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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새로운 세계질서와 비지니스 4.0> 창조적 인재가 기업의 미래다

 

 

 

인재양성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자 '문화' 


과거에는 변화가 연속선상에 있어 미리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준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럴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동력을 갖추어야 하는 데, 그 동력이 바로 인재다. 특히, 21세기에는 보통의 인재가 아닌 창조적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개미형 인재가 아닌 거미형 인재를 키워라
 
21세기의 기업은 세 종류로 나뉜다. 현재의 룰을 따라가는 관리형 기업, 룰을 깨고 가는 혁신형 기 업, 그리고 길을 만들어가는 창조형 기업이다. 자신의 기업이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라. 일반적으 로 기업들이 발전해 나가고 있긴 하지만 지금은 미래의 변화가 불확실하여 갑자기 세계를 지배했던 기업이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페이스북 같은 독특한 기업이 출현한다. 따라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 응하기 위해, 과감하게 창조형 기업으로 바꾸어야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구글은 가장 인재중심으로 창조경영을 하는 기업이다. 신입사원 채용 때 면접을 8단계로 보는데,창의성과 유머감각을 많이 보는데, “세상을 바꾸는 권한을 줄 테니 들어와서 바꿔보라”고 제안하니, 우수한 인재들이 기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아무리 해도 힘들지가 않다. 그래서 구글은 회의를 할 때도 정해진 장소가 아닌 정보가 있는 어느 곳에서든 자유롭게 진행 이 된다. 근무환경 또한 특별하다. 복장규정이 생각을 구속한다고 생각하여 복장 자율화를 택하고 있으며, 직원들은 꼭 사무실 안에서 일할 필요가 없다. 회사에서 직원이 일하고 싶어하는 장소를 최 적의 조건으로 조성해주기 때문이다. 개를 좋아하면 개를 위한 공간을, 자전거를 좋아하면 자전거를 즐길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런 곳에서 구글의 위대함이 나오고 이런 원동력이 구글을 세계적 기업으 로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창조형 기업을 보면, 공통적인 특성이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재상 을 창조적 인재로 정립하고, 인재육성에 기업의 역량을 쏟아야 한다. 인재형에는 개미형 인재와 거미 형 인재가 있다. 21세기는 거미형 인재가 필요하다. 개미는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가 크지 않을 수 있 다. 거미는 거미줄을 쳐놓고 기다리면 많은 것을 가능케 한다. 이것은 생물학적인 아이디어와 경영 학적 요소가 결합된 통설이다.
 
창조적 인재상과 육성전략
 
결국 창조경영의 목적은 창조적 혁신을 통해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최대의 성과를 내어 기업 을 항구적으로 존속시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창조경영은 3P의 조화를 통해 이뤄진다. 3P는 신상품(Product), 신시스템(Process), 사람(People) 을 말한다. 특히 신사업이나 신상품, 시스템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이다. 상품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을 창조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창조경영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첫째, 창조인이다. 소신과 개성이 있고 끼가 있는 사람, 그리고 독 특한 사람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보면, 과거 일반인이 보기에 그는 그저 이상한 사람이었다. 그 러나 그런 사람들이 회사를, 기업을 세웠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도 이제 28살인데 세계적인 기 업의 경영자가 되었다. 그래서 생각의 기초가 잘 깔려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요즘은 인터넷이 너무 발달되어 어떤 과제를 맡기면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검색해서 찾아온다. 검색만 할 게 아니라 거기에 본인의 생각을 더해야 한다.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창조적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둘째, 학습인이다. 21세기는 창조사회이므로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프로는 평생 공부를 하고 아 마추어는 한때 공부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학습은 기업의 CEO부터 조직구성원 모두가 갖춰야 할 자세이다.
 
셋째, 세계인이다. 21세기는 글로벌 사회이다. 국제적 소양,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사고와 행동을 하 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성·인종·세대 등 다양성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사람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도덕성을 갖춘 사회인이다. 주변에 보면 정상까지 올라 갈 수 있는 사람인데, 사회성·도덕성 문제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즉, 정신적·육체적으로 건 강한 사람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목표와 내용,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거의 교육은 타 율적이고 똑똑한 인재를 키우는 데에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21세기는 자율과 창의를 중요시한다. 획 일적인 교육보다 자율과 창의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의 목표가 전환되어야 한다. 교육방법도 단 순한 전달식 방법이 아닌 소수 정원으로 구성해 서로 학습하고 배우는 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또 한, 리더상에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사장, 임원도 인격적인 리더를 넘어서 집단적 지성을 발휘시키는 창조적 리더가 되어야 한다.
 
삼성의 사례를 통한 인재경영 성공전략
 
삼성의 성공비결을 살펴보자. 대부분 삼성의 성공비결로 경영자의 리더십, 끊임없는 인재양성, 빠 른 의사결정과 추진력, 과감한 연구개발 및 투자 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 는 ‘인재양성’이다. 이 뿌리를 찾아보면 삼성의 ‘인재제일’이라는 DNA를 찾을 수 있다. 삼성의 창업 당시 경영이념은 ‘사업보국, 합리추구, 인재제일’이었다. 그런데 경영이념이 글로벌 환경에 맞지 않는다 고 하여 1993년에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 로 바꿨다. 여기서도 ‘인재’는 빠지지 않았다.
 
2005년에는 핵심가치를 만들었다. 기업이 영구적으로 성장하고 존속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핵심가치’이다. 모든 조직은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핵심가치는 구성원들이 살아 움직이는 가치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인재제일’이 가장 먼저 들어가 있다.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삼성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삼성의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SVP(Samsung shared Value Program)’와 삼성의 미래경영자를 양성하는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 글로벌 역량을 키워주는 ‘SGP(Samsung Global expert Program)’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핵심리더 양성프로그램인 SLP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첫 번째로 삼성은 1990년도부터 지역전문가 양성을 실시하였다. 현지화된 글로벌 전문인력을 양 성하는 것으로 매년 200~300명 정도의 인력을 파견하여 1년간 해외 지역에서 지역연구와 인맥관리 등을 하도록 한다. 그리고 국내로 돌아와서 그 지역에 대한 일을 하도록 한다. 현재 삼성의 매출 중 69%가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의 효과라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MBA이다. 이것은 삼성 입사 3년차에서 대리 사이에 있는 직원 703명 정도를 선발하여 해외로 내보내는 것이다.
 
세 번째, 임원양성과정이다. 삼성에서 매년 250명 정도가 임원이 되는데, 부장 2~4년차에서 선발되 어 6개월 교육을 받는다. 여기에서 선발되면 거의 임원이 되는데, 이 교육에는 두 가지의 목적이 있 다. 하나는 본인이 임원으로서의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이 사람이 정말 임원 으로 자격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액션과제도 있는데, 6개월 동안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팀을 짜서 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사장 앞에서 발표한다. 이것은 보람도 있지만 매우 힘든 과정이다.
 
네 번째, 고위경영자 양성과정은 상무 5년차를 매년 50명 정도 뽑아서 교육시키는 것이다. 4주 합 숙으로 연 2회를 실시하고 전무로 승진시킨다.마지막은 최고경영자 양성과정이다. 이것은 바로 사장이 되는 교육과정이다.
 
여기서도 일관된 경 영전략과 핵심가치를 배운다. 그만큼 핵심가치는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들의 성과를 보면, 우선 필요할 때 인력을 찾느라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 아니라 필요 할 때 바로 선발해 쓸 수 있는 사전 인재양성의 기능이 있다. 또한, 전략적 인사관리가 가능하며, 경 영현안 과제를 외부에 맡기지 않고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인재양성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다
 
인재양성은 비용이 아니고 투자다. 전략이 아니고 철학이고 문화이다. 그런데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교육비이다. 과거에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교육을 위해 논이며 소며 다 파셨는 데, 회사가 조금 어려워졌다고 투자를 줄이면 되겠는가?
 
어려울수록 인재개발에 힘써야 한다. 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회사조직을 긍정 적 조직으로 바꾸어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힘써 확보한 인재들이 떠나버린다. 그래서 조직의 풍토를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것을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미인대칭’이다. 바로 미소, 인 사, 대화, 칭찬이다. 이것은 남녀노소·동서고금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조직문화가 이루어지 면 긍정적 조직으로 바뀌고 창조적인 인재가 숨을 쉬고 회사가 성장할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이 필요하다. 인재개발은 CEO의 관심사가 되어 야 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부분이다.

 

 

 
김수근 (삼성물산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