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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무한도전 토토가, 90년대 음악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다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1970년대부터 2005년까지는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 당시 음악의 흐름을 알아보려면 전체적인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우리 고유의 소리가 아닌 음악이 대한민국에 처음 자리 잡은 것은 일제강점기. 엔카가 들어와 트로트가 자리 잡았고 트로트는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어 대중음악은 트로트에서 발라드, 포크로 발전했고 일부는 팝의 영향을 받아 댄스, R&B, 힙합 그리고 록 등의 장르가 혼재하는 현재 음악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트로트를 벗어난 음악 시대를 처음 연 것은 조용필과 심수봉, 주현미였습니다. 1980년대 한국적 대중음악의 뿌리를 내린 인물들이지요. 이전 1970년대까지는 트로트 시대였으나, 이들이 만든 1980년대는 대표적 포크 시대였습니다. 1990년대 들어 송대관, 태진아, 설운도 등 트로트 가수들이 명맥을 이었습니다. 그 덕에 지금까지 트로트가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지요. 이어 같은 시기 한국 대중음악계는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한 음악이 둥지를 틀고 성장하는 시기를 거칩니다.

 

무한도전, 토토가, 쿨, 예원

 

1990년대에는 무한도전에 출연한 김건모를 비롯해 신승훈을 시작으로 레게 음악과 발라드가 정착합니다. 이 시기 이들은 대중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황금기를 보냈고,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습니다. 또 이 시기에는 팝과 댄스, R&B, 록 등 다양한 쟝르가 사랑받았습니다.

 

바로 그때 사랑받던 이들이 지난주 무한도전 토토가에 출연한 이들입니다. 김건모, 쿨, 엄정화, 지누션, 소찬휘, 김현정, 이정현, 터보, S.E.S.- 이들 모두 1990년대와 2005년 사이 사랑받던 가수로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지요.

 

90년대, 무한도전, 토토가

 

이들의 노래와 춤 실력은 하나같이 최고였으며, 현재의 획일화된 대중음악 시장보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이 훨씬 다양하고 견고한 듯합니다. 물론 당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가 이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한도전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 김경호, 김정민, 룰라, H.O.T, 젝스키스, 유승준, 핑클 등 다수의 가수가 최고의 대중음악 전성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곡들은 건강하고 창조적인 프로듀서들의 힘으로 비교적 다양하고 탄탄한 대중음악 시장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획일화된 음악과 일부 카피 음악이 인기를 끄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아이돌 시대가 열린 2000년대이지요. 개인적으로 지금으로부터 10년 동안의 기간을 한국 대중음악의 혼탁기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록과 R&B, 레게 등은 쇠퇴했고, 살아남은 건 발라드와 댄스, 힙합 장르입니다. 댄스와 힙합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대중이 늘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도 줄었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7080세대와 90년대 세대, 2000년 세대는 세 부류로 나뉘어 음악을 소비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2000년대 세대도 좋은 노래라 생각되는 1990년대 음악의 우수성을 아는지, 아직도 수많은 오디션에서는 90년대 음악과 그 이전 시대의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무한도전이 기획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1990년대 빅히트 가수들을 모아 다시금 그 시대를 추억하는 무대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본 공연 1회 시청률이 19.8%, 2회가 22.2%일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죠.

 

김현정, 조성모, 김건모, 무한도전 토토가

 

시청자가 무한도전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에 열광한 것은 이 시대 히트한 가수들의 실력이 레전드급이었기 때문입니다. 시대가 지나면 촌스러울 법도 한데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던 거죠. 그저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현시대 사람이 생각해도 더욱 다양한 음악을, 실력 있는 가수의 목소리로 들으니 반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물론 지금 시대 가수들이 노래를 못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메인스트림을 차지하고 있는 댄스와 힙합 가수들의 상당수는 일부 실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도전 토토가는 대중의 감성을 정확히 자극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90년대의 노래, 가수를 통해 당시의 음악과 정서를 멋진 노래와, 실력, 무대로 현실화한 겁니다. 대중은 90년대 음악에 향수를 느꼈고, 좋은 노래, 좋은 가수에 감동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가수들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시장에서 멀어진 90년대 가수들이지만,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찬란하고 눈부셨던 시대를 보낸 이들이기에- 지금은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그들의 모임은 대중에게 분명 엄청난 감격을 줬음이 분명합니다.

 

90년대 음악을 들으며 자란 세대도,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세대도 무한도전 토토가를 통해 90년대 음악의 향수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앞으로 한동안 대중은 무한도전 토토가를 통해 만난 무대와 그 시대의 음악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듯합니다. 빠져 지내는 것도 물론 좋을 것 같고요. 저도 90년대 음악의 여운이 쉽게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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