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010년부터 전경련 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오고 계십니다.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주십시오.
전경련 과학기술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보람된 일입니다. 주요 기업의 최고기술경영자(CTO)분들과 과학기술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40여 명의 위원님들과 함께 산업계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논의해왔고, 또한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여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출범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MOU체결과 미래의 CTO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도전정신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대한민국 CTO 수기집> 발간을 가장 뜻깊은 성과로 꼽고 싶습니다.
Q. 경영학 전공자이십니다만..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경영학 전공자로서 상사, 증권 등을 두루 경험한 제너럴리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근무하며 해외금융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았고, 글로벌 기업의 부침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하며 교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눈여겨봤던 것은 일류 기업은 미래의 불확실한 시장에서도 고객의 니즈를 읽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개발을 추진해왔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학기술 분야까지 폭넓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이지요.
Q. 말씀하신 것처럼 뉴욕지사 국제금융부장 등 해외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오셨습니다. 글로벌 메이저 다국적기업들과 비교해볼때 우리나라 기업들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국적과 업종을 불문하고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을 생존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인재육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인재가 기업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원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저의 인재관은 '글로벌 플레이어(Global Player)'의 육성이었습니다. 해외에서도 통할 경쟁력, 그리고 해외사업을 주도할 글로벌 인재의 육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아낌없이 투자하려고 합니다.
Q. 향후 우리나라 과학기술산업 분야의 발전전망, 그리고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시장이 통합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기업은 생존이라는 절대절명의 과제를 앞두고 지속적인 혁신을 모색해야만 합니다. 과거에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선도 기업들을 빠르게 벤치마킹함으로써 선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 스스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창출해내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계와 산업계가 밀접하게 협력하여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 또한 연구개발투자를 늘리고 기술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함께 줄여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의 평가와 성과보다도 10년, 2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청사진을 함께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Q.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해보라는 권유를 받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탁월하시다고 들었습니다. 기업경영 외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와 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힘들어보이는 일에 정면으로 맞서 승부하고 극복하고나면, 어떤 상황에서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해집니다. 운동을 통해 그런 희열을 종종 느낀다고나 할까요. 경영이든, 인생이든 고비를 넘어서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전거 타기를 매우 좋아해서 2002년에는 자전거로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산맥의 650km 코스를 6박 7일동안 달리는 '트랜스 알프스'대회를 완주했고, 작년에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종주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2009년부터는 대한사이클연맹회장을 맡고 있는데, 임기 중에 국민들에게 건강한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키고 사이클을 국민 스포츠로 정착시켜 국가의 녹색성장에 기여하고 싶은 포부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서을 근교에 자전거 박물관과 체험장이 갖춰진 사이클파크를 조성하고, 국제규격의 실내 벨로드롬을 건설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자전거를 좋아하고 즐기는 차원을 넘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곤 합니다.
Q. 최근 울산과학기술대 이사장에 선임되셨습니다. 평소 이공계 인재육성 등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과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인재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보다는 점수에 맞춰 학과를 정하고,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특정분야에만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맞춰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다채로운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자신을 갈고 닦는 노력을 기울이는 인재들이 많습니다. 청소년들이 부디 독서와 다양한 경험을 쌓는 활동들을 통해 시야를 넓혀 나가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국가에서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우수한 인력양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지원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세계시장에서 우린 아직 배가 고프며, 도전하고 극복해야 할 경쟁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산업계도 함께 고민해나가겠습니다.
Q. 전경련 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012년의 포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산업계를 대표하여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면적으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2012년 중 전경련 과학기술위원회는 글로벌 기업간의 경쟁 심화에 따른 국가경쟁력 강화방안, 신성장동력의 지속적인 발굴과 산학연협력을 통한 이공계 인력 육성 등과 같은 중장기적인 발전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경제스토리 > 자유광장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3월 기업인 어록 (0) | 2012.03.23 |
---|---|
한미FTA발효.. 국내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요? (0) | 2012.03.20 |
2.13일자 한겨레 "4대그룹 고용, 전체 일자리 2%에 불과"하다는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릅니다. (0) | 2012.03.15 |
2.20일자 KBS 9시 뉴스의 "교육비 지출 양극화 심화"되었다는 보도는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0) | 2012.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