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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이세돌 vs 구글 알파고, 알파고를 통해 본 로봇 기술의 현재는?

알파고로 본 현재 로봇 기술


어린 시절, 특히 남자아이들이라면 텔레비전이나 책에 나오는 ‘로봇’을 보고 한 번쯤 과학자를 꿈꿨을 텐데요. 지난 3월 9일부터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초반 2승을 거두자 미래 로봇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 번 뜨거워졌습니다. 비록 바둑 대결이지만, 인간을 대표한 전 세계 최고 랭킹의 이세돌 바둑 기사와의 팽팽한 접전에 “이제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냐”며 충격을 받은 여론도 적지 않았죠. 로봇은 인간의 능력에 어느 정도 가까워진 걸까요? 소셜프렌즈 ‘나르사스’ 님알파고를 통해 로봇 기술의 현재를 살펴봤습니다~


일본의 로봇 기술은 현재 어디쯤 왔을까?

예전에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로봇 개발자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톰’을 보고 자랐다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들이 개발한 혼다의 세계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아시모(ASIMO)’만 보더라도, 일본의 로봇은 아톰과 같은 ‘인간형 로봇’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는 듯합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소프트뱅크사의 인간형 로봇 ‘페퍼’. 로봇이라기보다 휴머노이드에 가까운 기체인데, 인간 사회를 위한 생산성 향상이 목적인 휴머노이드로 보기엔 기능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대신 인간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엔터테인먼트’에 중점을 뒀죠.


일본 로봇 개발자들의 영감의 원천 '아톰'


엔터테인먼트성을 살리기 위한 설계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본에서 방영된 관련 다큐멘터리에서 봐도 녹록지 않은 과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손정희 회장 하의 TF팀이 대화 패턴을 통해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며 학습해가는 페퍼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요즘 주름이 는 것 같아”라고 말하고 며칠 뒤 “얼굴이 반짝반짝하네”라고 말하면, 페퍼는 이전의 대화를 기억하고 “주름 걱정을 안 해도 되니 다행이다”라고 답해주죠.


초기 출하량 1,000대가 1분 만에 매진된 소프트뱅크의 ‘페퍼’

소프트뱅크의 ‘페퍼’(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이렇게 인간과 밀접한 로봇 개발은 일본 로봇 개발의 한 축이 된 듯합니다. 그 예로 일본 도시바는 ‘2016 독일 베를린 국제관광박람회’에서 새로운 휴머노이드 ‘치하라 가나에(千原香苗)’를 선보였는데요. 기존의 로봇이 생김새는 유사해도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여줬다면, 기압 시스템을 활용한 치하라 가나에는 부드러운 움직임이 가능해 화제가 됐습니다.외관이 인간과 흡사한 것은 일본 로봇 개발자들의 말처럼 로봇 애니메이션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 사회에서 휴머노이드가 집중적으로 활용될 분야가 노인들의 생활을 보조하는 간병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로봇을 접하는 이들의 거부 반응을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꾀하는 것이 일본 로봇 산업의 추구 방향이겠죠.


일본과 대비되는 현재 구글 그리고 미국의 로봇 연구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아틀라스’ 동영상


일본이 외모, 인간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면, 미국의 로봇 연구동작과 활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일본인들과 달리 사람과 흡사한 로봇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제작한 ‘아틀라스(Atlus)’가 최근 유튜브에 공개됐는데요. 이족보행 로봇은 일본 업체들이 선보인 바 있지만, 그 로봇들이 데이터 처리 및 전력 공급을 외부 케이블로 했다면 아틀라스는 단독 행동이 가능하도록 기체 내에 모든 것이 탑재된 것이 차별점입니다.


키는 175cm, 몸무게는 82kg, 단독 행동이 가능한 배터리까지 탑재돼 있으며 자립은 물론, 10파운드(약 4.5Kg)의 상자를 직접 들어 옮길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존에 발표된 이족보행 로봇과 달리 압축계 하드웨어가 자체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공개된 제품 중 이 정도 기능을 발휘하는 압축계 하드웨어가 활용된 로봇 프로젝트는 없어 사실상 일본이 추월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군사용 로봇 ‘빅 도그(BigDog)’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만든 군사용 로봇 ‘빅 도그(BigDog)’(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아틀라스는 기본적인 형태 외에는 인간을 연상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로봇 개발 목적 중 하나가 전시 상황이라는 점에서, 짐을 나르거나 험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죠. 총알이 날아오는 전쟁터에서 인간과 닮은 로봇이 부서진 채 움직이는 상황은 인간의 정서 안정에 결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오시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이노센스'에 나온 게이샤 로봇이 미국 팬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를 떠올려 본다면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구글이 꿈꾸는 미래 로봇 기술


미국의 로봇 개발 사례에서 굳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든 이유는 알파고와 마찬가지로 구글이 인수한 회사이기 때문인데요. 만약 알파고와 아틀라스가 합쳐진다면?! 사고력을 가진 로봇이 세상에 선보여지는 건 일도 아닐 겁니다. 아마 구글은 자신들의 OS인 안드로이드에 만족하지 않고, 인공지능을 탑재해 자체 기동이 가능한 안드로이드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그게 알파고 프로젝트, 아틀라스 프로젝트의 중간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로봇을 볼지도 모르고요. 구글의 로봇 기술이 어떤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낼지 기대됩니다!


원문 포스팅 바로가기 ▶ http://goo.gl/vHBUK0


소셜프렌즈, 나르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