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 확률 8백만 분의 1, 그래도 로또를 사는 이유는?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의 공통된 소망은 바로 복권 당첨이죠. 누구나 한 번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는 상상을 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 적이 있을 텐데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복권은 약 3조 5000억 원어치라고 합니다. 이는 2003년 4조 2,342억 원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한 것입니다. 즉, 2015년 한 해 동안 매주 약 670억 원씩 팔려나간 셈이죠. 이처럼 복권 판매가 증가하는 것은 어떤 요인이 작용한 것일까요? 궁금했던 복권 판매량의 진실에 대해 알아봅니다.

복잡한 당첨금 계산? 더 복잡한 당첨 확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복권은 바로 로또복권입니다. 전체 복권 판매량의 약 91%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인기가 높은데요. 로또복권 1등 당첨자에게는 총 판매액의 약 24%를 지급하며, 2, 3등에게는 각각 약 4%의 당첨금을 지급합니다. 단, 복수 당첨자가 있을 경우에는 해당 등수의 당첨금을 동일하게 나눠 갖게 되는데요. 또, 4등은 5만 원, 5등은 5천 원씩 지급됩니다. 만일 1등 당첨자가 없으면 해당 당첨금은 다음 회로 이월되며, 5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의 당첨금에 대해서는 22%, 3억 원 초과의 당첨금에 대해서는 33%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이처럼 로또복권의 당첨금 구조는 꽤 복잡하게 보이는데요. 여기에 로또복권 구매의 기댓값을 계산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합니다. 하지만 구매자의 대부분은 이런 복잡한 계산은 고려하지 않고 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사실이죠. 그렇다면, 왜 평소 영수증을 꼼꼼히 챙기고 부지런히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마저도 철저한 계산 없이 로또복권에 빠져들게 되는 것일까요?

자극적이고 반복적인 ‘로또 당첨’의 신기루, 판매 증가로 이어져

우리는 알게 모르게 뉴스, 광고, 현수막 등을 통해 로또복권 당첨에 대해 매우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습니다. 즉, 복권 당첨에 대한 ‘이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요. 여기에서 이용 가능성이란, 머릿속에서 얼마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주변에서 노출이 많거나 자극적으로 반복되는 문구나 장면을 접할 경우, 관련 개체에 대한 이용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죠.

최근 로또복권에 대해 ‘당첨금 30억 원’, ‘1등 당첨 10명 배출’ 등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나 로또 관련 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 광고 등을 자주 접하게 됨으로써 당첨에 대한 이용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될 확률은 한 게임당 1/8,145,060(0.0000123%)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흔히 말하는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당첨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높게 설정되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침체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복권에 대한 기대감 높여

또한, 로또복권은 경기 상황과 연관성이 매우 높습니다. 경마, 경륜, 카지노, 복권 등의 사행산업은 통계 수치상 경기가 불황일 때 그 규모가 확대됩니다. 즉, 경기가 불황일수록 호황을 누리는 것이 사행산업인 것이죠. 일본 역시 경기 불황의 골이 깊었던 1990년대 중반에 경마와 파친코 산업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경기 불황을 실감하게 되면 대부분 밝은 미래보다는 어두운 미래를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즉, 소득 유지에 대한 불안감과 장기 불황에 대한 막연한 걱정 등으로 인해 앞으로의 경제활동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하게 되며, 그로 인해 자신의 운명을 맡기듯 복권과 같은 사행산업에 이끌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최근 우리나라의 복권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분명 경기침체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복권 판매량 증가에 따른 철저한 요인 분석이 필요

지금까지 로또복권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복권 판매량의 증가 요인에 대해 두 가지 정도로 간단히 살펴보았는데요. 이 밖에도 수많은 요인이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복권 판매량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특정 요인에 의해 지속되는 것이라면, 그 요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과 같은 후속 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꿈을 꾸기 쉽지 않은 각박한 사회에서 복권 한 장에 희망을 거는 것이 잘못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벼락에 맞을 확률’에 기대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큰 잘못이 될 수 있습니다. 종잇조각에 불과한 복권 한 장에 우리 인생의 흥망성쇠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주머니 속 복권의 설렘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 복권이 우리에게 주는 진짜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