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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2015년, 한국 경제는 내일도 흐림

아직 올해가 끝나진 않았지만, 2014년 한국 경제는 짙은 먹구름이 끼인 형국이었습니다. 아니 체감 경기는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느낌이네요. 수치상으론 작년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영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경기 상승 속도가 과거 절반 수준으로 느리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도 내년 농사를 지으려면, 내년 날씨를 알아봐야만 합니다. 좋든 나쁘든, 알면 피하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2일, 전경련에서 개최한 '2015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는 그런 의미에서 내년 경제 날씨를 미리 예측해보는 자리였습니다.

 

2015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 박찬호 전경련 전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세미나에 앞서 전경련 박찬호 전무의 개회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개회사를 통해 내수 침체와 저물가 상황 등 국내 경기를 우려하며, 중국과 유로존의 경기 둔화, 미국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 엔저 등 대외 불확실성 등 대외적인 요소로 인한 기업경영 활동의 어려움도 지적했습니다. 이런 어려움에 대해 박 전무가 제시한 대안은 규제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 그리고 기업들에는 경제•산업 환경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이 '세계경제 진단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세미나의 문을 연 것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의 세계경제 진단 및 전망입니다. 이일형 원장은 2015년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회복이 성장을 주도하여 2014년(3.1% 예상)보다 다소 높은 3.5%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다만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유럽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투명한 파급효과, 중국의 내수성장 약화 등 위협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7.4% 예상)보다 낮은 7.2%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어 기획재정부 정은보 차관보가 경제 현황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정 차관보는 우리 경제가 민간소비 및 투자 위축, 저물가 등으로 경기회복 모멘텀이 미약하며, 세계경제 회복 지연으로 그간 버팀목이던 수출도 견고하지 못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내수 활성화, 청년•여성 일자리 창출, 민생 안정 등 주요 정책과제를 집중 점검하여 성과과제를 확대할 예정이며, 소비•투자•자산시장 활성화 등 추가 내수보완대책을 신속히 추진하여 경기회복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개별적인 산업 전망은 어떨까요? 예상하셨겠지만, 맑음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네요.

 

 

특히 전자•자동차•철강•조선 산업의 업황은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됐습니다. 석유화학•건설 산업도 기대요인과 위협요인이 상존하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주력산업 전망이 이렇게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먼저 전자 산업은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2014년 36%에서 2015년 17%로 크게 둔화(Gartner,키움증권)되는 가운데, 스마트폰 이후 성장을 주도할 전략품목이 없다는 것이 업황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LED•UHD TV•태블릿 PC 등 주요 제품에서 가격경쟁력과 개선된 품질을 갖춘 중국 제품의 맹추격으로 힘든 환경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美•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수요부진, 주요 자동차社간 경쟁심화, 엔화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및 일본업체의 공격적 프로모션 등으로 업황 악화가 예상됩니다.

 

철강 산업은 내년도 세계 철강 소비증가율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국내 전방산업 회복 지연으로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 산업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상선 발주량이 전년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선가(船價)경쟁력 회복 역시 국내 조선 산업의 부정적 요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원료인 원유 및 납사(naphtha) 가격의 하락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제품가격의 강세로 양호한 업황시황이 예상되나, 2012~2014년 중 중국의 석유화학 과잉 설비에 따른재고부담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건설 산업은 수도권 신규 분양가 상승 및 미분양 감소에 따라 주택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토목 부문은 정부의 SOC 예산 축소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2015년 경제와 산업 전망을 미리 살펴보았습니다. 올한해 대내외적으로 산재되어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만든 요소들이 여전히 내년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하루빨리 이 어려움에 대응할 해결책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시도하고 있는 규제개혁이 시기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우리 경제체질이 개선될 수 있다면 경제 호황의 길은 의외로 쉽게 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내일은 쾌청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경제정책팀 박아련 연구원, 산업정책팀 정영모 연구원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