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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AG 남자 축구 준결승 승리!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 이유

 

 

2014 인천 아시안 게임 남자 축구가 준결승에서 승리하며 6개 대회 동안 결승진출을 하지 못했던 징크스를 깼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의 상대로 평가되었지만 절대로 얕볼 수 없었던 태국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조별리그 3경기, 16강 8강 4강까지 6경기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6연승을 달성했습니다. 이제 금메달을 위해선 단 한 경기가 남았습니다. 상대는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이라크를 꺾으며 결승에 올라온 북한입니다.

  

 

일단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태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으니까요. 태국의 축구 사랑은 대단합니다. 축구 열기도 매우 뜨겁습니다. 이번 태국 대표팀은 많은 선수가 프로 선수로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실제로 태국 프리미어리그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나면 꽤나 강력한 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4강까지 올라오는 과정도 순탄했고, 8강에선 중국을 2:0으로 물리쳤습니다.

 

게다가 태국은 빠른 공격진을 자랑합니다. 태국에 공격일변도로 나서다가는 뒷공간을 위협받을 수 있지요.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나라 수비는 여전히 강력했습니다. 장현수는 이 대회 최고의 수비수이고, 그와 짝을 맞추는 김민혁도 좋은 조력자였습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넣었습니다. 특히 김신욱이 빠진 상태에서 크로스로 헤딩골을 기록했다는 것은 의미 있습니다. 비판의 중심에 서 있지만 이용재도 무언가 만들어내려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이종호도 골을 기록하며 지난 경기에 이어 결정적인 한 방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임창우의 오버래핑과 크로스는 인상 깊었으며 박주호의 중원도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후반전의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선수들이 수비 일변도로 내려왔죠. 태국을 상대로 잠그는 경기를 하며 후반 막판에는 아예 수비수를 한 명 더 투입해 스리백을 서기도 했습니다. 한편 손준호, 이재성은 패스 미스를 연발했습니다. 김진수는 중간에 부상으로 나갔고요. 김승대는 특유의 날렵한 순간속도가 쳐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뒷공간을 찾아가지만 전체적인 운동능력 역시 떨어져 보였습니다. 이런 우리나라를 태국은 매섭게 밀어붙였고, 우리나라는 실제로 두 차례 정도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아시안게임은 체력 싸움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더더욱 그랬고요. 흥행을 위해 아시안게임은 조별리그 이후 8강 토너먼트가 아닌 16강 토너먼트를 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8강 이후의 일정이 매우 빡빡해졌죠. 이틀만 쉬고 경기를 해야 했기에 젊은 선수들에게는 매우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필수인데, 특히 16강 이후부터는 이른 시간에 득점하고 후반에 교체를 통해 선수들에게 휴식시간을 주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광종 감독은 교체 카드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로테이션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았고요. 조별리그 3차전에서 몇몇 선수들을 쉬게 했지만, 충분하지는 못했습니다. 김진수는 부상으로 월드컵을 불참하고 몸을 늦게 만들면서 컨디션이 100% 올라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김진수는 이번 대회에서 부상으로 교체되기 전까지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당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죠. 김신욱과 윤일록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주전들의 체력이 완전히 빠져서 뛰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는 후반 10분을 남기고서야 이뤄졌습니다. 이재성, 손준호의 체력이 떨어진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재성은 울산에서도 주전으로 뛰고 있지만 올시즌 풀타임 대회가 처음인 선수입니다. 당연히 체력관리가 힘들 수밖에 없죠. 손준호도 올시즌 프로에 데뷔한 신인입니다. 이런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고 결승에 올인을 해야할 타이밍이 바로 태국전 후반전이었습니다.

 

후반전 10분 이후,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결승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라도 교체카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지칠 대로 지친 우리나라는 바로 오늘 저녁 북한과 일전을 벌여야 합니다. 김신욱의 출장 가능성이 없어졌다면, 더더욱 공격수를 아껴야 했습니다. 북한은 4강에서 연장경기를 하면서 우리보다 더 체력 상태가 좋지 않지만 결승전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상대는 죽기 살기로 덤빌 것입니다. 좀 더 앞을 내다보고 선수들을 아낄 필요가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AG의 선전은 이광종 감독의 공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2000년 초부터 유스팀 선수들을 길러오며 각급 대표팀 감독을 했던 이광종 감독인데요.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2년 뒤 올림픽에서도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이 큽니다. 애정을 갖고 지켜보고 있으나, 조금 더 선수들 체력관리가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16강부터 4강까지 6일동안 3경기를 치루며 선발라인업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는 일이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8일간 4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선수들 체력 관리에 힘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AG에서 우리나라가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습니다. 늘 아시아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기회가 찾아왔고, 이제 그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선수들의 체력문제가 결승전에서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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