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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가을여행지 추천! 고흥 시호도와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즐기는 이색 여행

여행지로 누구나 만족해할 만한 곳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아이가 즐거우면 어른은 심심하고, 또 어른이 즐거우면 아이는 지루해하기 때문이죠. 오늘 소개해드릴 전라남도 고흥과 순천은 아이와 어른 모두 즐거워할 만한 곳입니다. 남녀노소 모두 자연과 체험을 더불어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자, 어떤 곳들이 있나 살펴볼까요?


전기도 물도 들어오지 않는 원시의 섬, 고흥 ‘시호도’

전라남도 고흥엔 시호도란 무인도가 하나 있는데, 전기도 물도 들어오지 않는 완전한 원시의 섬입니다. 이곳에선 ‘무인도에서의 조난’이란 가상현실을 재현하여 문명의 혜택은 최대한으로 배제한 채, 수렵으로 먹거리를 채집하고, 손수 불을 피워 요리하고, 움막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데요. 도시의 삶이 나른하다고 느낄 때,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면 참으로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느끼실 겁니다. 


시호도 이미지


시호도로 들어가기 전, 조금 떨어진 나로대로 준공 기념탑에 올라가 전체 풍경을 바라봤습니다. 사진 왼쪽으로 보이는 작은 섬이 시호도이고 오른쪽 한적한 어촌이 구룡마을입니다. 시호도로 가려면 구룡마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직선거리로 300m 정도라 2~3분 정도밖에 안 걸리니 멀미 걱정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문객이 쉬어가도록 만든 시호도의 움막


배에서 내려 10여 분 숲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니 섬 중앙에 옴폭 들어간 곳에 움막을 지어 놓은 마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움막들은 방문객이 잠시 쉬어가도록 배려한 장소인데요,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습니다. 전기와 물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생수를 제공하며, 랜턴 정도만 이용할 수 있어요. 밤엔 뽀송뽀송하게 말린 침낭을 빌려줍니다. 그 외에도 체험거리가 많은데 무인도 조난 가상현실 체험, 원시인 복장 입어보기, 부족깃발 만들기, 원시장터 체험, 조개 채집, 개막이 체험 등이 있습니다.


시호도 바닷가의 모습


이곳에선 스마트폰을 보며 노는 아이들이 없습니다. 도토리나무에 매달린 그네를 타거나, 아빠가 끌어주는 대야썰매를 타거나, 게와 고동, 그리고 작은 물고기를 잡고 노는 아이들뿐입니다. 도시에선 볼 수 없는 신기하고 특별한 경험에 어른들도 즐거워합니다. 


시호도에서 조개잡이와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들


아마 이곳에서 가장 특별한 체험은 바지락 캐기과 개막이 체험이 아닐까 싶네요. 갯벌이다 보니 바지락은 5분만에 한 바구니는 거뜬히 캘 수 있고요, ‘개막이 체험’은 썰물 때 물이 빠지고 갯벌이 속살을 드러내면 미리 막아 두었던 그물에서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것인데, 세상 그 어떤 낚시보다 재미납니다. 뜰채 하나로 얕아진 물을 쓱 퍼 올리면 그 속에 물고기가 가득합니다. 감성돔, 놀래미, 물메기, 전어, 도다리, 숭어 등 종류도 다양하더군요. 사진 속 어마어마한 감성돔은 제가 직접 손으로 잡은 겁니다. 잡은 어패류는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고 이곳에서 불에 구워 먹을 수도 있는데, 모든 도구와 장작은 시호도에서 제공하니 두 손 가볍게 가셔도 됩니다. 체험 일정은 아래 링크의 홈페이지에서 꼭 확인하시고 사전 예약도 잊지 마시고요~


・ 주소 : 전라남도 고흥군 고흥읍 흥양길 40
・ 전화 : 061-830-5305
・ 홈페이지 : http://sihodo.goheung.go.kr
・ 입장료 : 성인 5천 원, 청소년 4천 원, 어린이 3천 원(체험 등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
・ 체험료 : 당일 1만5천 원, 1박 3만 원, 2박 5만 원(1인당 요금이며 입장료 포함되어 있음)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 ‘미르마루길’

이번에는 고흥 시호도에서 원시체험을 한 후, 차를 타고 구경할 수 있는 한적하고 예쁜 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바닷가를 따라 난 아름다운 풍경의 영남면 남열리에서 우천 해안도로까지 6.1km구간을 일컫는, 일명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 불리는 ‘미르마루길’입니다. 산림청에서 발표한 전국 100대 ‘산림경관관리지역’으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예쁜 길입니다. 한적한 국도를 따라 천천히 달리다가 멋들어진 풍경을 발견하면 잠깐 차를 세워 감상하고 또 달릴 수 있는 곳인데, 아마 차를 세우지 않을 수 없을 걸요?


미르마루 길의 모습


지붕 없는 미술관. 풍경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는 말이겠죠? 길 옆으로 남해안의 명물인 다랭이논이 2km 정도에 걸쳐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하얀 메밀꽃과 황금빛 논, 그리고 하얗고 파란 양떼구름의 대비가 참 멋지네요.


미르마루 길에 있는 우주발사전망대


미르마루길을 달리다 보면 산을 등에 업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어촌마을, 바다에 한가로이 둥둥 떠있는 섬 풍경 등 다양한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종착지엔 고흥 우주발사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 위에 올라가서 바라보는 고흥 전경도 기막히게 아름답습니다. 풍경에서 뭔지 모를 리듬감마저 느끼게 되네요.


・ 주소 : 전남 고흥군 남열면과 영남면 일대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의 일몰 풍경

순천은 고흥을 가기 위해 꼭 지나쳐야 하는 길목에 있는 도시인데요. 고흥 여행에서 함께 가보면 좋을 곳으로 순천 여행지를 세 곳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선정된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인데요,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전하게 보존된 연안습지입니다. 이곳은 강 하구와 넓은 갈대밭, 염습지, 갯벌, 섬 등 다양한 모습이 있고, 일몰에 맞춰 찾아가면 눈물 날 것 같은 아름다운 일몰 풍경까지 구경할 수 있답니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풍경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하트 모양의 소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또, 끝이 보이지 않는 갈대숲을 따라 걸어가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용산전망대가 나오는데요. 갈대 아래로는 갯게들과 짱뚱어 등 300여 종의 다양한 생명이 살고 있는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어요. 입구부터 용산전망대까지는 3km 정도로 약 40분가량 소요됩니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일몰 풍경


땀을 조금 흘리며 언덕을 올라 용산전망대에 도착하면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될 거에요. 넓은 갯벌과 동그란 모양으로 자란 갈대밭, 그리고 S자 모양으로 난 수로로 달리는 작은 배가 완벽히 아름다운 풍경을 완성합니다. 저 너머 산으로 떨어지는 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색을 달리하는데, 마치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 주소 : 전남 순천시 순천만길 513-25
・ 전화 : 061-749-6052
・ 입장료 : 어른 7천 원, 청소년 5천 원, 어린이 3천 원
・ 주차료 : 소형 2천 원, 중형 3천 원, 대형 5천 원
・ 매표시간 : 오전 8시~오후 6시 (계절별 탄력운영)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

순천시는 2013년에 개최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이후, 순천만과 함께 동천에서 봉화산 둘레길까지를 하나의 큰 정원으로 꾸며 순천만국가정원을 만들었습니다. 국가에서 지정한 1호 국가정원이라 그 의미도 남다른데요, 순천을 도시가 아닌 정원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그 규모가 크고,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정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순천만국가정원의 모습


정원 내부는 정말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특히,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가 순천시의 지형에 영감을 얻어 설계한 ‘호수정원’은 매혹적입니다(영국 BBC방송에서 극찬을 했던 곳이기도 하죠).

국제습지센터의 모습


국제습지센터엔 작은 동물원이 있는데, 사막여우나 미어캣 등에게 먹이 주는 체험을 통해 동물과 교감할 수 있습니다. 동문과 서문을 잇는 ‘꿈의 다리’에서는 전 세계 14만 명의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그린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고, 온 세상의 색깔을 모두 담고 있는 예쁜 꽃들 사이로 행복이 넘실대는 산책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 주소 :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 47
・ 전화 : 1577-2013
・ 입장료 : 일반 4천 원, 청소년 3천 원, 어린이 2천 원
・ 관람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아이에겐 색다른 경험, 어른에겐 곱씹는 추억, 순천드라마세트장

가끔 순천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제가 꼭 추천하는 곳은 순천드라마세트장입니다. 이곳은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이 시대를 살아온 어른들에겐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곳입니다. 최근 들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볼만한 구경거리가 더 많아졌는데요, 그간 제가 다녔던 전국 수십 곳의 영화/드라마세트장 중에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질적인 면에서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입니다.


순천드라마세트장의 모습


시대극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 중 순천드라마세트장을 거치지 않은 작품은 아마 없을 거예요. 이곳을 구경하다 문득 데자뷔 느낌이 난다면 내가 좋아했던 작품 속으로 들어가 있는 겁니다. 세트장은 총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데, 60년대 순천읍을 그대로 옮겨놓은 순천읍세트장, 80년대 서울변두리세트장, 그리고 70년대 서울 봉천동 달동네를 옮겨 놓은 서울달동네세트장입니다.


순천드라마세트장 내부의 모습


어딜 둘러봐도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온 많은 사람이 70~80년대 교복을 입고 있어요. 옛날 옷을 입고 배회하는 직원을 고용한 세트장은 많이 봤는데, 관람객이 직접 돈을 내고 자발적으로 세트의 한 부분이 되어주는 아이디어는 참 좋군요. 그리운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 골목 어디선가에서 콧물을 한 줄 매달고 달려 나올 것만 같습니다.


・ 주소 : 전라남도 순천시 비례골길 24
・ 전화 : 061-749-4003
・ 관람시간 : 9시~18시 (17시까지 입장가능, 연중무휴)
・ 입장료 : 어른 3천 원, 청소년 2천 원, 어린이 1천 원
・ 교복대여료 : 2천 원 (스카프, 모자 등 액세서리는 1천 원)



마치며…

여행에서 멋진 구경거리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소중한 사람과의 같은 공간에서의 공감과 교감을 하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은데,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고흥과 순천여행지 다섯 곳에서 소중한 사람과 잊지 못할 추억 한 장 만드시길 바랍니다.


장경훈 / 언젠가날고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