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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2015 상반기 공채 시즌, 대졸 취업문은 여전히 ‘바늘구멍’

조금씩 봄기운이 완연해지는 춘삼월. 일제히 몽우리를 틔우는 봄꽃들만큼 분주한 이들이 있으니, 바로 취업준비생(이하 ‘취준생’)입니다. 매년 3월에서 5월 사이, 상반기 공채가 대거 시작되는 취업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올해 상반기 공채에는 지난 하반기부터 꾸준히 준비해온 취준생부터 갓 졸업한 대졸자까지 모여들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주요 10대 기업의 경우, 이미 3월이 되기 전부터 채용을 시작했는데요. 취준생들은 공채 일정에 맞춰 관련 채용설명회 참석, 지원 자격 정리, 자소서 작성/면접 준비 등 막바지 준비에 열을 올려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대졸 취업문 역시 좁기만 합니다. 전경련이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2일 동안 ‘2015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종업원 300인 이상 대기업 10개사 중 6.5개사는 아직 상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한 데다, 작년 수준 이상으로 뽑겠다는 기업도 2.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취업이 확정되지 않아 설 연휴도 마음 편히 보내지 못했을 취준생들의 걱정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자유광장이 상반기 신규채용에 대한 전망을 자세히 짚어 봤습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상반기 기업 신규 채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전반적인 불경기 상황이 취업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만만치 않은데요. 올해는 인력 충원이 필요 없다는 기업의 수가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조사에 응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상시종업원 수가 300명이 넘는 207개 기업 중, 55.8%가 ‘신규 채용 규모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적정 T/O’를 꼽았는데요. 그 외 ‘국내외 업종 경기 상황’, ‘인건비 총액’, ‘정부시책 호응’ 등이 차례로 많은 답변을 얻었습니다.

신규 채용 규모에 영향을 주는 요인


그렇다면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사유는 ‘국내외 업종 경기 악화’(26.4%)인데요. ‘회사 내부 상황 악화’(23.6%), ‘정년 연장으로 퇴직 인원이 줄어, 정원 관리를 위해 신규 채용 수요가 감소한 경우’(23.6%)도 적지 않았습니다. ‘통상임금 및 인건비 부담’(6.9%), ‘예년 채용 수준 유지’(4.2%)가 그 뒤를 따랐고요.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지원자 계열과 남녀 비율은?

'문돌이의 눈물'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이공계 졸업생에 비해 인문계를 전공한 졸업생이 취업하기 어려운 상황을 가리킨 말인데요. 실제로 올해 대기업의 상반기 대졸 신규 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9.2%로, 문과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종별로는 이공계를 선호하는 업종은 ‘건설/에너지’(74.3%), ‘공기업’(73.3%), ‘제조업’(66.7%), 문과생을 더 많이 뽑겠다는 업종으로는 ’도소매업’(77.5%), ‘운수업’(66.7%) 등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신규채용 중 문과와 이과의 비율

신규채용 직원 중 남녀 비율


한편 신규 채용에 여성 선발 비중은 평균 23.4%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취업이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여성 선발이 높은 업종은 ‘운수업’(43.3%)과 ‘정보서비스업’(30%)이었는데요. 즉, 문과 출신 여성들의 취업이 힘겨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60세 정년 의무화’를 앞두고 신규 채용 계획 감소


2016년 1월 1일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에 우선 도입될 ‘60세 정년 연장법’이 또 하나의 변수인데요. 이로 인해 세대 간 일자리 전쟁이 예견됩니다. 신입 직원을 뽑을 T/O가 줄어들고, 인건비가 늘어나 앞으로 졸업할 학생들은 더 힘든 취업전쟁을 치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이번에 응답한 130개 대기업에서는 만 54세 이상 장년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 수의 약 7.8%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제조업’(8.8%)과 ‘근로자 수 3천 명 이상의 기업’(9.6%)에서 정년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기업들은 53세경 퇴직하던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정년이 의무화되면, 상당수인 62.8%가 ‘60세까지 근무하려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 답했습니다.

참고로 207개 응답 기업 중 10개 기업은 올해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는 것! ‘적자 누적 등 계속된 실적 악화’(6곳), ‘통상 임금 등 인건비 상승’(4곳)이 그 이유였습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 부진, 통상 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신입 직원을 많이 뽑는다고 밝힌 대기업이 5.8%에 불과하다”며 상반기 대졸 취업난의 심각성을 지적했습니다.

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취준생들의 초조한 마음과는 달리 한 해 한 해 취업의 문턱은 높아만 집니다. 그러나 취업문이 바늘구멍이라 해도 누군가에게는 이를 여는 열쇠가 있기 마련이죠. 바로 점점 다양해지는 취업 시장에 맞서 선택과 집중으로 적극적으로 준비해나가는 자세입니다. 자유광장은 취준생 여러분이 힘찬 발걸음으로 멋진 사회인이 되길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전경련 고용노사팀 한지영 선임조사역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