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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무한도전'과 '막돼먹은 영애씨'의 롱런 비결은 바로 이것!

우리가 아는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된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바로 무한도전이다. 작년에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하차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건재한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을 대표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콘텐츠와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미국드라마 '프렌즈' 포스터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와 미국드라마 '프렌즈' 포스터


그럼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중 가장 오래된 드라마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tvN의 '막돼먹은 영애씨'가 아닐까 싶다. 현재 시즌 14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시즌 10으로 종영한 미국 시트콤 '프렌즈'를 훌쩍 넘어섰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신선한 시도와 일상과 밀접한 이야기로 시트콤과 드라마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큐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이런 프로그램들은 어떻게 롱런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위기에 대처하는 유연한 자세

MBC 예능 '무한도전' 홈페이지 이미지

MBC 예능 '무한도전' 홈페이지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고, 잘 나갈 때가 있으면 무너질 때도 있다. 무한도전 역시 10여 년간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멤버들이 계속 바뀌고, 최근에도 기존 멤버들의 불미스러운 일로 광희가 새로 영입되기도 했다. 그간 거쳐 간 예능인들이 많았음에도 무한도전은 생존해왔다. 무한도전이 위기에 닥쳤을 때 대처하는 법은 바로 빠른 사과와 행동, 그리고 초심이다. 노홍철이 음주 운전으로 하차하게 되자 무한도전은 바로 멤버들에게 몰래카메라로 음주를 권하여 유혹에 넘어가는지를 보기도 하고, 운전 규정 속도를 잘 지키는지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얼마 전에 열린 평창가요제에선 다녀갔던 관객들이 쓰레기를 곳곳에 버리고 간 것이 이슈가 되자 바로 다음 날에 무한도전 전 스텝이 다시 평창으로 가서 쓰레기를 줍기도 했다. 위기가 있으면 그것을 직면해 사과와 행동으로 보여준 후 초심으로 파이팅하는 모습에 돌을 던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무한도전의 유연한 자세가 롱런의 비결이 아닐까.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홈페이지 이미지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홈페이지


막돼먹은 영애씨에도 위기는 있었다. 설정했던 캐릭터를 맡은 배우들이 속속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영애의 남동생 이영민 역은 중간에 배우가 여러 번 바뀌었고, 그의 부인으로 나왔던 강소라는 이미 스타가 되어 버려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럼에도 영민의 딸을 계속 등장시키고, 없는 사람들을 있는 것처럼 계속 이어서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시즌 1에서 30대 초반이었던 이영애의 나이도 시즌이 늘어감에 따라 변했다. 실제로 지금은 결혼한 상태이지만, 현재 극 중에선 30대 후반의 노처녀이고, 대신 사원에서 사장으로 성장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들도 성장하는 유연함이 막돼먹은 영애씨를 마치 우리의 가족처럼, 혹은 친구처럼 느끼게 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시청자와의 밀접한 소통

무한도전과 막돼먹은 영애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시청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무한도전은 얼마 전 배달의 무도를 진행해, 아프리카에서 가봉 대통령의 경호실장을 하고 있는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조차 주지 못하는 노모의 마음을 그대로 배달을 해주었다.


MBC 예능 '무한도전' 영상


무한도전이 했던 것은 단순한 음식 배달이 아니었다. 사람의 마음,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을 전해주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음에도 한번에 어머니의 손맛을 알아차리는 아들은 그 먼 한국에서 아프리카까지 전해온 어머니의 사랑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의 눈물과 감동은 시청자에게 그대로 전달됐으며,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주었다. 역시 명불허전 무한도전이란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무한도전이 한 것은 한 사람을 감동시킨 것이었지만, 그것은 전파를 타고 여러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켰다.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영상


막돼먹은 영애씨는 드라마의 소재를 시청자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을 짓는다. 요즘 이슈가 되는, 몰래카메라를 찍는 파렴치한들이나 공공장소에서 예절을 가르치지 않는 부모들, 외국인 노동자를 비하하는 사람들 등 그런 막돼먹은 인간들에게 막돼먹은 짓으로 일침을 가해준다. 또한,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은 시청자를 공감하게 만든다. 사랑도 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 하지만, 항상 야근 속에 묻혀 사는 청춘의 애환을 영애를 통해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청자와의 밀접한 소통 때문에 꾸준히 사랑을 받고 롱런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롱런한다는 의미는 결국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시청률이 높아야 광고도 붙고 인지도도 생기고, 다시 다음 방송을 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시청자의 눈을 유혹하기 보단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바로 그것이 장수 프로그램의 비결이 아닐까. 

기업을 경영하거나 어떤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선 유연하면서도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위기가 닥쳤다고 지레 포기하거나, 조금 잘 된다고 소비자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는 서비스들은 결국 어느 순간 주저앉게 되는 것 같다. 그보단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고, 실수나 잘못이 있을 땐 인정하고 바로 고치려는 행동과 초심에서 더 큰 힘과 영향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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