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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감정노동자를 위한 기업의 정책은?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사회적 배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지난 4월 29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판매 서비스직, 경영 재무직, 사회 서비스직 등 203개 직업 종사자 5,667명을 분석해 감정노동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고객에게 실제 감정과 다른 거짓 감정을 표현하는 행위, 고객에게 보여주려는 상냥함, 친절함 등이 몸에 배어서 하는 행위 2가지를 기준으로 감정노동을 측정한 것인데요.


 

감정노동자, 감정노동 직업 상위 10, 감정노동자 순위(출처 : 한국일보)

 


그 결과, 항공기 승무원이 5점 만점 중 4.70점으로 203개 직업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승무원이 감정노동자들 중 가장 높은 정도의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인데요.


최근에 불거진 여러 사건을 계기로 승무원을 비롯한 여러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에 대한 관심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무조건 친절하게 대해주는 감정노동자들을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생각하고 있는 블랙 컨슈머가 증가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감정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에서 무슨 일들을 하고 있는지 지금부터 살펴볼까요

 


1. 신세계 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컴플레인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자기 부주의로 파손된 제품을 가지고 와 무작정 교환•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는 별도의 소비자 심의기관에 사안을 의뢰토록 하라’, ‘매장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소란을 피우면 고객과 사원 보호를 위해 비상 연락 체제를 가동하고, 사진•동영상 등 대응을 위한 입증 자료를 확보하라’ 등의 수칙들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 소위 말하는 ‘진상 손님’에 의한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 GS샵


홈쇼핑업체인 GS샵은 ‘빈 박스만 왔다’는 식의 악의적인 트집 잡기로 반품, 취소 등을 반복해 업무 방해를 하는 소비자에 대해서 내부 규율에 따라 거래 거절 등의 강수를 둘 수 있게 조치했습니다. 상담원에게 인신공격이나 음담패설 등을 할 때에는 양해를 구하고 먼저 통화를 끊도록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현대카드

올 초 현대카드가 연회비 60만원 이상 VIP카드 회원들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의 한 멤버십 레스토랑에서 고객이 종업원에게 행패를 부렸다. 단 2명이 와서 10인용 넓은 자리를 달라고 떼를 쓰다 직원이 곤란하다고 하자 고함을 지르고 급기야 고객은 폭력을 행사했다. 현대카드 측은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고객은 입건돼 사법처리 단계로 넘겨졌다.

 

현대카드는 무조건 고객 비위를 맞추는 '과잉 친절 문화'를 추방하자는 색다른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전화 상담원에게 성희롱이나 폭언을 하는 고객에게는 2차례 경고 후 그치지 않으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으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습니다.

전문 카피라이터 출신을 채용해 상담원들의 과잉 존대 어법도 대폭 뜯어고쳤습니다. 예를 들어 "이자가 나가십니다"는 "이자가 부과됩니다" "인출되실 예정이시며"는 "인출될 예정이며" "신용도에 영향은 있으세요"는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로 고쳤습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고객을 받든다면서 어법에 맞지도 않는 말을 남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카드 정책 후 효과, 이직률 감소, 감정노동자 이직률, 현대카드(출처 : 조선일보)

 


현대카드의 이런 정책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2011년 13.3%에 달했던 상담원 이직률이 2013년엔 6.5%로 줄어든 것입니다. 폭언과 성희롱을 일삼는 고객이 1시간 이상씩 전화통을 붙들고 있는 일도 줄어, 월평균 총 상담 시간이 582시간이나 단축되었습니다. 이는 상담원 6명의 1개월 치 상담 시간에 해당합니다. 업무 효율로 보면 엄청난 수준이죠?

 

이렇게 비상식적인 고객들에게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고객들을 상담할 수 있게 됩니다. 소비자는 소비자 나름대로 이득이 되고 감정노동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시간을 없애고 업무시간에 집중할 수 있지요. 일의 효율이 올라 이득이 되지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출처 : 동아닷컴, 조선일보)

 


 지금까지 감정노동자의 고충과 그에 따른 기업들의 정책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우리는 소비자이기 이전에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고객은 항상 ‘갑’이지만 ‘갑’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을’을 배려하는 태도를 먼저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느 하루 문득 막 대했던 노동자가 집안에서는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혹은 형제 그리고 본인 스스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서로 배려하는 태도를 갖추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