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전 세계 5억 명, 국내 7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무기로 여론분석 플랫폼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실시간’ 강점으로 여론 향방 잡아 지난달, 대한민국 전역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썩였다. 열여덟 번째로 국가를 이끌 수장을 국민 손으로 뽑는 대망의 날이 있었던 것. 2012년 12월 19일 대선을 치르기 전까지 인터넷상에서도 관심 글과 이슈가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후보들은 SNS에 계정을 두고 각종 의견을 어필했고, 안철수는 트위터를 통해 이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일침을 가했다.
새누리당은 불법으로 ‘댓글 달기’ 아르바이트를 뽑아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각종 SNS 서비스 중 가장 돋보였던 건 단연 트위터. 트위터는 SNS 선두주자이나 최근 페이스북에 밀려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달랐다. 페이스북이 대선과 관련한 아무런 서비스도 내놓지 않은 반면,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 관련 트위터를 모두 모아 놓은 대선페이지(twitter/#대선)를 선보이며 정치 플랫폼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소셜 미디어 분석 서비스 전문기업인 다음소프트와 손잡고 세 번의 대선 후보 TV토론에 대한 실시간 트위터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여론조사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도 내비쳤다. 실감 나는 분석결과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이는 각 여론과 사용자 호응을 얻으며 빛을 발했다.
흥미진진 TV토론 분석, 다시 볼까?
세 후보의 TV토론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특히, 첫 TV토론 때 각 후보는 ‘어이없는’ 말로 국민의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당시 토론 시간 생성된 트윗은 20만 2,301건. 이정희가 우리나라 정부를 지칭한 발언 ‘남쪽정부’ 관련 트윗이 분당 가장 높은 트윗 수를 기록했다. 네이버 실시간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 이름 ‘다카키 마사오’는 세 번째로 높은 순간 트윗 수를 차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근혜에 6억 원의 추징금을 줬단 이정희의 주장에 따른 ‘전두환’ 트윗은 그 뒤를 이었다.
두 번째 TV토론 역시 토론 시간 총 20만 103 트윗이 생성되며 국민 관심을 방증했다. 이날에는 ‘고소득층’, ‘지하경제 활성화’, ‘자유토론’, ‘순환출자’ 발언과 관련한 분당 트윗 메시지가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박근혜의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트위터 밖으로도 국민에 많은 질타를 받았다. 지하경제는 공식적으로 국세청에서 포착 안 된 거래, 세금을 매길 수 없는 경제 영역을 뜻하나 뇌물·범죄·마약·매춘·불법도박으로 오해의 소지가 있어 문제였다. 민원성 사업을 뒷받침할 만한 재원으로 내세운 포퓰리즘 공약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정희의 후보 사퇴로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은 자유토론 시간이 늘어나 박근혜·문재인의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시기였고 국정원 여직원 사건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토론 시간 생성된 트윗은 26만 3,782건으로 첫 번째, 두 번째 토론 때 20만 건 수준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다.
박근혜가 ‘4대강 사업은 국가의 핵심사업’이라 언급했을 때 가장 높은 분당 트윗 수가 나왔고 반값 등록금 때도 관련 트윗이 4천 건에 조금 못 미치는 정도로 많이 생산됐다. 분당 트윗 수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총 생산된 트윗의 키워드별 수와 점유율에서 박근혜가 4대 악 중 하나로 꼽은 ‘불량식품’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불량식품 발언은 트위터리안(트위터 사용자)에 아폴로·쫄쫄이 등의 식품에 한정한 것으로 뜻이 잘못 전달돼 원성을 샀다. 전교조’, ‘국정원 여직원’도 적잖은 점유율 수치를 보였다. 문재인은 ‘국정원 여직원’을 피의자라 꼬집어 비난을 받았다.
마지막 토론은 당일 총 127만 5,355 트윗이 생산되며 TV토론 당일 처음으로 관련 트윗 100만 건을 돌파했다. 문재인·안철수(45만 2,161 트윗), 박근혜 단독(47만 10 트윗), 1차 대선후보(84만 5,418 트윗), 2차 대선후보(91만 9,440 트윗), 3차 대선후보 등 5번의 대선 관련 TV토론 중 압도적 수치다. 대선일을 기점으로 관련 트윗은 꾸준히 증가했다.
트위터는 이번 분석 결과 발표로 국민 의견이 트위터 의견과 상당 부분 일치함을 입증할 정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국내 대선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에는 이미 미국 대선에서 이를 입증했다. 오바마와 롬니의 TV토론 시간 트위터리안 반응을 분석해 오바마가 롬니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음을 증명했던 것. 실제 토론 시간 막판에 긍정적 성격의 트윗 그래프는 오바마에 기울었다.
한편 오바마가 두 번째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트위터의 공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바마의 ‘4년 더’ 트윗은 2012년 최다 리트윗한 메시지로 집계됐다. 그가 12월 3일 대선 전 트위터리안과 직접 30분간 대화를 나눈 사실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오바마는 최근에는 트위터에 중산층 감세 연장안 관련 해시태그를 만들어 공화당을 압박하는 데 나름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트위터가 정치 플랫폼으로 현재 그리고 앞으로 역할을 톡톡히 할 모양이다.
* 이 기사는 선거 전 작성해 ‘대통령 당선인’, ‘후보’ 등의 명칭을 제거했음을 밝힙니다.
자유광장 글 더보기
'소셜스퀘어 > 요즘뜨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카린, 이제는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요? (2) | 2013.01.24 |
---|---|
페이스북 활용 및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2) | 2013.01.23 |
무한도전 사진전, 예술일까요? 즐거움일까요? (0) | 2013.01.22 |
삼성 갤럭시S4, 성능일까? 혁신일까? (0) | 2013.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