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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칼럼노트

[한이의 경제외교 여행기] 아태지역 최고의 파트너, 한-호주 경제협력위원회


드넓은 초원에 뛰노는 캥거루와 양떼들, 나무 위의 코알라, 푸른 바다와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하얀색 오페라 하우스! 호주에 가면 눈과 마음 그리고 사진에 꼭 담아 오는 풍경이죠? 호주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농업과 광업 등이 발달한 자원부국으로 통합니다. 또 얼마 전 통계에 따르면, 호주 경제가 1991년 1분기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104분기 동안 경기침체 없이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네덜란드의 103분기 성장을 경신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2000년대 후반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도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는 얘기죠. 게다가 올해 실리콘밸리에서 발표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리포트’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는 ‘스타트업 하기 좋은 도시’ 17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시드니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치는 66억 달러(한화 7조 원대)이며 성장률은 6.3%인데요. 참고로 서울의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24억 달러이며 성장률은 4.5%입니다. 한마디로 호주는 앞으로도 성장 가치가 큰 나라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계와는 어떤 인연이 있을까요?





1967년 한국경제인협회호주상공회의소(The 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를 처음으로 방문하면서부터 호주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호주에 처음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일본 때문이었는데요. 당시 일본은 호주의 철강과 석탄으로 세계 제일의 철강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었습니다. 해안을 활용한 항만시설, 대형선단과 조선업, 이를 연결시키는 효율적 운영으로 세계에서 제일 싼 원유와 원광을 공급받고 있었던 겁니다. 이것이 바로 전후 일본 경제발전의 원동력이었죠. 공업화를 선언한 한국에게도 호주와의 장기적인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호주상공회의소를 방문했던 전경련 관계자에 따르면, 앤더슨(Anderson) 당시 호주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한국경제인협회’가 이미 ‘영국경제인연합회’와 1962년부터 업무제휴를 맺고 있다는 데 많이 놀랐다고 합니다. 이어 그가 관장하고 있는 ‘호·일경제협력위원회’를 상기시키자 어떻게 그렇게 소상히 아느냐며 호의를 보이기 시작했다는데요.앤더슨 사무총장은 “우리도 한국에 대해 사전 조사를 했습니다. 한국도 공업화에 시동이 걸린 것으로 압니다. 호주산 각종 원료가 필요할 것입니다.” 라고 응하며, 먼저 ‘한·호경제협력위원회’ 설립을 제안했습니다.



제1회 한-호경제협력위원회 (1970.3.27)



사실 당시에는 호주가 이렇게 쉽게 교류 제안에 응해 오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1967년 말 당시만 해도 한·호 간 교역은 보잘것없었기 때문입니다. 1967년 당시 수출 1만 900달러, 수입 9만 6,400달러 정도였는데 주 수출품은 면직물, 주 수입품의 80%는 양모였습니다. 그러나 호주는 한국의 장래성을 내다본 것이죠.


이후 ‘한·호경제협력위원회’는 지금까지 활발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히 2014년에는 한국과 호주 간 FTA 발효로 우리 기업의 대 호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40여 년 동안 면면히 이어온 한·호 협력의 큰 발자취 중 하나가 되었죠.



제35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 (2014.10.2)



최근 호주는 경제에 큰 변화를 맞고 있습니다. 한 예로 비트코인 ATM(현금자동입출금기)’를 500대로 늘리고, 비트코인을 법적 화폐로 승인함으로써 가상화폐를 규제하기 위한 공식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금융을 중심으로, 산업의 첨단화를 통해 4차 혁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겁니다. 몇 년 전부터 스마트팜 수출 등에 앞장섰던 전경련 역시 이런 변화에 발맞춰 핀테크, 스마트시티 등 호주와의 새로운 경제 협력 분야를 찾고 있습니다. IT강국인 한국에게 저성장 시대 돌파구를 찾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40년 전, 호주가 ‘한·호경제협력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던 당시에는 한국이 첨단산업 개발의 파트너가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겁니다. 앞으로 또 40년 후 한국과 호주의 경제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협력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