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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외국인 직접 투자, 지난 과거 살피니 해야 할 일도 보인다?

많이 알고 계실 시를 하나 읊어볼까요. "눈 덮인 광야를 지나갈 때엔/ 함부로 어지러이 걷지를 마라/ 오늘 나의 발자국이/ 마침내 후세들에겐 이정표가 되리니" .. 어떤 분들은 김구 선생님의 글로 알고 계시기도 하지만, 실은 김구 선생님이 평생을 품에 안고 사셨다는, 서산대사의 시입니다.

 

김구, 백범김구, 서산대사, 발자국

 

이렇듯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입니다. 과거를 보면 앞으로 그 사람이 갈 길을 알 수도 있지만, 또 지금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전경련이 발표한 ‘해외직접투자 및 외국인직접투자 변동추이 분석’ 보고서에 담겨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외국인 직접 투자가 어땠는지를 밝히고, IMF 이후 외국인 직접 투자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분석해, 지금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은지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먼저... 이 글에 쓰이는 단어들의 의미를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 볼까요?

 

▶ [해외직접투자, Oversea Direct Investment]
주식투자 등이 아니고 상대국에 직접 공장을 짓거나, 회사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해외에 투자하는 것

 

▶ [외국인직접투자, Foreign Direct Investment]
경영참가, 기술제휴 등 국내 기업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수립할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

 

▶ [공장설립형 투자, Green Field Investment]
외국자본이 투자대상국의 용지를 직접 매입해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투자를 받는 국가 입장에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큼
※ 현대기아차의 미국 공장 투자,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투자 등이 대표적 사례

 

▶ [M&A형 투자, Brown Field Investment]
외국자본이 이미 설립된 기업을 사들이거나 현지 기업과 합작하는 방식의 투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인력•생산라인 등의 기업 확장이 가능
※ 상하이기차의 쌍용차 인수, 시노켐의 인천정유 인수, GE캐피털의 현대캐피탈 인수 등이 대표적 사례

 

▶ [직접투자 역조현상]
외국인직접투자 유치규모는 줄고 국내기업의 해외진출은 급증하면서 ‘외국인직접투자 규모 < 해외직접투자 규모’가 지속되는 현상

 

죄송합니다. 단어 설명이 길었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인 보고서 내용을 살펴볼까요? 일단 보고서에는 1981년부터 2013년까지 32년간의 해외직접투자 및 외국인 직접투자 추이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해외직접투자, 외국인직접투자 추이

 

1981년~1990년 : 투자 정체기, 100% 공장설립형 FDI

 

[해외직접투자(ODI)] 1981년부터 1990년까지는 연평균 39%의 높은 투자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투자규모는 연 10억불 이하 수준입니다. 전체투자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86%에 달하는 등 대기업이 투자를 주도했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대기업: 1차 금속 및 금속가공, 비대기업: 봉제)과 광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루어졌네요.

 

[외국인직접투자(FDI)] 총투자 규모는 61.6억불로 연평균 20%의 투자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는 100% 공장설립형(Green Field형)이었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비중이 56%로 비제조업(44%)보다 높았습니다.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 및 화공, 비제조업에서는 음식•숙박업 분야에 투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1991년~2000년 : 외국인직접투자 급성장기, M&A형 FDI 확대

 

[해외직접투자(ODI)] 총투자 규모는 316.5억불로 연평균 17%의 투자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1980년대와 비슷하게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으나 대기업의 투자비중은 86%에서 70%로 감소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대기업: 전자부품 및 자동차, 비대기업: 봉제 및 전자부품)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졌습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빠르게 늘어났던 시기로 연평균 투자증가율은 30%에 달했습니다. 1991년~2000년 기간 중 외국인직접투자규모는 564.6억불로 해외직접투자액(316.5억불) 보다 1.8배 더 많았습니다. 특히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M&A 투자가 급증해 1997년에는 외국인직접투자가 전년대비 117%나 증가했습니다. 제조업(51%)과 비제조업(49%)의 투자가 비슷한 비중으로 나타났으며, 제조업에서는 전기•전자 및 화공 분야가 비제조업에서는 도•소매업이 각각 투자를 선도한 모양입니다.

 

2001년~2013년 : 외국인직접투자 정체기, 투자역조(FDI<ODI) 현상 확대

 

[해외직접투자(ODI)] 연평균 15%의 투자증가율을 기록하였으며, 총 투자규모는 2,180.8억불입니다. 1990년대에 비해 6.9배 증가한 것이죠. 대기업의 투자비중은 78%로 높아졌으며, 업종별로 제조업(대기업: 전자부품 및 자동차, 비대기업: 전자부품 및 자동차)과 광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인직접투자(FDI)] 1980년~1990년대 연 20~30%에 달했던 외국인직접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2%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2006년 이후 외국인직접투자가 해외직접투자보다 더 적은 직접투자 역조현상이 확대되고 있으며, 2001년~2013년 기간 중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1,537.5억불로 해외직접투자(2,180.8억불)의 70%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비제조업의 투자비중이 66%로 제조업(34%)보다 더 높아졌으며, 업종별로는 제조업은 전기•전자 및 운송용기계 분야로의 투자가 많았고, 비제조업은 금융•보험 분야가 1위로 성장했습니다.

 

1981년부터 2013년까지의 해외직접투자와 외국인직접투자 변화를 살펴보았는데요. 보고서에서는 이 점을 주목하라고 말합니다. 2006년 이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해외직접투자(ODI)에 미치지 못하고 직접투자 역조현상이 심화되는 현상과 투자형태 측면에서 IMF 외환위기 이후 M&A형 외국인직접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점을.

 

외국인직접투자, M&A 투자 비중

 

외국인직접투자는 IMF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거의 100% 공장설립형(Green Field형)이었습니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 이후 고용창출 효과가 떨어지는 M&A형 투자가 증가하면서 2001년 이후에는 M&A형 투자비중이 평균 31% 수준으로 높아졌습니다.

 

자-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과거를 살폈으니 미래를 봐야할 때입니다. 양적으로 정체 중인 외국인직접투자를 늘리고, 이로 인한 질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외국인 투자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진입•입지규제 완화 등의 매력적인 투자환경 조성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외국인의 국내투자 유인을 위해서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먼저 지적합니다. 그리고 투자이민제 도입, 투자 인센티브 강화, 서비스산업 진입규제 완화, 수도권규제 등 입지규제 개선, 지주회사 규제 완화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각종 규제가 개선되고 개혁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외국인들은 노사문제 등 사회갈등 심화와 생산비용 증가로 중국 등 다른 투자유치 경쟁국들에 비해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입지규제,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 지역주민 반대 등으로 투자를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직접투자 역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외국인투자 유인책과 규제완화 등 국내투자 활성화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 매력적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보고서가 말했듯, 지금보다 더 많은 외국인을 국내투자로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규제개혁 방안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기를 희망합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경제정책팀 강수정 선임조사역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