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1억을 들인 마티즈 튜닝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죠? 그만큼 자동차 튜닝과 개조에 대한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됐음을 보여주는 예라 생각되네요. 이제 한번에 대량으로 만들어지는 양산형 자동차의 획일화된 모형은, 자동차 튜닝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길 원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점차 만족시키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자체적으로 튜닝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문화적인 욕구를 반영하듯 차량 개조산업인 튜닝산업은 계속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세계 자동차 개조시장은 무료 100조원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조선산업과도 맞먹는 규모라고 하며 현재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이 전체사업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자동차 튜닝산업은 자체 자동차 생산수준까지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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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튜닝 전문기업으로 독일 BRABUS그룹, 일본브랜드 Junction 등이 잘 알려져 있는데요, 이들 기업들은 차량 개조용 부품을 판매하거나 이미 개조를 마친 차량을 판매해 양산형 차의 획일적인 모델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독자적인 튜닝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는 자체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자동차 개조산업과 관련된 명품기업들이 없을까요?
소비자의 관심에도 불구, 국내 튜닝사업은 미발전
국내 자동차 개조시장은 완성차 시장 규모에 비해 매우 작습니다. 약 500여 개의 자동차 개조관련 업체가 있지만, 대부분 개조보다는 정비를 주력으로 하는 소규모 업체이고 완성차를 양산하는 국내 대기업들과의 연관성도 약하죠.
그러나 개조시장이 작다고 해서 자동차 튜닝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까지 작은 것은 아닙니다. 전남발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차량 소유자의 1/4에 해당하는 인원이 차량 성능 개조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하이튜닝닷컴, 에스가드 등 자동차 개조 동호회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죠.
자동차 개조 관련 국내 제도는 규제가 많아
하지만 자동차 튜닝에 관한 관심들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서 튜닝카가 제대로 대중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로 인해 허용되는 튜닝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들은 환경 및 안전에 관한 기준만 충족시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자동차를 개조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법에서 정한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만 구조 변경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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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 승인과 관련된 복잡한 절차
또한 소량생산 특수부품을 시험, 인증하는 기관이 없어 사용자가 직접 개별구조변경 승인 및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게다가 승인신청대상 장치를 변경하려면 소유자가 구조변경 승인을 받은 후 정비소에서 구조변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구조변경 승인, 구조변경 검사를 위해 준비해야만 하는 서류만 무려 9가지나 되죠. 정말 복잡하지 않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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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관련된 제도와 규제가 제한적이고 복잡하다보니 튜닝을 하고 싶어도 미리부터 겁을 먹거나 혹시라도 불법이 될까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지요. 규제와 단속 때문에 자동차 개조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관련 산업이 발달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도 완화와 절차의 간소화 필요
시장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해야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제한된 규제와 복잡한 절차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 개조산업을 막는다는 것은 전체적인 자동차 사업에서도 손실이 따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도개선으로 국내자동차 개조산업이 성장한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부품산업 등 애프터마켓*도 함께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와 함께 관련된 일자리도 자연스럽게 창출되어 실업문제 개선에 기여하고 국내 경제에도 활기를 불어넣지 않을까요?
이렇듯 국내 튜닝산업의 성장과 이를 통한 이익창출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관련규정을 개정하여 자동차 개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또한 구조변경 승인 및 검사신청 서류, 검사과정을 간편하고 단순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뿐만 아니라 기업형 자동차 구조변경업자가 같은 차종에 같은 구조변경을 하고자 할 때는 까다로운 절차 없이 신고로 대신할 수 있도록 승인면제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 자동차 애프터마켓 : 신차 판매 후 폐차시까지 발생하는 개조, 점검, 소모품 교환 등을 위해 형성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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