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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토크/대학생경제읽기

저유가 시대의 역오일쇼크, 과유불급의 신경제학

우산장수와 짚신장수인 두 아들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짚신장수 아들이 장사가 잘 안될까 봐 걱정이고, 맑은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 걱정에 한숨이 마를 날이 없는데요. 요즘 우리 경제를 보면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어머니의 심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불과 3, 4년 전만 해도 고유가에 시달리며 유가가 떨어지길 기다렸지만, 저유가인 지금은 더 이상 유가가 떨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상황이 된 것인데요.


오일 머니 이미지


유가 하락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전의 확신은 물거품이 되었고, 저유가 시대는 고유가 시대만큼 힘겨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이며, 저유가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수요·공급 측면에서 살펴본 유가 하락의 요인

지난 2014년 중순을 기점으로 국제유가는 20달러 중반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한 뒤 현재는 40달러 전후에서 유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크게 하락하는 이유는 공급적 측면 수요적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3년 간 국제유가 추이


셰일오일의 등장, 생산량 증가로 유가 하락에 영향

공급적 측면에서는 셰일오일의 등장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셰일오일 채굴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 생산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석유 공급을 증가시켜 유가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석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OPEC의 전략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셰일오일의 등장에 따라 OPEC은 기존에 그래 왔던 것처럼 국제유가 방어를 위해 감산이 아닌 생산량을 늘려 유가를 더 떨어뜨리는 전략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셰일오일을 채굴하는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이들이 고사하게끔 유도하기 위한 것이죠.


세계 경제 부진으로 인한 석유 수요의 감소

수요적 측면에서 보면 세계 경제 부진이 유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석유의 수요가 높지 않다는 것인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세계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석유의 수요가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 고유가 시절에 크게 발달한 태양광 및 바이오연료 등의 대체에너지 기술이 저유가 상황에 일부 기여하고 있습니다.


역오일쇼크, 저유가 시대의 명과 암

이처럼 저유가 상황에서도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을 가리켜 고유가 상황에서의 오일쇼크에 빗대 ‘역오일쇼크’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러한 역오일쇼크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오일 쇼크 이미지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
저유가로 인해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세계 주요국들의 디플레이션 위험이 점차 증대되면서 투자가 부진하고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산유국에 직접적인 타격
저유가는 산유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로 인해 흔히 오일머니라고 불리는 산유국의 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산유국으로의 수출이 부진한 등 다른 나라에도 점차 저유가의 파급 효과가 전파됩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의 감소
원래 유가가 떨어지면 주유비를 비롯한 각종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적인 물가가 하락하고 가계의 가처분소득과 소비가 늘어나 경제가 살아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높은 유류세와 소비자물가의 하방 경직성때문에 가처분소득과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 못하면서 저유가의 혜택을 크게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밖에도 저유가는 정유, 플랜트, 석유화학 등의 특정 산업에서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유가 상황에 대한 분석이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유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것에 대해 과유불급의 경제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인 만큼 우리 기업들이 유가의 상승과 하락에 흔들리지 않도록 튼튼한 기초체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짚신과 우산으로 어떠한 날씨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저력을 키워나가는 것, 저유가 시대를 이겨내는 올바른 대비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