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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여행지추천! 걷기 좋은 ‘낭만숲길’ 다섯 곳은?(모정탑길/사려니숲길/소금강 등)

맹렬한 무더위에 가을이 오지 않을 것만 같더니, 어느새 만연한 가을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곳이라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알록달록 단풍이 매력적이고, 걷기만 해도 감성이 충만해지는 낭만숲길 다섯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모정(母情)으로 26년간 만든 ‘강릉 모정탑길’
모정탑길 이미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엔 어머니의 모정(母情)이 서려 있는 ‘모정탑길’이 있습니다. 한 어머니가 가족의 안녕을 빌며 26년간 3,000개가 넘는 돌로 탑을 쌓은 길인데요.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한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어머니의 애타는 소원을 담는 이 길은 아이러니하게도 무척 아름다워 그녀의 아픔과 묘하게 교차됩니다.


모정탑길의 모습


실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23살에 서울에서 강릉으로 시집와 4남매를 낳고 살던 한 여인. 그녀의 아들 둘은 죽고 남편은 정신병에 걸리는 등 집안에 좋지 않은 일들이 이어졌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꿈에서 계곡에 돌탑을 쌓으면 우환이 사라진다는 산신령의 말을 듣고, 노추산 자락에 1986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26년 동안 3,000개가 넘는 돌로 탑을 쌓았습니다. 어머니의 소망은 강렬한 색의 가을 풍경과 함께 아릿한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산716번지

온 세상이 노란색으로 물드는 ‘괴산 문광저수지’
문광저수지의 모습


가을을 대표하는 색 중 노란색이 있죠!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1리에는 큼직한 문광저수지가 있는데요. 이곳은 가을이 되면 온 세상이 노란색으로 탈바꿈합니다. 저수지 주변 길엔 40년도 더 된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촘촘히 심겨 있는데요. 전에 본 적 없는 샛노란 물결로 안구정화가 제대로 되는 곳이랍니다.


문광저수지 산책길의 모습


저수지 입구부터 마을 입구까지 약 400m 정도지만, 단풍을 즐기기엔 조금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오래 걸을 수가 없어 단풍을 즐기기 참 어려운데요. 이곳은 도로 주변의 평지라 주차하고 내리면 되기 때문에 접근성 면에서는 최고라 하겠습니다.


· 주소 : 충북 괴산군 문광면 양곡리 문광저수지


자연이 만든 레드카펫을 거니는 ‘제주 사려니숲길’
제주 사려니숲길


제주 사려니숲길은 세 곳의 입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붉은오름’ 쪽으로 오르면 레드카펫 위를 걷는 것 같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은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입구로 가기 때문에 이곳에 아직 가보지 못한 분들도 많을 겁니다. 바닥은 온통 붉은 카펫을 깔아 놓은 듯 빨간색 길이 구불구불 열려 있고, 좌우로는 빼곡히 삼나무와 편백이 줄지어 있습니다.


제주 사려니 숲길의 모습


특히 길옆의 삼나무와 편백 숲은 그 끝을 알 수 없어 그 너머엔 다른 세상이 있을 것 같은 신비감이 드는데요.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곳은 주차도 힘들 정도로 사람이 복닥거리지만, 이곳은 내 숨소리마저 크게 들릴 정도로 더할 나위 없이 한산합니다.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달콤한 올레꿀빵 먹으며 영화의 주인공이 된 양 붉은 길을 걸어보세요.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158-4(붉은오름 입구 주소)


작은 금강산의 절경에 감탄하는 ‘오대산 소금강’


소금강은 작은 금강산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계곡과 산세가 북한의 금강산 못지않게 아름다운 곳입니다. 오대산은 산행을 즐기는 사람에겐 사철 반가운 곳이지만, 특히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으로 장관을 이루는데요. 입구인 무릉계곡에서 진고개까지 약 13km 정도의 등산로가 이어져 있는데, 무릉계곡에서 약 2km 정도 들어가는 초심자 코스만 돌아도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소금강의 절경


추천해드린 2km 구간은 위 사진의 너럭바위인 식당암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식당암(食堂岩)은 글자 그대로 밥 먹는 바위란 뜻인데,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군사를 거느리고 이곳에서 밥을 먹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식당암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구룡폭포를 만나고 그 이후로는 난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코스를 만나는데, 길이 제법 험하니 초심자는 여기까지 가실 것을 추천합니다.


·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삼산리


천 년의 숲에 핀 붉은 물결이 아름다운 ‘함양 상림공원’
상림공원의 모습


경남 함양에는 상림공원이란 천 년의 숲이 있습니다. 강과 땅이 만나는 강기슭을 보호하기 위해 신라 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만든 인공 숲으로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등재되어 있는데요. 함양 사람들에겐 '고향은 잊어도 상림은 잊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년 가을 9월~10월쯤엔 꽃무릇이 만발해 온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어 가을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답니다.


삼림공원 꽃무릇 사진


1시간가량의 긴 산책로를 따라가면 '슬픈 추억'이란 꽃말의 붉은 꽃무릇이 여기저기에서 반깁니다. 싱그러운 파란색 줄기 끝에 붉은색 꽃이 피어오른 꽃다발 같은 모습이 참 인상적인데요. 하지만 선선해지면 피었다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금세 지기 때문에 언제나 아쉽습니다. 꽃잎이 지고 나면 그 자리에서 잎이 돋아나는데, 무리생활을 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피고 추워지면 또 한꺼번에 집니다.


· 주소 : 경남 함양군 함양읍 운림리 349-1


매년 가을은 조용히 왔다가 눈이 내리면 어느새 사라져 버립니다. 올가을은 사랑하는 사람과 꼭 행복한 낭만숲길을 걸어 보세요. 제가 소개해드린 다섯 곳은 다니기 힘들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어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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