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피서법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새로 이사한 집에 에어컨을 놓지 않았더니만... 역시나 여름이 되니 조금은 힘이 듭니다. 이리저리 피서를 다니기는 합니다만 역시 금방 더워지고요. 공연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면 이럴 때 공연 보러 가면 된다고들 합니다. 하하. 사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방법이겠지만요.
사실 여름에 공연장만큼 시원한 곳도 없긴 합니다. 왜냐하면 공연장은 무대 위 배우들을 위해서라도 냉방을 철저하게 하거든요. 그런 이유로 추운 공연장은 많아도 더운 공연장은 흔치 않습니다. 뭐, 더위 피하려고 굳이 공연을 보는 건 웃기는 말이고요. 사실 겸사겸사 여름에 공연장 가는 건 꽤 즐거운 일이란 이야깁니다. 요즘 영화계엔 두 글자 제목의 블록버스터들이 속속 개봉한 모양이더군요. 여름에는 역시 스케일이 큰 작품을 보는 것이 속이 확 트이고 좋은 것 같습니다. 여지없이 날씨 맞춰 공포 영화들도 선을 보이는 것 같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여름철 피서용 공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납량특집 공연들
(출처:뮤지컬 드라큘라 옥션 티켓)
일단 익숙한 제목의 공연으로는 <드라큘라>가 있겠네요. 여전히 건재한 류정한과 아이돌에서 뮤지컬 스타로 거듭난 김준수가 출연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작품은 이전에 신성우 씨가 공연했던 그 <드라큘라>와는 다른 작품이랍니다. 그리고 이번 여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이는 또 다른 <뱀파이어> 공연과도 또 다른 공연이지요. 즉, 우리나라에서는 이 드라큘라를 소재로 한 공연이 무려 3편이 있다는 사실. 사실 흡혈귀라는 소재는 여름에 즐기기 딱 좋은 대상이지요.
뮤지컬은 사실 공포물을 만들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피범벅 무대를 만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죠. (물론 <스위니 토드>라던가, <이블데드> 같은 수작도 있긴 했지만요.) 대신 연극은 공포물이 간간히 나온다지요. 개인적으로 깜짝 놀라는 걸 싫어해서, 의도적으로 피하기는 합니다만 한철 즐기는 것이니 이런 때 공포 연극 구경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실제 공간에서 시연을 하다 보니, 진짜 무섭다고 하더군요. 덜덜.
그 대신 뮤지컬이나 연극은 스릴러물이 좀 더 많습니다. 정통(?)의 강자 <쓰릴 미>도 다시 돌아오고, 죽음의 덫이란 뜻의 <데스트랩>도 절찬 공연 중이지요. 곧 <레베카>도 시작된다고 하니, 무대의 서늘함은 이들로 꽉 채워질 듯합니다.
댄스댄스
(출처:국제뉴스)
그러나 역시 뮤지컬의 여름 공략은 군무 공연입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시카고>는 우리나라에서 언제나 사랑받는 작품이지요. 세련된 무대와 압도적인 군무로 유명한 작품입니다. 뿐만 아니라 <캣츠> 내한 공연도 있습니다. <위키드> 역시 대장정의 마무리를 준비하고 있고요. 이 작품들은 브로드웨이에서부터 증명된 작품이다 보니, 큰 데미지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약간 약하기는 하지만 <싱잉 인더 레인>도 여름에는 맞는 작품이지요. 엄청난 물세례를 쏟아 붓거든요. 다만 이건 너무 오래된 작품인 데다 아이돌을 너무 많이 중용(?)해서 그런지 퀄리티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소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면 겸사겸사 한 번쯤 갈만할 테고요.
(출처:플레이디비)
화제작으로는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블러드 브라더스>가 있을 겁니다. 송창의, 조정석 덕분에 흥행에도 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요. 내용도 연기도 알차고 내실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아, <프리실라>도 역시 초연작인데, 매우 매우 화려하고 트렌디한 작품이랍니다. 이런 작품들은 신선한 맛으로 찾아볼 만 합니다.
나가며
사실 여름은 공연장과 아주 맞는 계절은 아닙니다. 대개는 야외에서 지내기 때문이에요. 콘서트 같은 공연들은 주로 야외 공연장에서 많이 이뤄지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록 페스티벌 등이 열리는 계절도 바로 여름이지요. 여름밤 콘서트의 낭만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죠. 그야말로 환상적인 시간이거든요.
더위가 짙어질수록 불쾌지수는 올라가고 삶의 의욕은 낮아지고 식욕도 떨어지곤 합니다. 휴가 갈 생각은 간절하고, 산과 들은 나를 부르곤 하지요. 그러나 떠날 여건이 된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방구들에서 더더욱 우울해지는 계절 역시 한여름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조금이라도 기분전환을 하길 원한다면 전 공연장을 추천합니다. 객석에 불이 꺼지고, 무대의 막이 올라가면 그 순간만큼은 현실이 저 만큼 물러가니 말입니다.
부디 건강한 여름되시기를. 몸도, 마음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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