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습니다. 얼마 되지 않은 듯 한데 벌써 2015년이 시작됐습니다. 이처럼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계획을 세웁니다. 여러분도 연초에 여러 가지 목표를 세웠을 겁니다. 다이어트 하기, 책 읽기, 영어 공부하기처럼 개인적인 목표도 있고 MBO와 같이 회사에서 세운 목표도 있겠죠.
그렇다면 여기서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그간 새해에 정한 계획과 목표를 당초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셨습니까? 아니면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은 채 선언적인 목표로만 남겨 두었습니까?
심리학자 피터 골위처(Peter Gollwitzer)는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기 전 연휴 동안 해야 할 일을 각각 2개씩 정하라고 했습니다. 하나는 식구들과 모여 식사하기 혹은 스포츠 활동처럼 쉬운 목표를 세우게 했고, 나머지 하나는 식구끼리 의견 충돌 중재하기, 세미나에서 발표할 자료 만들기 등과 같은 어려운 과제를 정하게 했죠. 학생 한 명당 어려운 과제 하나와 쉬운 과제 하나를 선택하게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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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음, 골위처는 A그룹의 학생에게는 그들이 정한 2개의 과제를 각각 '언제'가 되면 실행할지, 그리고 '어디'에서 실행에 옮길지를 물어보고 그것을 과제와 함께 제출하게 했습니다. 나머지 B그룹 학생에게는 과제 2개만 정하게 하고 구체적인 때와 장소를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골위처는 학생들이 얼마나 과제를 완료했는지 점검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려운 과제에서의 실행률이 B그룹보다 A그룹에서 훨씬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A그룹은 3분의 2가 어려운 과제를 완료한 반면, B그룹은 4분의 1만 과제를 수행했죠. 쉬운 과제에 대해서는 어땠을까요? 두 그룹 간에 실행률 차이는 거의 없었습니다. 두 그룹 모두 80% 이상의 실행률을 나타냈습니다.
골위처는 이 실험 이후 유사한 실험을 다시 수행합니다. 그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학생들에게 연휴 동안 어떤 이벤트를 즐길 것인지 레포트를 써서 자신에게 이메일로 보내라는 요청을 합니다. 사람들이 요즘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는지 알고 싶다고 학생들에게 둘러댔죠. 단, 그 이벤트가 끝나고 48시간 안에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죠.
그는 역시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에 A그룹에게는 '언제', '어디에' 있을 때 그 레포트를 써서 메일을 보낼지 물어봤습니다. 반면 B그룹에게는 48시간 안에 이메일을 보내라고만 했지요. 어떤 학생들이 약속을 잘 지켰을까요? A그룹은 75%가 48시간 안에 메일을 보낸 반면, B그룹은 33% 정도만 메일을 보냈습니다.
골위처가 행한 2개의 실험에서 어떤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목표를 정할 때 그것을 언제 실행에 옮길지, 어디에 있을 때 수행할지를 정하면 실행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이를 '실행의도 이론(Implementation Intention)'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나 과제만 세우는 것을 '목표의도(Goal Intention)라고 부르죠.
실행의도 이론이란 말이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목표나 과제를 계획할 때 그것을 구체적인 '조건문'으로 바꾸면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짐을 일컫는 이론입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하기'란 목표를 정했다면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와 같이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꾸면 다이어트의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골위처의 실험은 "크리스마스 이브 날 밤 9시가 되면 OO을 실행하겠다", "OO에 있을 때 레포트를 쓰겠다"와 같은 조건을 달게 하면 실행 확률이 높아짐을 보여주는 단적인 결과입니다. 특히 어렵고 까다로운 과제일수록 효과가 있지요.
여러분의 회사가 MBO를 운영한다면 지금쯤 목표 수립을 모두 완료했을 겁니다. 그런데 몇몇 회사의 MBO sheet를 보면 과제와 타깃만 나와 있을 뿐 그것을 언제 누가 실행할지와 같은 기본적인 실행계획조차 없더군요. 왜 구체적으로 수립하지 않았느냐고 물어보면 "일정이나 R&R을 정해놓으면 옥죄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 "계획한 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정하지 않는다"와 같은 이상야릇한 대답이 나옵니다.
충실한 MBO되려면 골위처가 조언했듯이 구체적인 조건문으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신규고객 발굴'이 목표라면, "언제가 되면 OOO회사를 방문하겠다", "목표 고객사 사람들이 어떤 행사에 참여하면 그들과 명함을 교환하겠다"와 같이 여러 개의 "X이면 Y이다"를 설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렇게 조건문으로 구체화하지 않는 목표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선언적인' 목표일 겁니다.
저는 몇 년 째 하루에 하나씩 블로그에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주말 제외). 그전에는 마음이 내키면 글을 썼는데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 인정받으려면 정기적인 발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매일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고 때로는 괴로운 일임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매일 밤 10시가 되면 책상에 앉아 블로그 창을 열어서 글을 쓰고, 다음 날 아침 9시에 발행되도록 예약을 걸어두자"라는 '실행의도' 장치를 만들어 두었죠. 그러자 '매일 하나씩의 글을 올리자'란 목표가 그리 버겁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 밤에 글을 못 쓰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라도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세운 목표 중 어려운 목표가 있다면 "필히 달성하겠다"란 의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숫자를 넣어서 "7kg을 감량하겠다"라고 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언제 할지, 어디에 있을 때 할지, 어떤 경우에 어떻게 처신할지 등을 조건화할 때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겁니다.
*참고도서 : '클루지', 개리 마커스
*참고논문 : http://goo.gl/7XqW3h
원본 포스팅 바로가기 ▶ http://goo.gl/WLrP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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