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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1월 영화추천! 레버넌트, 헤이트풀8, 쿠미코 - 꽃중년 디카프리오가 돌아오다

영화 <히말라야>와 <내부자들>의 흥행 물결이 여전히 거셉니다. 감독판을 선보인 <내부자들>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임에도 누적 관객 수 820만 명을 넘기며 <친구>의 관객 수를 추월하는 진기록을 세웠고 <히말라야>도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넘긴 것이죠. 과연 이 두 영화가 쟁쟁한 1월 개봉 영화 사이에서도 열풍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1월 개봉 기대작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셜프렌즈 '별밤 별밤러' 님이 소개합니다.


증오 가득한 8명이 모였다, <헤이트풀 8> - 1월 7일 개봉

헤이트풀8 포스터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장에 각기 다른 이유로 길 위를 떠돌던 증오 가득한 8명이 모인다. 레드 락 타운으로 죄수(제니퍼 제이슨 리)를 이송하던 교수형 집행인(커트 러셀), 현상금 사냥꾼(사무엘 L. 잭슨)과 보완관(월튼 고긴스), 그리고 먼저 산장에 와있던 연합군 장교(브루스 던), 이방인(데미안 비쉬어), 리틀맨(팀 로스), 카우보이(마이클 매드슨) 등. 그러다 산장에 의문의 독살 사건이 일어나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밤이 깊어만 간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람 포인트

1. 8/10, 끝을 앞둔 모든 건 소중하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10번째 영화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다. <헤이트풀 8>은 그의 8번째 영화가 될 것이다. 이제 두 편이 남은 셈이다. 솔직히 그의 영화들은 나의 취향을 저격하거나, 나를 황홀하게 만든 게 아니었다. 다만 영화 곳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만의 강한 개성은 그 자체로 ‘쿠엔틴 타란티노 표’ 영화의 존재 이유였다.


헤이트풀8 촬영 모습

이미지 출처 : (주)누리픽쳐스


괜스레 그의 전작들을 쭉 돌려봤다. 때론 그의 스타일에 거듭 경탄하기도, 때론 미처 알지 못했던 그의 표식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헤이트풀 8>을 보고 나면 내가 볼 수 있는 그의 영화는 2편밖에 남지 않는다. 2시간 3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지만,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은 까닭이다. 아쉬움과 소중함. 어찌 기대작으로 꼽지 않을 수 있을까.

2. 혼란통에서 혼란함 제거하기
사실상 8명이 주연이다. 조연이 없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조연은 말 그대로 주인공 옆에서 보조적 역할을 한다. 초점이 명확히 주인공으로 쏠린다. 한두 명의 주연과 여럿의 조연으로 인물이 배정된다면, 영화는 질서정연하고 명료해진다. 주연이 자그마치 8명이나 되면, 불가피하게 초점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거기다 8명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개성을 내뿜는다면, 더더욱.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영화는 감독의 뛰어난 재능이 요구된다. 큼지막한 물건들을 여행 가방에 넣을 때, 어떤 순서나 방식으로 넣느냐에 따라서 가방 지퍼를 잠글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는 것처럼. 


헤이트풀8 스틸컷

이미지 출처 : (주)누리픽쳐스


더구나 <헤이트풀 8>의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른다. 달리 말해, 시간이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와 같은 식으로 왔다 갔다 하지 않고, 그대로 쭉 흐른다. 8명이 주인이며, 거기다 한 장소에 ‘갇혀서’ 진행되는 영화에서 이러한 방식을 택한 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영화는 말 그대로 ‘감독의 영화’가 될 수밖에 없다. 모든 쇼트는 감독의 자의적이며, 결정적인 선택의 결과가 된다.

주연 8명이 나오는 씬에서 쇼트의 분할은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다. 이를테면, B를 죽이려는 A, C를 죽이려는 B, D를 죽이려는 F 등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주연들 중 누구를 카메라에 담을 것인지에 대한 고려는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다. 만약 시간의 흐름을 비선형적으로 하거나, 공간을 나눈다면 감독의 고민은 줄어들 것이다. 같은 시간에 진행된 여러 주연의 모습을 (시간의 역행을 통해) 보여줄 수 있거나, 다른 공간의 주연들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쿠엔틴 타란티노는 쉬운 길을 두 번이나 거부한 셈이다. 그런데도 우려보다 기대가 큰 건, 정말이지 쿠엔틴 타란티노만의 성취 때문이리라.

영화<헤이트풀8> 예고편



피를 부르는 복수가 시작됐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 1월 14일 개봉

심하게 다친 자신을 땅에 묻고, 아들을 죽인 동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복수는 무엇일까.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19세기 아메리카 대륙,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실화에 기반한다. 동료와 사냥을 나섰던 휴 글래스는 회색곰에 습격을 당해 사지가 찢기고, 비정한 동료 존 피츠 제럴드(톰 하디)는 아들 호크를 죽인 후 숨이 붙어있는 휴를 땅에 묻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휴는 존의 뒤쫓는데....


영화 레버넌트 포스터


지극히 주관적인 관람 포인트

1. 복수는 얼마나 처절할까?
이 영화의 내용을 보면, 기묘하게도 박찬욱 감독의 영화<복수는 나의 것>(2002)이 생각난다. 그 이유는 일차적으로 ‘복수’를 다뤘기 때문이며, 복수의 행위가 지독히도 끔찍하고 잔인했기 때문이다. 과연 <레버넌트>가 <복수는 나의 것>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복수극을 다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더구나 휴 글래스는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지 않은가. 죽음도 두렵지 않은 이의 복수를 어떻게 형상화했을까? 그 들끓음을 우리 관객이 느낄 수 있다면 성공일 것이다.


레버넌트 스틸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미지 출처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작년에 본 영화 중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선뜻 이 영화의 감독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의 전작, <버드맨>(2014)를 선택하겠다. 하지만 그 이유로 <레버넌트>가 훌륭한 영화일 것이라 단정 지을 순 없다. 그런데 <레버넌트>에 대한 프리뷰들이 심상치 않다. 이거, <버드맨>과 상황이 유사하다.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 영상미, 그리고 엠마누엘 루베즈키

거기다 이번에도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이라니! <그래비티>(알폰소 쿠아론, 2013)에 이어 <버드맨>으로 아카데미에서 연속으로 촬영상을 거머쥔 그가 <레버넌트>에 참여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번엔 ‘특히’ 영상미에 신경을 썼단다.


레버넌트 스틸컷-주요 장면

이미지 출처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촬영 전, 이냐리투와 루베즈키가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는데,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요동친다.


<레버넌트> 촬영 전, 이냐리투와 루베즈키가 세운 세 가지 원칙

1. 영화 속 시간의 흐름대로 촬영할 것
2. 인공조명은 사용하지 않을 것
3. <버드맨>처럼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된 롱샷에 도전할 것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설레발이라도 괜찮다. <레버넌트>로 이냐리투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최고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영화<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예고편



보물을 찾아 나서다,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 - 1월 14일 개봉

인구 3,500만 명이 살아가는 대도시 도쿄에서 외롭게 살아가는 쿠미코. 어느 날 그녀는 동굴 속에서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발견한다. 그 이름하여, <파고>(조엘 코엔, 1996). 비디오를 본 쿠미코는 영화에서 눈밭에 묻히는 돈 가방을 본다. 그리고 그 돈 가방이 실제로 있다고 착각해 법인카드를 훔쳐 미국으로 향한다.


쿠미코 포스터


지극히 주관적인 관람 포인트

메타영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인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쿠미코>)엔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현실과 판타지의 만남, 일본과 미국의 만남, 독특한 캐릭터 등. 그중에서도 코엔 형제의 영화 <파고>의 역할이 그렇다. <파고>는 영화 속 영화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쿠미코>의 서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쿠미코>는 영화에 대한 메타적 위치에 있다. <파고>라는 영화와 상호작용을 하는 영화인 것이다.


영화 쿠미코 스틸컷

이미지 출처 : 홀리가든


영화팬으로서 이런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영화에 대해 말하는 영화에는, 어느 정도 영화광으로서 영화감독의 애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영화 찍는 영화광. 그들의 속내를 듣는 게 그리 흔한 경험은 아닐 것이다.


영화<쿠미코, 더 트레져 헌터>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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