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역 ‘박보검’ ‘김유정’! 두 배우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사실 언뜻 보면 왜 이토록 화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남장여자 코드의 사극 버전 멜로 드라마는 이미 <성균관 스캔들>이나 <바람의 화원>을 통해 익히 보아온 터라, 여자임을 숨긴 채 내시로 궁에 들어온 홍라온(김유정)이 왕세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스토리가 새롭다고 말하긴 어렵죠. 하지만 드라마는 매회 화제를 부르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 중심에는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인 ‘박보검’, ‘김유정’ 두 배우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과연 두 배우의 어떤 점이 특별한지, 소셜프렌즈 ‘더키앙’ 님이 알아봤습니다!

뻔한 전개가 예상되는 퓨전 사극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멜로 외에도, 사극 특유의 정쟁 구도도 그리 신선하다 여겨지지는 않는데요. 왕이 있지만 모든 실세를 쥐고 있는 세도가 김헌(천호진)이 그 정쟁의 중심에 서 있고, 대리청정을 받아들인 왕세자 이영(박보검)은 그와 대립합니다. 이미 뽑힐 사람이 정해져 있는 말뿐인 과거시험을 치르지 않겠다던 이영은 정약용(안내상)의 조언으로 시험은 치르되 다른 시제를 냄으로써 시험의 초심을 공명정대하게 지켜냅니다. 사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너무 소소해 보여 이 사극이 보여주는 멜로와 견줘보면 그리 집중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는데요.

그러니 드라마는 이영과 홍라온 사이에 벌어지는 밀고 당기는 멜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남장여자라는 콘셉트는 내시와 여인 사이를 오가는 홍라온을 통해 이영과의 멜로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장치죠. 물론 홍라온이 홍경래의 여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면 멜로구도는 정치적 사안과 맞물려 긴장감을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극의 특성상 그 이야기 역시 정치적인 흐름을 따라가기보다 멜로적 긴장으로 갈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결국 향방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이야기가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도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이 있죠. 이 두 사람의 연기에 한 마디로 ‘심쿵’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대체 이들의 연기가 무엇이 특별하길래 이토록 마법을 부리는 걸까요?

박보검, 김유정 두 배우가 가진 힘

그동안 박보검은 ‘매직’이란 수식어가 붙을 만큼, 들어가는 프로그램마다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가 주목받았다면 <꽃보다 청춘>, <1박2일>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그의 심성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았죠. 연기력과 심성. 이 두 요소는 요즘 드라마와 예능에서 가장 요구되는 자질인데요. 어린 나이지만 단막극 아역부터 드라마 <각시탈>, <원더풀 마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를 거쳐 <응답하라 1988>까지 꽤 많은 작품에서 연기 공력을 쌓았고, 파산으로 어려운 형편 속에서 청소년 시절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연기 경험과 청소년기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은 결과적으로 보면 연기자 박보검에겐 큰 자산이 됐다고 보입니다. 실제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을 연기하는 박보검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눈빛을 갖고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고, 때론 서슬 퍼런 왕세자의 눈빛으로 변하기도 하죠.

김유정 역시 이런 점에서 박보검과 비슷한데요.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거의 3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한 그녀는 벌써 연기 경력만 10년입니다. 아역 이미지가 강할 수밖에 없는데도, 그녀는 이를 깨기 위해 무던히 노력해왔습니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이나 드라마 <앵그리맘>에서의 연기 변신은 그 단적인 사례죠.

아역이 성인 배역으로 넘어가는 성장통은 어느 배우에게나 있기 마련인데, 김유정은 놀랍게도 아역 시절부터 성인 연기자에 가까운 감정 및 내면 연기를 선보인 편입니다. 반인반수 ‘연이’를 연기한 <구미호 여우누이뎐>이 그랬고, 기생을 연기한 단막극 <곡비>가 그러했죠. 그녀에게 박보검처럼 아이 같은 면과 성숙하고 아련한 슬픔이 느껴지는 건, 이런 남다른 필모그라피 덕분일 것입니다.

그래서 어른들의 세계에 서서 어른 역할을 해내고 있는 이들의 눈빛이 아련한 느낌을 주는 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살벌한 어른들의 세계에서 애절한 눈빛을 나누는 이 둘을 연기를 보며, 시청자들은 함께 웃고 함께 슬퍼할 수밖에 없죠. 자칫 뻔해질 수도 있는 스토리를 남녀 주인공의 연기 내공과 연출 그리고 영상미로 반전시킨 <구르미 그린 달빛>! 마지막 화까지 시청자들을 설렘에 잠 못 들게 하는 ‘웰 메이드 드라마’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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