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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칼럼노트

[한이의 경제외교 여행기] 사돈의 나라 베트남


요즘 베트남을 ‘사돈의 나라’라고 부르곤 합니다. 많은 베트남 출신 여성들이 우리나라에서 가정을 이뤄, 이른바 다문화 가정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난 말인데요. 이 사돈의 나라 베트남과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가까워졌을까요?



베트남은 한국과 생활방식, 정서, 유교 문화 등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또 우리처럼 남북 분단국이었습니다. 6.25 전쟁과 같은, 월남전으로 일컬어지는 남북 전쟁도 벌였습니다. 그러나 그 전쟁 양상은 우리와 너무 달랐습니다. 우선 전쟁 기간이 우리보다 3배쯤 길었고, 공산국인 북 베트남(월맹)이 승리해서 공산국가로 통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리는 1956년 수교를 맺었던 남베트남 편에 서서 국군을 파병했었는데요. 때문에 한국과 베트남 간의 공식적 외교 관계는 냉랭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1992년이 되어서야 양국 간 수교를 통해 협력의 물꼬를 텄죠. 이후 1996년 11월 김영삼 대통령베트남 방문을 시작으로 역대 대통령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1월 베트남을 방문하여 양국 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지속을 약속했습니다. 올해 12월 22일, 수교 25주년을 맞는 양국은  이제 문화, 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 협력이 강화되었는데, 그중 가장 돈독하면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경제 분야입니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영을 목표로 한 여러 기업들의 노력이 큰 몫을 했습니다.


당시 대표적인 것이 가전 및 전자 제품 기업들인데요. LG전자베트남에서 TV 휴대전화(흥이옌),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하이퐁)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최근 2028년까지 15억 달러를 현지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1995년 베트남 땅을 밟은 삼성전자는 전자 계열사의 경우 16만 명의 인력을 채용하면서 휴대폰, TV, 세탁기 주력 상품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올해 처음으로 베트남 국영기업을 모두 제치고 자산·매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했습니다. 베트남 전체 수출액 중 20%가량을 삼성전자가 책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의 국민 기업인 셈이죠.


 

LG의 가전 &스마트폰 공장을 통합한 '하이퐁 캠퍼스'

 

삼성의 베트남 옌퐁공단의 휴대폰 공장


역사적으로 이보다 훨씬 앞서 베트남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기업도 있습니다. 대우그룹입니다. 김우중 전 회장은 황무지나 다름없던 베트남에 대우버스, 대우호텔, 대우전자, 대우은행 등을 세웠습니다. 비록 대우그룹은 외환위기 당시 해체되고 말았지만, 그중 상당수는 지금도 현지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답니다.


전경련의 노력도 빠질 수 없는데요. 수교 이듬해인 1993년에 경제계가 주도하여 민관합동으로 동남아국가 경쟁력 강화활동 조사를 실시해 베트남을 방문했습니다. 합동조사단은 사회주의국가 베트남의 경쟁력 핵심이 정부의 실용주의 정책과 성실한 국민성에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협력을 적극 모색했습니다. 2007년에는 한-베트남 국교수립 15년을 기념하여 방한한 농득마잉 베트남 당서기장을 초청하고, 2011년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전경련 부회장)을 단장으로 주요 베트남 투자기업 CEO, 베트남 관련 단체·연구기관 인사 약 25명으로 대표단 구성하여 베트남에 파견하는 등 양국의 경제와 산업발전을 위한 협력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2007년 한-베트남 국교수립 15년을 기념해 방한한
농득마잉 베트남 당서기장 초청

 

2011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당시 전경련 

부회장)을 단장으로 대표단을 구성하여 파견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신규 법인을 낼 때 가장 선호하는 나라가 베트남이라고 합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 국가별 신규 법인 수에서 베트남(327개)이 1위를 차지했고, KOTRA에 등록한 기업 수 기준으로는 2016년에 2,723개로 집계됐습니다. 2년 전(1340개)보다 1,000개가 넘게 증가했죠. 또 올 상반기 중국에 10억 달러가 투자됐는데 베트남엔 9억2,632만 달러가 유입됐을 정도입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함께 성장하는 경제협력자로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베트남은 인구의 65%가 35세 이하인 매우 젊고 역동적인 나라로 성장 가능성도 높은 나라입니다. 경제협력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분야의 활발한 교류로, 한국과 21세기를 이끌어가는 동반자, ‘사돈의 나라’가 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