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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칼럼노트

직장인키워드#1. 이병철 회장과 래리 킹처럼 '경청'하며 대화하라!

직장인 키워드 경청 메인


회사 생활이란 게 원래 이렇게 힘든 건가요?


지난해 5월 모교 대동제에서 만난 어린 후배들이 내게 던진 질문입니다. 취직하는 게 등산이라면 직장 생활은 정글탐험 같다며 고개를 숙였는데요. 월급날이면 회사가 더 없이 감사하다가도, 매번 상사의 눈치를 봐야 하고 이유 없는 짜증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날이면 ‘내가 왜 이러고 앉아 있나’라는 의문이 든다고 합니다. 이런 ​그들에게 직장 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필요하지만 상사는 어렵고 동료들에게 물어보기는 애매한, 사소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첫 번째로 경청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경영고수가 전하는 경청의 중요성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계열사 사장들을 호출한 뒤 꺼내는 첫 마디는 항상 "이야기해 봐라."였다고 합니다. 앞뒤 설명 없는 이러한 직설적인 질문을 받으면 무척 당황스러울 텐데요. 하지만 ‘이야기해 봐라’라는 여섯 글자에 숨어 있는 속뜻은 계열사 사장 또는 임원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었을 겁니다. 설명을 듣고 나면 다시 “왜 그런가?”,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그것만 하면 다 되냐?”며 마지막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삼성그룹 홈페이지 이미지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미지 출처:삼성그룹 홈페이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당시 37세였던 셋째 아들 이건희를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첫 출근 날, 이병철 회장은 이건희 부회장에게 직접 '경청(傾聽)'이란 글자를 써주며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바로 리더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당한 훈련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므로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강조한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이건희 회장은 경청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자신의 말을 아끼고,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경청의 기본은 올바른 대화 태도와 열린 자세

‘경청’은 눈과 귀와 마음을 다해 주의하고 힘을 들이고 정성을 다하는 듣는다는 의미입니다. 귀를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것은 소리와 말과 한숨과 넋두리이고, 눈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은 표정과 태도, 손짓, 몸짓일 것이며, 마음을 기울여 들을 수 있는 것은 걱정과 근심, 기쁨과 슬픔, 진실과 거짓입니다. 따라서 ‘경청한다’는 것은 눈과 귀와 마음을 융합하여 상대방과 통한다는 뜻이죠.


래리 킹 이미지
인터뷰하는 래리 킹(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잘 듣는 것은 힘이 참 셉니다. 1957년 방송에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5만 명 이상을 인터뷰해오며 자기 이름을 건 대담 프로그램을 25년간 진행하여 기네스북에 오른 래리 킹은 ‘토크계의 전설’, ‘대화의 신’이라 불리는데요. 그는 게스트의 진심을 이끌어내는 탁월한 능력으로 오바마 대통령, 빌 게이츠, 레이디 가가 등 셀 수 없이 많은 유명 인사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아낌없이 털어놓게 만들었습니다.

래리 킹은 제대로 된 대화 태도를 갖추고, 열린 자세로 상대를 대한다면 누구와도 성공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경청이란 단순한 말하기 기술을 넘어선 진정성 있는 소통임을 대변해주고 있는데요. 별 볼 일 없는 출신, 배경, 학벌 등을 이겨내고 ‘역사상 가장 독보적인 토크쇼 진행자’로 인정받으며 반세기 동안 방송계를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경청에 있었습니다. 자신보다 상대방을 돋보이게 하는 ‘자세’와 속내를 털어놓게 만드는 깊은 ‘공감’, 그리고 핵심을 간파하는 적절한 ‘질문’어떤 상대도 단숨에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습니다.


경청의 시작은 상대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경청은 어떻게 들어야 하는 걸까요? 미국의 유명한 실험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의사소통에서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그냥 듣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말 이외의 표정·눈빛·몸짓 등 보디랭귀지(55%)와 목소리의 톤과 높낮이(38%) 등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상대방의 진정한 말의 뜻을 이해하려면 몸짓과 소리의 변화까지 감지해야 합니다.


경영 노하우 이미지

경청 노하우1.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라!

경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잘 들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대화를 위해서는 일단 하던 작업을 멈춰야 합니다.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면 일단 중지하고, 가능하면 노트북의 덮개를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나는 당신과의 대화에 집중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라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셈입니다.


경청 노하우2. 열심히 듣고 적극적으로 리액션하라!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주의를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리액션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대화 중에 흔히 하는 리액션은 눈 마주치기와 고개 끄덕이기를 포함해 ‘응, 그래, 아 그렇구나, 우와~’ 등의 대답 등이 있는데요. 이것은 마치 판소리를 할 때 추임새로 경쾌한 소리를 넣어 주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같은 적극적인 리액션은 ‘아, 이 사람이 내 이야기를 듣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주어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경청 노하우3. 상대방의 생각에 제대로 응답하라!

경청을 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응답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아무리 잘 듣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네 말은 말이야~”, “정리하자면 이런 거네?” 등 경청한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서 요약하거나 다른 말로 바꾸어 확인하여 반응하다 보면 ‘아, 상대는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혹은 ‘내가 상대의 입장이라면 이런 느낌이 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이건희 회장은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에게 2개의 휘호를 내려주었습니다. 선대회장께 물려받은 ‘경청(傾聽)’과 함께 ‘삼고초려(三顧草廬)’가 그것인데요. 좋은 인재라면 어떤 수고를 감수하더라도 확보해야 하며, 확보한 인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경청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막 사회에 첫걸음을 내딛는 초년생들에게도 귀감과 도움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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