무료

근대문화유산 가득한 ‘군항마을과 제황산’
진해우체국 풍경

‘진해 군항마을’은 곳곳에 우리나라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어, 국가기록원에서 ‘기록사랑마을’로 지정한 곳입니다. 여덟 갈래로 뻗은 진해 중앙로터리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근대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죠. 도로와 건물들도 대부분 100년 전 설계한 모습 그대로입니다. 특히 러시아풍으로 지어진 진해우체국은 우편 전시관으로 활용돼, 흥미로운 옛 우편 전시물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군항마을과 제황산

그 외에도 이중섭, 윤이상, 서정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던 흑백 다방, 기생이 있던 고급 요정인 팔각누각, 일제강점기 공무원들을 상대하던 상점이 나란히 모여 있는 장옥, 일본해군병원장 관사,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 장소인 중국집 원해루 등 흩어져 있는 오래된 건축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군항마을 뒤편의 365계단을 따라 제황산에 오르면 진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진해탑이 있죠. 이렇게 1910~20년에 지어진 건물들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시간 여행하는 듯한 착각이 들 겁니다.


・ 주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편백로 25-1
・ 전화 |  070-7337-6110 (군항마을 전시관)

관광에 태양광 발전도 하니 일거양득 ‘해양공원 솔라타워’
해양공원 솔라타워

진해 STX조선해양 바로 옆 해양공원에는 대규모 태양광발전 타워인 ‘솔라타워’가 있습니다. 단일 건축물로는 국내 최대의 태양광발전 시설인데, 136m 높이의 건물에 집열판 2천 개가 설치되어 시간당 약 2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600kW의 전기를 생산합니다. 창원시의 해양 관광, 군항 도시 구축의 야심작으로 만든 곳답게,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조망 등 미적으로도 훌륭하죠.


해양공원 곳곳의 볼거리

공원 안에선 6.25 한국전쟁 당시 군함이던 강원함 외에도 해전사체험관, 어류생태학습관, 해양생물테마파크 등을 관람할 수 있는데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솔라타워에 오르면 다도해인 남해안의 끝없이 넓은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120m 상공에 바닥이 유리로 된 ‘아찔판’이 있어, 머리가 쭈뼛 서는 경험은 덤이랍니다. 타워 전시동에서는 우리나라 로봇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로봇전시실과 친환경 에너지 전시관인 솔라체험관 등도 아이들과 체험할 수 있습니다.


・ 주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명동로 62
・ 전화 |  055-712-0425
・ 관람시간 |  오전 09시~20시까지 (11월~2월 동절기는 18시까지)
・ 입장료 |
  솔라타워 : 어른 3,500원/학생 2,500원/어린이 1,500원
  어류생태학습관/해양생물테마파크 : 어른 2,500원/학생 2,000원/어린이 1,500원
・ 주차료 |  최초 30분 300원(이후 10분마다 100원), 1일 주차료 3,000원

타임머신을 탄듯한 ‘소사마을’
소사마을 전경

진해에는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독특한 마을도 있습니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시골 마을 ‘소사마을’인데요. 골목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1960년대 드라마 세트장과 서울의 풍물시장을 축소해 놓은 듯한 곳이 나옵니다. 특히 낡은 집 담장을 헐어 만든 ‘예술가사진관’과 ‘부산라듸오’는 옛 정취가 물씬 나죠. ‘개업 1930년’이란 문구가 적힌 사진관에는 색 바랜 사진과 카메라를, 부산라듸오 진열장엔 오래된 라디오들을 전시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런 골목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소사마을 볼거리

김씨박물관, 김씨공작소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곳을 만든 이는 ‘김 씨’라 불리는 할아버지입니다.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할아버지는 어디가 박물관이고 어디가 마을인지 경계도 문턱도 없는, 과거를 간직한 박물관을 만들고 싶었다는데요. 실제로 김씨공작소에 가면 할아버지가 직접 커피도 타 주신다니, 커피 한 잔에 재미난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 주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소사로59번나길 4
・ 전화 |  055-552-8608
・ 관람시간 |  오전 9시~18시까지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

봄의 길목에서 마주한 진해는 발길 닿는 곳마다 봄꽃과 역사가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문화와 역사, 자연까지 다 품은 진해 여행의 여운은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번 여행은 대중교통만을 이용해서 다녀왔다는 점! 창원은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답게 버스 시스템이 잘 돼 있어 큰 불편함 없이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봄바람에 살갗도 간질거리고 마음도 설렌다면, 이번 주말 진해 여행 어떠세요?


소셜파트너즈 장경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