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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장기 경제불황에 대비하는 기업들의 자세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작년 이맘때에도 주요 민간 경제 연구소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는 보고서를 잇달아 냈습니다. 부진한 내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출 증가세, 저물가 기조 심화로 우울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들이었죠.

 내수 활성화


이러한 전망은 안타깝게도 올해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산 상위 주요 그룹들의 생각 역시 비슷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전경련이 자산 상위 30대 그룹(’14.4월 공정위 기준, 금융그룹 제외)을 대상으로 「2015년 투자․경영 환경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구조적 장기불황 우려’라고 응답한 곳은 10개 기업 중 8개 이상으로 많은 수가 불황이 계속 될 것을 전망했습니다. '일시적 경기 부진’이라고 답한 곳은 겨우 5개 그룹 뿐이었으며, 경기침체가 아니라고 응답한 그룹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경제계 전반에서 우리나라의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언제쯤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 예상했을까요? 예상 경제회복 시기를 묻는 말에는 응답 기업의 44.8%(13곳)가 ‘2017년 이후’, 41.4%(12곳)가 ‘2016년’이라고 대답했고, 오직 13.8%(4곳)가 ‘2015년’을 선택했습니다. 많은 수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것으로 본 것이지요.

  

  

최근 경영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해 55.2%(16곳)가 ‘더 나쁜 수준’, 17.2%(5곳)는 ‘비슷한 수준' 이라고 대답했으며, 오직 27.6%(8곳)만이 ‘나은 수준’이라고 응답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들의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30대 그룹은 해외시장 경쟁 심화(34.5%)와 내수 부진(20.7%)을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손꼽았습니다. 지속적으로 해외시장과 경쟁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수 활성화가 되지 않은 탓에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과연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을지도 궁금해지는데요. 30대 그룹 중 반 이상이 ‘사업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를  올해의 중점 추진 경영전략으로 선택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굳건히 경영을 해나갈 수 있는 체력을 기르기 위한 것이죠. ‘R&D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27.5%)’을 고른 기업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경제가 어렵고 경영환경에 어려움이 많더라도 기업들의 도전과 혁신은 계속되었는데요. 전년 대비 올해 예상하는 투자규모를 묻는 말에 40%가 넘는 기업들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30% 이상이 ‘확대’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쉽지 않은 경제 상황 속에도 투자규모를 현상태로 유지하거나, 확대한다는 곳이 대다수로 조사된 셈인데요. 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들의 책임감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투자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죠. 기업들은 올해 투자에 영향을 줄 경제변수로 반 이상이 국내외 경기회복 여부를 지목했습니다. 아무래도 투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부분이 경기회복 여부이니, 기업들의 선택이 이해가 됩니다. 비경제변수로는 인허가 및 규제완화 지연과 지배구조 개편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습니다.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지원 역시 꼭 필요한 부분인데요. 과연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추진해야 할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우선으로 추진해야할 정책과제에 대해 ‘내수경기 활성화’를 선택한 기업이 1/3 이상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투자 관련 규제 완화와 세제지원 확대 역시 20%가 넘는 응답수를 보였습니다.

 

위와 같은 기업들의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주요 그룹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못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최근 경제 상황을 구조적 장기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조속히 성장 활력을 되찾도록 하는데 모든 경제주체가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장기불황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 닥칠 것이란 전망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경영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투자도 줄이지 않을 계획입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이런 기업들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수 있도록, 부디 정부에서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기대해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경제정책팀 강수정 선임조사역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