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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추천, 안동 하회마을로 떠나는 힐링여행은 어떠세요?

안동 하회마을 이미지

차츰 뜨거워지는 햇살 속에 이제 봄도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아쉬운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여행지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낙동강 줄기에 둘러싸인 마을 전경이 압권인 안동 하회마을로의 여행은 색다른 추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여기에 전통 한옥을 사이에 두고 고즈넉한 골목을 걷는 낭만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소셜프렌즈 ‘지후대디’님이 안동 하회마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전통 고택에서의 하룻밤, 안동 하회마을을 가다!
안동 하회마을 시내


지난 연휴에 가족과 안동 하회마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인제야 찾게 됐는데요. 하회마을로 가기 전에 가까운 풍천 읍내부터 들렀습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을 보이면서도 무심한 듯 이것저것 더 챙겨주는 시장 사람들에게서 친근감이 뚝뚝 묻어납니다. 그래도 장터는 뭐니뭐니해도 북적거려야 제맛인데, 가는 날이 장날이 아니었는지 생각보다 조용한 장터가 살짝 아쉬웠습니다.


하회마을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어서 숙소는 하회마을 안에 잡았습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낮보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난 후의 고즈넉한 하회마을의 밤과 이른 아침의 모습이 무척 궁금했기 때문인데요. 하회마을 안에서 숙박을 하려면 여러 고택의 민박을 찾으면 됩니다.


안동하회마을 고택


전통적인 고택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마을 초입부터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제가 묵은 숙소는 250년이나 된 조선 후기의 전통 가옥입니다. 방에서 툇마루를 통해 조그맣게 꾸며진 정원을 볼 수 있는 점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요. 옛날 한옥들과 달리 보일러와 에어컨 등도 설치되어 있지만, 요즘 편리하게 개축된 한옥들과 달리 본래의 한옥 내부를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화장실이나 세면장은 밖에 있는데요.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너무 현대식으로 내부를 개량한 한옥이 아니어서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안동 대표 먹거리, 간고등어와 찜닭

하회마을 안에서는 간단한 차와 간식 정도만 판매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하회마을 매표소 근처에 있는 식당까지 나와야 하는데요. 하지만 매표소까지 무료로 운행되는 셔틀버스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안동하회마을 셔틀버스


안동에서 맛봐야 할 음식은 당연히 간고등어찜닭이죠. 간고등어지역적인 위치와 해산물 운송이 여의치 않던 시절에 만들어져 지금은 안동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는데요. 영해·영덕 지역에서 잡은 고등어를 내륙 지방인 안동으로 들여와 판매하기 위해서는 뜨거운 날씨에도 고등어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했습니다. 생선은 본래 상하기 직전에 나오는 효소가 맛을 좋게 하는데, 영덕에서 임동면 채거리 장터(영덕과 안동 시내 중간 지점에 있는 장터)까지 하루가 넘게 걸려 얼추 상하기 직전이 되어서야 소금 간을 했고 이것이 간고등어가 된 것이죠.

간고등어와 찜닭 이미지


안동 찜닭은 조선 시대 안동의 부촌에서 특별한 날 해먹던 닭찜에서 유래됐다는데요. 1980년대 중반 안동 구시장 닭 골목에서 단골손님들이 닭볶음탕에 이런저런 재료를 넣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재료가 더해져 지금의 안동찜닭으로 변모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뜨거운 햇살과 그늘진 평상에 앉아서 막걸리 한 되를 곁들인 간고등어와 안동찜닭의 맛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낙동강과 어우러진 하회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

안동에 오면 북적이는 하회마을만 돌아보지 말고 반드시 강 건너 부용대에 올라 마을 전체를 조망해 보세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동강과 어우러진 마을의 아름다움은 놓쳐서는 안 될 절경이랍니다.

부용대의 이미지


부용대에 오르기 위해선 강변 나루터에서 20명 남짓 탈 수 있는 배를 타야 합니다. 오르는 길은 그리 가파르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웃으며 약 20분 안에 오를 수 있으니 조금 덥더라도 산림욕을 한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걷는다면 정상에서 멋진 하회마을의 전경을 볼 수 있습니다.


화천서원의 모습


부용대로 오르는 도중에 화천서원에 들러 잠시 땀을 식혔습니다. 내려가는 길엔 서애 류성룡이 징비록을 집필했다는 옥연정사에도 들렀습니다. 강과 산이 어우러진 곳에 자리 잡은 하회마을, 나이가 좀더 들어 은퇴하게 된다면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안동하회마을의 노을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기 위해 나루터로 이동했는데요. 해가 기울어가는 저녁 무렵의 강변은 쨍쨍한 볕이 내리 쬐는 낮과는 또 다른 풍광을 보여 줍니다. 어디를 향해 셔터를 눌러도 그림 같은 풍경입니다.


고요한 풍경이 일품인 해질 무렵의 하회마을
해질녘의 마을


북적이던 관광객들이 썰물처럼 사라지고 조용해졌습니다. 이 시간대의 고즈넉한 마을의 모습은 머무르는 사람들을 위한 선물같은 풍경인데요. 가족들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카메라를 들고 아내와 함께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게까지 느껴지는 이곳을 산책했습니다.


해질녘의 안동하회마을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숯불을 피우고 준비해 둔 음식과 석양과 여명을 벗 삼아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엔 가벼운 겉옷을 걸치고 마루에 앉아 밤새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 아침, 하회마을에서 만난 또 다른 풍경들

다음날, 원래는 강가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일어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을 떠 보니 이미 나무문 사이로 눈 부신 햇살이 비추고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동이 트는 모습은 놓쳤지만, 관광객이 들이닥치지 않은 이른 아침의 하회마을을 산책할 수 있었습니다.


담연재의 모습


이곳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일상을 받았다는 담연재입니다. 탤런트 류시원 씨의 생가로도 유명한데요. 문이 굳게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순 없었지만, 일본 관광객 등 특별한 손님이 있을 땐 개방하기도 한답니다.


충효당의 모습


긴 방들이 이어진 이곳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종택 충효당입니다. 서애 류성룡은 은퇴 후 풍산현의 초가집에서 생을 마쳤지만, 그의 손자인 류원지가 유림과 제자들과 함께 그의 학덕을 기리고자 충효당을 지었습니다. 12간의 긴 행랑채는 류성룡의 8세손인 류상조가 병조판서를 제수받고 군사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충효당 앞쪽엔 엘리자베스 여왕이 심었다는 구상나무가 있었는데 실제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심은 구상나무는 1년 만에 고사했고 현재는 같은 품종의 어린 구상나무를 심어 두었다고 합니다. 충효당 안쪽에는 류성룡 선생의 유물 등을 전시하는 영묘각이 있습니다.


전통과 역사가 흐르는 특별한 곳, 안동
안동 하회마을의 모습


만일 20대에 이곳을 찾았다면 큰 감흥을 받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전통 한옥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눈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러한 마을과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 눈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한옥 마을일지라도 잘 가꾸어 놓으면 외국인에겐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기억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네스코로 지정된 명소답지 않게 역사 마을의 풍광을 해치는 사소한 부분들이 아쉽게 느껴졌는데요. 마을 이곳저곳에 설치된 소화기와 지붕 위로 솟은 커다란 안테나, 그리고 에어컨 실외기 등의 설치물을 주변의 풍경과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정성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하회마을의 모습


비록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지만 즐거운 기억으로 남은 안동 하회마을! 이번 여행에서는 일정상 다양한 공연 감상이나 체험을 해보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다음에는 좀 더 여유롭게 하회 별신굿 탈놀이 공연도 꼭 보고 싶습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보낸 행복한 하룻밤,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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