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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라랜드> 후기! 이 영화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3가지 이유

영화 <라라랜드>


개봉하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영화 <라라랜드>!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뮤지컬 영화인데요. 지금은 주류에서 밀려난 뮤지컬 영화를 스크린에 소환하며, 관객들을 황홀한 뮤직 로맨스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이런 인기와 작품성에 최근에는 미국 언론매체 ‘롤링스톤지’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 1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이 영화의 평점으로 5점 만점을 주기도 했습니다. 음악, 영화 그리고 할리우드를 품은 도시 로스앤젤레스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는 영화 <라라랜드>의 마법 같은 매력을 소셜프렌즈 ‘양유창’ 님이 더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꿈꾸는 듯한 영화, <라라랜드>의 세 가지 마법

이 영화, 무슨 마법을 부린 걸까요? 일주일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자다가도 음악 소리에 눈을 뜨고, 하늘에 뜬 별들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죠. 해지기 전 노을은 보라색이 아니면 시시하고, 영화의 주 무대인 로스앤젤레스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보는 내내 꿈꾸는 듯 황홀했던 이 영화가 선사한 ‘세 가지 마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마법 1. 뮤지컬 전성기 시대로 Go Go!
영화 <라라랜드> 도입부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영화는 2.55 대 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알리는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2.55 대 1은 가로가 극단적으로 긴 화면으로 <왕과 나>(1956), <회전목마>(1955) 등 대형 뮤지컬 영화에서 사용했던 포맷이죠. 첫 장면의 배경은 꽉 막힌 고속도로인데요.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미아(엠마 스톤)가 우연히 마주치게 될 이곳에 갑자기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더니 군무를 추기 시작합니다. 원 테이크로 촬영된 이 장면은 스크린 구석구석을 춤추는 사람들로 채우며, 왜 시네마스코프를 택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데요. 카메라 움직임이 적어 현란함이 적은 대신, 탁 트인 경관을 보는 듯 넓은 화면이 시원스레 느껴집니다. 영화는 도입부인 이 장면부터 관객에게 이렇게 선언하는 듯합니다.


지금부터 1950~60년대 뮤지컬의 시대로 돌아갑니다. 프레드 아스테어, 진저 로저스, 앤 밀러, 진 켈리의 시대로 말이죠. ‘파리의 미국인’, ‘사랑은 비를 타고’, ‘탑 햇’, ‘밴드 웨건’, ‘로슈포르의 숙녀들’ 등이 유행했던 뮤지컬 황금기입니다. 거리에서 감정을 노래하고, 신나게 탭 댄스를 추고, 스텝 맞는 낯선 이와 사랑에 빠지던 그 시대로 떠날 준비 되셨나요?


영화 <라라랜드> 탭댄스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미아가 친구들과 방 안에서 춤추며 파티에 입고 갈 옷을 고를 때는 <스윙 타임>(1936), 세바스찬과 미아가 벤치에서 탭 댄스를 출 땐 <쉘 위 댄스>(1937), 미아가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거리에서 노래할 땐 <쉘부르의 우산>(1964) 등 고전 뮤지컬 영화가 떠오릅니다. 천문대에서의 로맨스는 <이유 없는 반항>(1955), 미아가 극장에서 세바스찬을 찾는 장면은 <카사블랑카>(1942)와 닮았는데요. 또 곳곳에는 옛날 스타일의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 있고 벽에는 찰리 채플린, 잉그리드 버그만 등 스타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노래로 대사를 전달하는 뮤지컬이 예전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고전 영화가 쉽게 잊히는 시대에 <라라랜드>는 감독이 짝사랑하는 그 시절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만든 팬픽 같은 영화인 것이죠.


마법 2. 영화 <위플래쉬> 속 재즈의 업그레이드
영화 <위플래쉬>

영화 <위플래쉬> (이미지 출처 : (주)쇼박스)


작년 <위플래쉬>로 신인상을 휩쓴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사실 <라라랜드>를 먼저 만들고 싶었다는데요. 하지만 경력 없는 신인에게 큰돈을 쓸 제작자는 없었죠. 영화사마다 거절을 당한 그는 이후 <위플래쉬>로 실력을 보여준 뒤 꿈을 이룹니다.

음악에 미친 남자 둘이 투쟁하듯 드럼을 치고 채찍을 휘두르는 영화 <위플래쉬>는 그리 로맨틱한 영화는 아니었는데요. ‘예술은 미친 열정과 그로 인해 파열되는 인간성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에 집중한 지독히 현실적인 영화였습니다. <라라랜드>의 경우는 어떨까요? 감독은 이번엔 같은 메시지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합니다. <위플래쉬>에서 투쟁의 도구였던 재즈가 <라라랜드>에선 사랑의 밀어가 되어 감미롭게 흐르죠. 그 예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남녀는 성공을 향한 여정이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음악으로 서로를 위로하는데요.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은 당시의 꿈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이때 음악은 언어가 됩니다.


영화 <라라랜드> 속 밀어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재즈는 꿈이에요. 충돌하고, 화해하고… 정말 흥분되지 않아요?


재즈가 인생인 남자 세바스찬이 미아에게 하는 말인데요. 그는 프리재즈를 절대 연주하지 말라는 매니저 빌(<위플래쉬>의 선생 J. K. 시몬스가 깜짝 출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연주하다가 해고됩니다. 뮤지컬이 한물간 것처럼, 지금은 아무도 재즈를 듣지 않는 시대라는 게 이유였죠. 그런데도 세바스찬은 골동품이 되어버린 재즈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위플래쉬>의 재즈가 음악적인 완벽함에 대한 도전이었다면, <라라랜드>의 재즈는 소통의 언어로서 재발견합니다. 영화 두 편을 통해 감독의 재즈 수업은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음악 대부분은 <위플래쉬>의 작곡가 저스틴 허위츠가 만들었는데요. 그는 감독의 하버드대 동창으로, 파트너십을 발휘해 이번에도 영상과 음악의 완벽한 조화를 선보입니다. 언젠가 이 영화가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만들어져도 오리지널 스코어로 손색없는 곡들이죠.


마법 3. 로스앤젤레스에 바치는 러브레터
영화 <라라랜드> 속 세바스찬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별들의 도시여, 나를 향해 빛나고 있나요? 누가 알까요? 이것이 아름다운 무언가의 시작인지, 혹은 또 한 번 이루지 못한 꿈인지.


세바스찬이 재즈클럽에서 피아노를 치며 읊조리듯 부르는 주제곡 ‘City of Stars’ 가사 중 일부입니다. 하지만 손님들은 그들만의 대화에 빠져 아무도 그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데요. 오직 한 사람, 미아만이 그의 노래에 흠뻑 빠져듭니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모르던 두 개의 작은 별이 만나게 되죠.


LA의 첫 재즈클럽 카페 라이트하우스

영화 속 LA의 첫 재즈클럽 '카페 라이트하우스'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가 파리를, <전망 좋은 방>이 피렌체를, <물랑루즈>가 시드니를, <로마의 휴일>이 로마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시애틀을 사랑의 도시로 묘사한 것처럼, <라라랜드>는 ‘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를 장밋빛으로 물들입니다. <라라랜드>는 세바스찬과 미아 그리고 로스앤젤레스라는 도시 자체가 또 다른 주인공인 영화입니다. 영화는 1949년 개장한 LA의 첫 재즈클럽 카페 라이트하우스, 팜스프링스 케이블카, 워너 브라더스 세트장, 그리피스 천문대 등 로스앤젤레스 명소 60여 곳을 화면에 담았는데요. 어떤 장면은 특별한 대사 없이도 장소가 곧바로 인물의 감정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라라랜드> 제목 자체가 이 도시의 비현실적인 면을 강조한 별칭이듯, 영화 속 로스앤젤레스는 마법을 부린 듯 아름답습니다.


스토리 이상의 특별함 영화 <라라랜드>

이미지 출처 : 판씨네마(주)


사실 영화 <라라랜드>는 스토리가 새로운 영화는 아닙니다. 성공을 꿈꾸는 두 남녀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게 전부인데요. 그러나 이 영화에는 스토리 이상의 특별함이 있습니다. 몽환적인 색감,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 사랑스런 두 배우의 연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변주하며 휘몰아치는 마지막 10분의 감동까지! 영화 <라라랜드>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무거운 머리와 복잡한 이성, 지긋지긋한 고민을 안고 있다면 모두 지워야 해요. 그리고 나면 메말라 있던 감성이 솟아올라 온몸을 휘감을 것입니다. 마법에 걸리고 싶은 당신, 지금 당장 <라라랜드>로 떠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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