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어 그만큼 1년을 다채롭게 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요즘은 환경변화 때문인지 봄, 가을이 짧아져 서운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가을은 가을만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리고 이런 가을엔 역시 스산하고 쌀쌀한 날씨에 맞는 멜로가 제격! 그래서 이번에는 올가을에 즐기면 좋을 멜로 작품을 두루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사진출처:이미지투데이)
먼저 추천할 뮤지컬 창작 작품으론 <번지점프를 하다>(이하 <번점>), 라이센스로는 <노트르담 드 파리>(이하 <노담>)입니다. 둘 다 재연작품이며 원작이 있는 작품입니다. 이 말은 이미 많은 관객이 이 작품은 만났고 어느 정도는 검증을 거친 작품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번점>은 오래전에 히트했던 동명의 영화가 <노담>은 빅토르 위고의 고전이 원작이에요. 그러나 좋은 원작을 두고 있다고 다 좋은 뮤지컬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일단 장르의 차이가 크고 뮤지컬엔 음악이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두 작품은 서로 각자의 개성에 맞게 ‘잘 만든’ 뮤지컬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슬픈 사랑의 이야기 -
창작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 라이센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두 작품은 모두 어두운 작품입니다. 아마도 원작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시겠지만 가을의 서늘함을 더 강렬하게 머물게 하는 작품이지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참 여러 종류가 있는데...... 아마도 이 두 작품을 보면 어지간한 유형은 다 섭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죽음, 성별, 전생과 현생, 신분, 종교, 장애 기타 등등. 그런 의미에서 이런 꿀꿀한 가을에는 아주 제격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작품을 추천해 드리는 이유는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아마도 이 가을에 만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가진 작품이란 점이죠. 둘 다 이미 관람을 마친 작품이다 보니 이건 제가 충실하게 보장할 수 있습니다. <노담>이야 오리지널 프랑스팀이 주기적으로 와서 갈라 콘서트를 할 정도로 유명한 넘버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이고요. 그보다는 좀 더 어린 작품이긴 합니다만, <번점> 역시 이래저래 아쉬움이 있었던 초연 때에도 음악만큼은 많은 마니아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졌었거든요. 지금은 규모가 작은 곳으로 옮겨왔지만 그 넘버는 여전합니다.
- 아직은 미지의 작품 그러나 기대되는 -
<고스트>
한창 기대 중인 작품들도 있습니다. 이번엔 새로운 작품 몇 편 소개하도록 할게요. 먼저 우리에게 영화 <사랑과 영혼>으로 더 유명한 <고스트>입니다. 대개 영화 이름과 같이 가게 마련인데 이 작품은 원제를 살려갔네요. 한참 오래전에 히트한 작품이라 어쩌면 주 관객층이 이미 한 세대를 지났다는 느낌도 듭니다만 어쨌거나 브로드웨이 흥행을 타고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뮤지컬계의 핫한 배우들과 대중매체 등지에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고루 출연합니다. 이 작품은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나름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최근 라이센스 뮤지컬은 브로드웨이에서 올리고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시간 간격이 좀 짧아진 느낌이에요. <원스>의 경우도 오디션 중이란 소식이 있는데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작품이거든요. 그만큼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이 확대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 가을엔 연극! 무난하게 볼 수 있는 대중적인, 그러나 스산한 작품 -
<연애시대>, <클로저>
사실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장르는 연극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도 풍부해지는 계절이니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비슷하지만 다른 두 작품 소개하고 넘어갑니다. 공교롭게도 여기 소개하는 작품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네요. <연애시대>는 이번이 앵콜 공연입니다. 몇 년 전 초연을 올렸고 반응도 좋았죠. 이번엔 캐스팅을 바꿨는데 아마도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 <연애시대>를 떠올리시면 ‘아-’하실 듯싶네요. 원작은 일본 드라마고요. 우리나라 드라마는 약간 디테일과 결말에 차이가 있는데 이 연극은 원작을 따라갔습니다. 연극적인 묘미도 더 살렸죠. 마찬가지로 부부의 감성을 섬세하게 다루고 있고 또 사랑에 천착하여 작가가 깊이 숙고하고 쓴 작품입니다. 안타깝게도 원작의 일본 작가는 자살하여 현재 이 세상 분이 아니시죠. 좋아하던 작가였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워요.
<클로저> 역시 영화로 잘 알려져있습니다만 원래 이 작품은 연극으로 더 잘 알려진 작품입니다. 연극을 영화로 만든 것이죠. 이 작품은 꾸준하게 시즌이 바뀌어 올라가는 스테디셀러입니다. 지난 시즌엔 문근영 씨가 출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고요. 영화도 물론 참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만 연극이 주는 매력이 상당합니다. 제가 이 작품을 처음 본 게 2006년인데 그 이후로 올라가는 매 시즌을 거의 다 본 거 같아요. 그만큼 애정을 품고 있기도 하지만 그렇게 자주 봐도 새롭게 보이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세련되고 그리고 여전히 아프고 차갑지요. 개인적으로 이만큼 가을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 드물다는 생각이 드네요. 네 명의 캐릭터가 다 같이 매력이 넘쳐서 사실 어느 인물에게 초점을 맞춰도 다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입니다.
- 나가며 -
가을이 되면 옆구리가 시리다고들 합니다. 날이 쌀쌀해지니 옆에 누군가를 두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해지죠. 사실 가을뿐이겠습니까. 사람이란 언제나 그렇게 기대고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이겠죠. 그렇게 무덥던 여름이 언제였는지 어느 샌가 잊혀져버린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늘에 숨어 자던 우리 집 고양이가 이제 양지바른 곳을 찾아 꾸벅꾸벅 조는걸 보니 정말 성큼 겨울이 다가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이 쌀쌀함을 즐길 요량으로 혼자 공연장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소개해 드린 작품 모두 데이트용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혼자가기에도 꽤 좋은 공연이거든요. 대개는 연인들이 다 깨지고 누가 죽고 그러다 보니......(;;) 뭐 방송국들도 가을 겨울맞이 신작 드라마들이 한창 격돌하고 있는 것 같던데 그냥 따뜻한 방구들 지고 텔레비전과 친구 먹는 것도 나쁘지 않죠. 하하.
그나저나 전 옆에 누가 없어도 좋으니 제발 감기군만 들러붙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군요. (에이취!)
'소셜스퀘어 > 요즘뜨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로벌 기업 유명 CEO들이 말하는 휴가란? (2) | 2013.10.17 |
---|---|
경제력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2) | 2013.10.17 |
가을철 발열 질환, 예방법은? (0) | 2013.10.13 |
만물이 여무는 가을, 가을에 들으면 좋을 클래식 음악 (1) | 2013.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