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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로빈 윌리엄스가 남기고 간 영화 속 명대사 BEST 5

 

 

'사랑도 고독도 영원 속에 잠자는 가녀린 불꽃, 언젠간 모두 나를 태워야 하리'

 

도저히 믿기지 않는 뉴스를 접한 후, 어제 하루는 박혜성의 도시의 삐에로만 들으며 보냈습니다. 그것이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삐에로이자 광대였던 로빈 윌리엄스를 추모하는 제 나름의 방식이었죠. 삐에로는 짙은 화장과 화려한 복장으로 자신을 감춘 채 사람들 앞에 나서서 일부러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웃음을 선사합니다. 사람들이 현실의 모든 갈등과 시름을 잠시나마 잊은 채 마음껏 웃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존재이죠. 그러나 삐에로를 보며 웃는 사람들은 모릅니다. 늘 같은 얼굴 같은 복장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삐에로가 어떤 갈등과 시름을 겪으며 살아가는지 말입니다.

 

로빈 윌리엄스도 그래서였을까요? 데뷔 후 37년 동안 수많은 명작, 명장면, 명대사들을 통해 그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 그리고 행복을 선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로빈 윌리엄스가 우울증으로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그의 마지막은 안타깝고 비극적이지만, 그가 남긴 수많은 명작은 우리 곁에 남아 영원히 웃음과 감동 그리고 행복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 슬픈 아이러니를 가슴속에 갈무리하며, 개인적으로 맨 처음 좋아했던 헐리우드 스타이자 가장 위대한 삐에로라고 생각하는 로빈 윌리엄스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굿모닝 베트남(1987) : 'What a wonderful world'』

 

굿모닝 베트남, 로빈, 윌리암스

 

이 영화는 제게 처음으로 로빈 윌리엄스를 알게 해준 영화입니다.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는 실제로 존재했던 괴짜 군인방송 라디오 DJ 에드리언 크로나워를 연기하여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사실 한때 대한민국에서 유행했으며 지금도 가끔씩 시도되는 파격적인 라디오 진행방식의 원조는 '굿모닝 베트남'의 로빈 윌리엄스라고 보면 됩니다. 이 영화의 최고 명장면&명대사는 흥미롭게도 O.S.T.인 'What a wonderful world'였습니다. 베트남 전쟁의 끔찍한 상황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루이 암스트롱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기가 막힌 대조를 이루며, 영화의 주제인 반전 메시지를 깊은 울림으로 전달했기 때문이죠.

 

『죽은 시인의 사회(1989) :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디엠

 

단언컨대 영화 역사상 최고의 학원물입니다. 이후 만들어지는 학원물의 원형을 제시했으며, 새로 만들어지는 모든 학원영화가 도전했지만 '죽은 시인의 사회'를 넘어서지는 못했거든요. 더불어 가장 이상적인 선생님 상도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키팅'으로 남아있습니다. '키팅'의 모든 대사가 인생을 바꿀만한 명대사의 향연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울림을 전해준 대사는 역시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였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노후를 위해서 현재를 저당 잡힌 채 살아가는 전 세계 모든 청소년에게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며 살아가라고 조언해주었던 거죠. 더불어 인생의 멘토에게 '오 캡틴! 마이 캡틴!'이란 찬사가 생긴 것도 '죽은 시인의 사회'이후부터였습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1993) : 만약에 사랑이 있다면, 얘야. 그게 다 연결시켜 준단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로빈 윌리암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의 코미디 연기에 있어서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로빈 윌리엄스는 짐 케리처럼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대중을 대놓고 웃기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캐릭터에 충분히 녹아든 상태에서 뛰어난 연기로 웃음과 재미를 만들어 내곤 했죠. 그런 그가 여장을 한 채 괴짜 가정부를 연기한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어떤 의미에서는 파격이었는데요. 로빈 윌리엄스는 이마저도 그야말로 뛰어난 연기로 소화해내며 웃음과 찬사를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이미 애니메이션 '알라딘(1992)'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 목소리 연기로 대박을 친 상태였기에, 캐릭터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던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에게 전 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오죽하면 당시에 아이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슈퍼 히어로는 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 등이 아니라 가정부 미세스 다웃파이어일 정도였으니까요.

 

『쥬만지(1995) : 미안하다, 26년을 정글에서 보내고도 아버지와 똑같은 소리를 하다니』


 

주만지, 영화, 쥬만지

 

로빈 윌리엄스에게는 '인생의 멘토'로서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친구'라는 이미지도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피터팬', '지니' 등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다수 연기했으며, 여러 디즈니 가족영화에 출연했을 정도로 디즈니가 사랑해 마지않는 배우였죠. 그리고 ‘피터팬’, '지니’ 등의 이미지가 집대성된 캐릭터가 '쥬만지'의 '앨런 패리시'라고 보면 됩니다. 우연히 쥬만지라는 마법 게임에 빠져든 채 26년을 산 '앨런'은 몸만 큰 아이나 다름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런 '앨런'이 어린 시절의 자신을 닮은 아이들과 게임을 함께하면서 '친구로서의 우정'과 '아빠로서의 부정'을 동시에 보여주는 뛰어난 연기를, 명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탁월하게 구현해 내었죠. 그러므로 요즘 크게 각광받는 '친구 같은 아빠'의 원형도 사실 따지고 보면 로빈 윌리엄스에게서 나왔다고 봐야 합니다.

 

『굿 윌 헌팅(1997) : 너의 잘못이 아니야』 

 

굿 윌헌팅, 맷 데이먼, 로빈 윌리엄스

 

로빈 윌리엄스를 이야기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굿 윌 헌팅'입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대사들은 거의 모두가 명대사라 할 수 있을 정도인데, 특히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치유하는 힘을 가진 대사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명장면&명대사로 꼽히는 것이 'It's not your fault(너의 잘못이 아니야)'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오마주 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치유라는 것은 사실 거창한 게 아니죠. 본인이 상처를 직시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 자체에 그런 힘이 존재했고요. 그저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진심을 담아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줄곧 외면한 채 그저 도망치려고만 들었던 상처를 마주할 용기가 생겨났던 겁니다.

 

아카데미, 디즈니, 지니, 자살


'Genie, you're free'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이 알려진 직후 미국 아카데미가 올린 트윗입니다. 이 트윗은 많은 사람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들었죠. 로빈 윌리엄스라는 삐에로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찬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이들의 친구였고, 젊은이들의 멘토였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는 마법사였습니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그가 선사해준 웃음과 치유, 행복을 만끽하느라 삐에로의 짙은 화장과 화려한 복장 속에 감추어진 갈등과 상처를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요. 이제 그는 삐에로의 화장과 옷을 벗은 채 마침내 자유로워졌겠죠? 그가 있는 그곳이 어디이든 원하던 자유로움을 마음껏 즐기고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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