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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변화하는 중국,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변화는?


중국이 갓 경제개방을 선언했을 때는 전형적인 저개발국가였습니다. 너무나 많은 인구와 낮은 소득, 낙후된 인프라 등은 과연 고속성장이 가능할지 의문을 던져주었습니다. 그리고 1992년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을 당시의 중국은 단순히 ‘세계의 공장’ 이었습니다. 선진국 제조업체의 주문을 받아 완제품을 조립하는 단순 하청공장 수준이었지요.

또한 이 때 선진국 기업들은 중국의 기회의 땅으로 보았습니다. 많은 인구가 오랫동안 갇혀있어서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소 수준이 떨어지는 제품도 팔 수 있는  좋은 시장으로 보았습니다.


중국경제(사진출처: 국민일보)


하지만 그로부터 20년 이상이 지난 중국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이 이틀로 다가온 지금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닙니다. 또한 만만한 시장도 아닙니다. 무섭게 성장하고 달라지는 국가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을 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연구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저가 제품이 아니라 일류제품으로 선진국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뜻이지요.

이렇듯 달라진 중국 경제를 재미있게 살펴 보는데는 어떤 수단이 좋을까요? 중국을 말하는 데는 가장 중국적인 사자성어가 가장 좋을 듯 합니다. 역대 중국 정치인들도 정상회담에서 사자성어를 즐겨 썼습니다. 한번 이 사자성어로 달라진 중국 경제를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외국기업은 토사구팽?


중국은 개방 초기에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혜택을 주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내국기업보다 더욱 좋은 혜택을 주었기에 ‘초국민대우’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중국은 그렇게 해서라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여야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들어온 외자기업은 곧 중국 수출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활성화되었습니다. 외국기업을 통해 자본과 기술이 쏟아져 들어오자 중국은 경제성장과 기술 발전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상황도 변했습니다. 중국의 외자기업 수출의존도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중국 내 외자기업 수출액은 5년 전보다 2배 정도 늘긴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 정도 줄었습니다.

중국경제


이것은 중국정부가 몇 년 전부터 선별적으로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 중반부터 중국은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을 줄였습니다. ‘내·외자기업 세제 일원화’로 외국기업에 대한 보편적 세금혜택은 점차 작아졌습니다. 가격 경쟁력도 그만큼 줄었지요.


이제는 외국기업을 굳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유치하지 않아도 자국기업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중국정부의 의지와 자신감을 보여줍니다. '토끼가 없어지니 개를 삶는다.'는 의미의 토사구팽은 이런 경우에 해당합니다. 더이상 쓸모가 없어지니 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 이제부터는 자급자족!


이런 변화 때문에 중국의 가공수출액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공무역은 원자재나 반제품을 가공하여 재수출하는 방식입니다. 2012년 가공무역 수출이 중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보다 반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가공무역 비중 감소는 무엇 때문일까요? 직접적으로는 주요 수출시장 경기가 부진하는 등 완제품 수요 감소가 원인입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중국 산업이 고도화함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부품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품 같은 반제품을 수입할 필요성이 줄어들며 가공무역 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감소할 것 전망입니다.

중국경제


이것은 우리나라에게는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은 주로 중국에 완제품이 아닌 부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중 중간재 수출은 전체의 3/4 을 차지합니다. 이런 한중 사이의 분업구조는 중국에 대해 수출을 크게 늘려온 기반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최대 수출 시장이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만들어 필요를 채운다는 뜻의  '자급자족'에 딱 맞는 상황입니다.



3. 수출시장에서 유아독존!


현재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요? 바로 중국입니다. 2002년만 해도 중국은 미국과 독일에 이어 3위였습니다. 그러나 2004년에 미국을 제치고 다시 1년 뒤인 2005년에 독일을 넘어선 뒤 지금까지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아독존- 오로지 혼자만 우뚝 존재한다는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중국경제


이렇듯 1위 품목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뜻하는 건 무엇일까요? 중국이 농산물이나 노동집약적 산업 같은 낮은 단계 외에 첨단기술이 필요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4. Made in China의 환골탈태


중국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은 첨단품목 수출을 통해서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첨단산업별 수출액을 보면 2002년에는 비슷한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2011년에는 최대 21배까지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특히 항공우주장비의 경우 2002년에는 한국이 2배가량 많았지만 현재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태입니다.


중국경제


우리에게 중국산은 아직 싼 가격에 쓰는 낮은 품질의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제 중국은 한국인의 선입관과 달리 첨단기술국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뼈를 바꾸고 표피를 벗는다'는 의미의 환골탈태란 말이 딱 어울립니다.


5. 창조강국으로 괄목상대!


중국이 첨단산업을 키워서 발전하고 있는 것은 특허숫자를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이 매년 출원하는 국제특허수는 최근 5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었습니다. 2010년에는 우리나라를 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특허를 출원한 기업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ZTE사입니다. 3906건으로 하루에 10개 이상의 특허를 쏟아내는 셈입니다.
 
이런 성과는 과연 어떻게 냈을까요? 지난 후진타오정부에서 추진한 제11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과 관련이 있습니다. 2006년에서 2010년까지의 이 기간에는 자주창신(自主創新)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이것은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자는 뜻인데요. 중국정부는 2020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당시 GDP 2.5% 이상으로 늘리고 대외 기술의존도를 30% 이하로 줄이며, 특허출원 세계 5위안에 진입하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실행을 위해 과학기술 예산을 늘리고 전략산업에 큰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의 연구개발 투자액은 전 세계의 9%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중국경제


이런 투자 결과는 산업발전으로 이어져서 수출 점유율 1위 품목 수, 첨단품목 수출 비중, 국제특허 등록수 등의 지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서 걱정스러운 부분은 중국이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산업이 우리와 많은 겹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11년 우리나라가 수출시장 점유율 1위를 내준 26개 품목 가운데 12개는 중국이 그 자리를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한 61개 가운데 13개 품목에서 중국이 추적하는 위치인 2위에 올랐습니다. 눈을 비비고 마주한다는 괄목상대는 이렇게 확 달라진 중국을 대할 우리의 태도를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선 자체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중국보다 아직 앞서는 분야의 상용화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 등을 계속 발전시켜서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더불어서 우리 기업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정부의 큰 지원도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기업은 중국 내수시장과 서비스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새롭게 짜야합니다. 이런 추세로 가면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은 전혀 우리와 관련없는 시장이 될 것입니다. 중국기업보다 우수한 제품경쟁력을 확립하면서 동시에 중국시장에 잘 팔릴 제품을 많이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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