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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사카린, 이제는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요?


먹을 것에 대해서 안심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단지 가격이 훨씬 싸다는 이유로, 만들기 훨씬 쉽다는 이유로 몸에 해로운 물질이 식품에 서슴없이 첨가됩니다. 성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얼마전 중국에서 터진 멜라민 분유 사건은 그래서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이런 가운데 사람들은 점점 '천연물질'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대체로 인공적으로 만든 물질이 훨씬 싸고도 쉽게 식품에 첨가되기 때문입니다. 그에비해 천연물질은 적어도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검증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품 가운데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는 맛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단맛이 아닐까요. 누구나 단맛은 가장 거부감없이 받아들입니다. 유럽에 신대륙에서 전해온 식품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감자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보였습니다. 본 적도 없는 것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단맛을 내는 사탕수수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만큼 단맛은 우리에게 끊을 수 없는 매력입니다.


이 가운데 오래전부터 문제가 되어온 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사카린입니다.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내주면서 칼로리는 없는 이 물질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은 좋지 않았습니다. 발암물질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1(사진출처: MK 뉴스)

어쨌든 우리는 이제 인공적으로 만든 식품첨가물을 먹지 않고 살기 매우 어렵습니다. 1962년 국내에 식품위생법이 처음 제정된 이후 공식허가된 첨가물은 약 600개나 됩니다. 식품첨가물은 우리 삶속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모든 재료를 천연으로 쓰는게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첨가물은 음식을 만드는 시간 뿐 아니라 비용을 줄여주는 긍정적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과연 인공첨가물은 무조건 몸에 해로운 것일까요? 단맛을 내주는 사카린에 대해 알아보면 의외의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사카린은 187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화학연구실에서 우연히 발견되었습니다. 설탕보다 당도가 300배 이상 높은 데도 가격은 40분의 1이어서 대체제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1977년 캐나다에서 발암물질 논란이 촉발되면서 사카린은 기피대상이 되었습니다.


이후 20년 만에 학계의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누명이 벗겨졌습니다.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사카린은 인체에 안전한 감미료'라고 선언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와 미국 독성학 프로그램(NTP)은 각각 1999년, 2000년에 사카린을 발암물질 목록에서 제외시켰습니다. 200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사카린 사용금지 법안을 철회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카린을 과학이 아닌 사람들 인식에 따라 규제를 해왔다"며 잘못된 규제의 대표 사례로 꼽았습니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사카린의 활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카린은 칼로리가 없고 체내에 축적·흡수되지 않아 비만·당뇨 환자들이 설탕 대신 쓰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가격 경쟁력이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몸에 해롭다는 인식이 해소되기까지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입니다. 국내에선 1990년대에 대부분의 음식에 사카린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그동안 11개 품목에 대해서만 사카린을 제한 허용해 왔지만, 지난해 커피믹스·소주·막걸리·소스·추잉껌·잼·양조간장·토마토케첩 등에도 일부 사용이 허용되었습니다. 다만 아직 빵·과자·아이스크림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볼 때 사카린이 몸에 해롭지 않다는 것은 이미 사실이 되었습니다. 다만 몸에 해롭지 않다고 그것이 몸에 좋은 것도 아니겠죠. 같은 맥락에서 우리가 액상과당이나 설탕을 많이 섭취해도 비만이나 당뇨병 우려가 있습니다. 사카린은 그저 설탕같은 천연 물질과 비슷한 정도의 위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당연히 몸에 좋지 않겠지요.


사카린은 분명히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첨가물입니다. 다만 천연물질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신적으로 아직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은 있겠지요. 일부러 사카린만을 찾아서 먹을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딘가에 들어가서 먹었다고 해서 불쾌감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아는 것이 힘입니다. 과도한 공포심이나 잘못된 지식을 물리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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