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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새로운 세계질서와 비즈니스 4.0> 2012년 경영환경 불확실성과 시나리오 플래닝

 

 

새로운 위험국면 속 '아는 만큼만 보려 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미래의 의미는 무엇일까?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감독, 극작가였던 우디 앨 런은 ‘미래란 기회와 위협이 상존하는 것(It is clear the future holds great opportunities. It also holds pitfalls. The trick will be to avoid pitfalls, seize the opportunities)’이라 했다. 기업인 들에게 있어 미래가 어떤 의미냐고 한다면, 미래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외부환경이 다. 미래에 대한 전망이라는 것은, 이러한 외부환경의 변화가 야기하는 기회와 위협에 대한 대응 이다. 따라서 어떤 환경이 우리 앞에 닥칠 것이고, 그 안에 어떤 기회와 위협이 있는지를 파악하 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보다 고도화된 지역적·산업적·경제적 연계성으로 인해 미래 예측의 불확실성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정보의 교류와 통합은 빨라지고 IT혁명의 기반에서 많은 기업들이 세계 화를 추진하면서 산업과 산업 간, 지역과 지역 간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계성 고도화에 따라 지구촌의 특정 지역·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에서의 불확실성 요인
 
특히 국제정치 측면에서의 변화들에 대한 예측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는 자꾸 아는 만큼만 보려 하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쟈스민 혁명의 사례를 보자. 미국이 이집트의 쟈스 민 혁명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중동은 혁명유발 변 수가 늘 상존해 있는 곳이다. 혁명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 변수들에는 민주화의식 수준이라든지, IT 디바이스 보급, 곡물가격 특히 밀 가격이 많이 오른 데 따른 민생 생활고 등이 있다. 그밖에 정 치부패 수준이라든지, 서방국가와의 친밀도 등이 가능한 변수인데, 이러한 변수들을 종합해 보 면 첫째, 시위가 확산되고 정권이 퇴진하는 시나리오, 둘째, 소규모 시위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시나리오, 셋째, 시위는 발생했지만 조기에 안정되는 시나리오, 넷째, 시위가 아직 발생이 안 되고 미국과의 관계가 강화되고 안정이 유지되는 시나리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미국이 택한 시나리오는 시위가 발생하지 않고 안정이 유지되는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실제로는 정반대로 극단의 상황들이 발생했다. 발생하고 난 뒤에도 미국정부 내에서 힐러리 클 린턴과 버락 오바마는 정책적 혼선을 야기했다. 처음에는 무바라크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다가, 그 뒤에는 오바마가 시위대 지지 입장을 표명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정권유지 입장을 표명 하고, 또다시 무바라크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긴 것일까? 첫 번째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듯 미래는 불확실하고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포괄하고 있는데, 2012년에 우리에게 화두가 될 만한 정치·경제·사회적 측면에서의 불확실성 요인은 무엇일까? 2012년에 고민해봐야 할 국제정치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으로는 첫 번째, 남북관계가 얼마나 긴장 관계로 갈 것인지, 두 번째는 EU체제의 결속력이 강화되고 정치통합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 지, 아니면 프랑스나 독일과 같은 주요 국가의 개별 통화체제로 선회하면서 결속력이 약화되고 해체 수순으로 가게 될 것인지, 세 번째는 중동 민주화 시위의 확산과 안정화의 정도를 들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두 가지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인지, 아 니면 글로벌 침체를 계속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개도국의 성장이 BRICs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둔화되고 다극화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등이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사회·문화 측면에서는 최근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IT혁신이 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 떤 기회를 만들어낼 것인지가 있으며, 인구통계학적인 측면에서는 전 세계 각국의 저출산·고령화 문 제를 들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얼마나 가속화될 것인지, 그리고 각국의 여권신장 속도가 얼마나 빨리 진행될 것인지 등의 변수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요소들은 결국 산업이나 기업의 경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대응 해야 하는 것일까? 그 대응방법은 바로 ‘시나리오 플래닝’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아는 만큼만 보려 하지 않는 지혜’이다. 이는 곧, 우리가 대응해야 할 환경이 단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다양한 스토리를 생각해 보 는 것이다. 복수의 대안적인 미래를 생각해 보고, 그 환경에 대한 스토리들을 엮어보는 개발작업을 통하여 변화하는 미래의 속성에 대해 인식하고, 어떻게 대응하면 될지에 대한 단서들도 찾을 수 있 을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outside-in 접근을 통해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inside-out 방식으로 접근한다. 기업 자신의 환경을 전제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정치·경제·사회·문화 측면에서 의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Social, Technological, Economical, Environmentical, and Political, 즉 ‘STEEP’이라는 요소부터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가 나의 조직과 기업의 변화에 미치는 시 사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나리오라는 것을 생각할 때는 우리 조직의 특성에서 출발하지 말고, 거시적인 측면에서의 변수부터 생각하면서 좁혀 들어가는, outside-in 형태의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 2012년 경영환경 시나리오의 큰 축 하나는 국제정세의 안정성이고, 다른 한 축은 사회·문화적 발 전의 속도다.
 
이 큰 두 가지 불확실성의 축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면, 우선 사회·문화적인 변화와 속도 가 굉장히 가속화되고, 국제·정치·경제 측면의 안정화 정도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협업이 강화되고 균형발전이 이루어지며, 투자자금의 유동성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반면에 정치·경제적인 측면에서 안정성이 흔들리고 변화가 심하게 나타난다면 저조한 경제성장, 국가 간 신뢰문제, 긴장고조,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각국이 긴축재정으로 전환하고 투자가 위축되 며 세계 실질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세계는 점점 더 불확실해질 것이다. 따라서 시나리오 플래닝이라는 경영기법이 만능 해결 사는 아니겠지만, 점점 불확실해지는 기업의 경영환경에 대응하는 방책으로 쓰이길 기대해본다.

 

장승세 (모니터그룹코리아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