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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부터 모아나까지, 단순한 러브라인은 NO! 걸크러쉬로 다시 태어난 디즈니 공주들

북미에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모아나>는 한국에선 230만명 정도의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록 1천만 신화를 쏘아올린 <겨울왕국>이나 400만을 넘긴 <주토피아>의 흥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모아나> 역시 디즈니의 발전된 기술과 캐릭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특히, 디즈니 공주들의 흥미로운 변화가 눈길을 끄는데요. 흔한 러브라인 대신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디즈니 공주들의 진화를 소셜프렌즈'한밤의 연예가 섹션' 님이 소개합니다.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의 등장,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디즈니 공주
영화<모아나>

이미지 출처 :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모투아나 섬의 족장의 딸로 차기 족장의 운명으로 자라난 주인공 모아나는 디즈니의 '혈통' 중심 세계관을 답습하는 캐릭터죠. 주인공은 이미 운명적으로 고귀할 수밖에 없는 혈통을 타고 났습니다. 그러나 모아나는 결코 가만히 앉아서 리더가 되는 '금수저'가 아닙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의문을 품고, 전통을 지키면서도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섬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는데요. 안락한 생활을 거부하고 자신을 찾고 섬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떠난 모아나는 왕자님이나 러브라인 없이도 스스로의 매력만으로 충분히 빛이 납니다. 그러나 이러한 진취적인 캐릭터가 등장하기까지 디즈니의 공주들은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왔는데요. 디즈니의 역사를 만들어 온 그들의 진화 과정을 알아봅니다.


예쁘고 착하고 지고지순한 여성상 -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포스터


눈처럼 하얀 피부에 흑단같이 검은 머리카락을 지진 백설공주는 순하고, 착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순수한 아이처럼 묘사됩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괴롭히는 계모의 행동에도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자신을 죽이려 해도 원망조차 하지 않습니다. 영화 내내 집안 일만 하다가 독사과를 먹고 쓰러지고, 왕자의 키스 한 번에 깨어나 해피엔딩을 맞게 되는 수동적 캐릭터로 그려졌는데요.

이러한 모습은 <신데렐라>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도 그대로 답습됩니다. 왕자님을 기다리며 구박받는 신데렐라나 왕자가 깨워주어야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오로라 공주는 모두 "구해줘요, 왕자님!"을 외치며 수동적으로 살아갑니다.


디즈니 최초의 주체적 공주 캐릭터의 등장 - 인어공주

인어공주 포스터


이에 반해 <인어공주> 속 아리엘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첫눈에 반한 왕자를 만나기 위해 목소리를 포기하고 다리를 얻고, 사랑을 위해 스스로 다가가는 모습은 그 동안 착한 성품으로 지고지순하게 기다리기만 했던 공주들과는 차별됩니다. 일단 현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는 것 자체로 획기적이었는데요. 바닷 속에서 육지 생활을 동경하며 새로운 세상으로의 진출을 꿈꾸는 그녀는 좀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묘사되며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행동의 동기가 여전히 '사랑'과 '남성'에 있다는 것은 여전히 한계로 남았습니다.


뚜렷한 자기 주관을 가진 당찬 여성들 - 벨, 쟈스민, 포카혼타스
미녀와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미녀와 야수>의 히로인 벨은 책 읽기를 즐기고 모험심이 강하며, 말로는 한마디도 지지 않는 똑똑한 여성으로 묘사됩니다. 잘못된 것은 확실히 잘못됐다고 지적할 줄 아는 배포는 디즈니 여성상의 진화를 의미하는데요. 그 동안 남성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약속하며 남성의 지위에 짓눌리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왕자에게 첫눈에 반하는 전작의 공주들과는 달리, 야수와의 감정이 점진적으로 발전되며 스토리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알라딘>의 쟈스민 공주는 아예 도둑으로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과 대비되는 신분을 가진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쟈스민은 높은 지위에도 모험심이 강하고 뚜렷한 주관을 가진 캐릭터로, 단순히 알라딘과의 사랑이 아닌 모험에 함께 동참하고, 결국에는 세상을 구해내는데 일조하며 활약하게 되죠. 특히, 백인 위주의 캐릭터에서 유색 인종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것 또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포카혼타스> 역시 유색인종에 소수인종으로 지혜롭고 가치관이 뚜렷한 캐릭터죠. 백인들로부터 부족을 지켜내는 등 악역으로 소수 인종이 아닌 백인들이 등장했다는 것 또한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명과 싸워 이기는 능동적 여성상 - 뮬란, 티아나, 라푼젤
뮬란, 공주와개구리, 라푼젤


최초의 동양인 캐릭터로 등장한 <뮬란>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남장을 하고 군에 입대하는 대담성을 보입니다. 여성은 얌전해야 한다는 시대적 상황까지 뛰어넘어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데요. 여기에 동양인이라는 점까지 더해지며 뮬란은 디즈니 공주들의 진화에 한 획을 긋게 됩니다. 러브라인역시 양념처럼 더해지며 그 동안 공주들의 중요한 행동의 동기가 되었던 '사랑'은 한 풀 꺾이게 됩니다. 이 때부터 러브라인의 변화가 중점적으로 이뤄지는데요.

<공주와 개구리>의 티아나는 최초의 흑인 공주로 능동적인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갑니다. 개구리 왕자와의 키스 후 개구리가 되어버린 그녀는 다시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는데요. 함께 등장하는 왕자는 멋지고 듬직하기 보다는 능글맞고 놀기 좋아하는 한량처럼 묘사된 점도 주목할만 합니다.

이러한 여성 캐릭터는 <라푼젤>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데요. 성에 갇혀 살던 라푼젤은 공주의 지위를 스스로 되찾는 능동성을 보이고, 남자 주인공은 능글맞은 캐릭터로 그려지죠. 또, 여주인공과 어쩔 수 없이 함께 모험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등 여주인공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고 캐릭터가 다변화됩니다.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싸워 이겨내려는 공주들의 모습이 정착된 것이죠.


독보적 능력을 갖춘 걸크러쉬 - 메리다, 엘사, 모아나
메리다와 마법의숲, 겨울왕국, 모아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주들은 단순히 공주를 넘어 점차 리더로서의 면모를 갖춰갑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서는 활 쏘기에 능한 메리다가 독보적인 능력으로 주어진 인생에 맞서며 스스로 인생을 개척합니다. <겨울왕국>의 엘사는 얼음마법을 부리는 독보적인 능력으로 스스로 성을 벗어나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 강수를 두기도 하는데요. 그 동안 착하기만 했던 공주의 캐릭터에서 벗어나 '착하게 살지 않겠다'고 외치는 엘사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는 많은 팬들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모아나 역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능동적인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이죠. 그리고 더 이상 공주들에게 러브라인은 필요치 않았습니다. 늘 어떤 식으로든 왕자와의 사랑을 다뤄 왔던 디즈니는 왕자에 대한 열망보다 자신의 능력으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는 공주 캐릭터로 이야기를 채워갔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디즈니 공주들의 캐릭터 역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왕자와 공주의 러브 스토리가 아닌, 점차 자신의 열망과 꿈을 향해 다가가는 성공 스토리를 이끌며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있는 것이죠. 앞으로의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 역시 더욱 열정적인 걸크러쉬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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