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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겨울 당일치기 여행 추천! 흑백사진의 추억이 남아있는 군산 철길마을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

익숙한 동요 속에 나오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군산 철길마을인데요. 2008년 전까지 하루에 두 번씩 화물열차가 아슬아슬하게 마을을 지나갔습니다. 주거지를 지나가야 해서 속도는 느렸지만, 기차가 지날 때면 역무원들은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치며 사람의 통행을 막았습니다. 사람들은 너른 기찻길에 널어놓았던 고추와 빨래를 치우느라 한바탕 야단법석이었죠. 이제 기차는 사라졌지만, 기찻길과 마을은 아직도 관광객들을 맞고 있는데요. 기찻길과 함께 어우러진 일상과 삶의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연인과 친구, 가족과 함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지랍니다. 그럼, 소셜파트너즈 ‘언젠간 날고 말거야’ 님이 소개하는 경암동 철길마을로 함께 떠나 볼까요?


판잣집 사이로 철길이 흐르는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청춘사진관


전북 군산시 경암동에는 철길이 지나는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을 이곳을 ‘철길마을’이라고 부릅니다. 원래 바다였던 이곳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이 방직공장을 지으려고 매립해서 육지가 된 곳인데요. 해방 이후에는 정부가 이곳을 관리해왔고, 당시 땅 주인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갈 곳 없던 가난한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 마을을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최근 이곳에는 흔히 볼 수 없는 철길마을을 경험하기 위한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찻길이 앞마당~ 철길 따라 이어진 삶의 흔적
아기자기한 상점이 있는 군산 철길마을

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철길은 1944년에 군산시 조촌동에 있는 종이공장에 원료와 생산품을 나르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철길을 ‘페이퍼코리아선’이라고 부르는데, 철길을 끝까지 따라가면 군산역까지 이어집니다.


철로 사이는 매우 협소하다

건물과 기차가 지나다니던 철길의 철로 사이 간격은 매우 협소합니다. 그 옛날, 기차가 지나가면 화분을 치우고, 강아지를 붙잡고, 가재도구를 챙기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작은 소동이 일어났을 겁니다. 몇 년 전부터 기차는 다니지 않고 있지만, 아기자기한 맛집과 추억 돋는 상점들이 늘어선 길은 천천히 구경하며 걷기에 참 좋습니다.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관광객 모습

행여나 색다른 경험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저마다 사진 찍기에 분주한데요. 나이 든 사람에겐 추억이 돋고, 젊은 사람들에겐 색다른 경험을 주는 철길마을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명소입니다.


추억이 방울방울~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가득
연탄불에 구워먹는 쥐포

철길 옆 동네 구멍가게에선 어디서 났는지 신기한 옛날 장난감을 팔고 있었는데요. 추억의 쫀드기나 쥐포를 연탄불에 구워 먹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 시큼시큼한 연탄가스 마셔가며 국자에 설탕을 녹여 먹던 추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가격도 10원이었나 20원이었나 그랬는데, 참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뽑기로 뽑은 거울

오랜만에 만나는 ‘뽑기’에 저절로 시선이 따라갑니다. 옛날엔 뽑기에 성공하면 설탕으로 만든 잉어나 권총 같은 걸 받았는데, 지금은 장난감을 주고 있네요. 그때를 생각하면서 한 번 뽑아 볼까요? 결과는 역시 ‘꽝’이었습니다. 단 한 번도 복권 꼴등에조차 당첨되어 본 적이 없는데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또 뽑기에 도전했는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사장님은 손거울을 하나 쥐여 주십니다. 그냥 동그란 작은 거울이지만, 훈훈한 정이 듬뿍 담긴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옛날 교복을 입고 군산 철길마을을 걷는 학생들

요즘엔 팔에 착용하는 완장을 찾아보기 힘든데요. ‘주번’이니, ‘선도’니 하면서 팔에 이런 완장 하나씩 달면 마치 벼슬을 한 것처럼 신이 났었죠. 깜장 교복을 입은 여학생 둘이 팔에 ‘전교회장' 완장을 차고 씩씩하게 걷는 모습을 보며 잠시 아련한 추억에 잠겨봅니다.


느림의 미학, 소소한 추억을 담다
관광객들이 걸어놓은 자물쇠

철길은 연장 2.5km에 달합니다. 철길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은 경암사거리에서 원스톱주유소까지 1.1km 정도인데요. 기차가 지나갈 때면 역무원의 호루라기 소리와 플랫폼으로 향하는 육중한 기차 소리로 시끌벅적했을 것 같습니다.


코레일 기차 벽화가 그려진 건물

시멘트 블럭으로 쌓은 아슬아슬한 집들은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기도 하지만, 추억 돋는 물건을 팔거나 작은 체험들을 할 수 있는 곳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1.1km 거리의 철길을 걷기만 해도 구석구석 재미있는 볼거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철길

한편, 상점이 없는 곳은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철길마을이나 골목 등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꺾어지는 모퉁이에도 가파른 계단이 없습니다. 마을 가운데 건널목에 서 있는 ‘선로에 무단으로 출입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경고문도 정답기만 합니다.

지금까지 군산시 경암동 철길마을을 둘러 보았는데요. 군산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한 번쯤은 걸어볼 만한 길입니다. 추억과 정이 넘치는 철길마을로 꼭 놀러 오세요~


원본 포스팅 바로가기 ▶ https://goo.gl/S8DJeM


소셜파트너즈 장경훈(언젠간 날고 말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