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사례연구 7> 인간의 본성과 가장 가까운 성과급 제도의 작동 원리

1. 공산주의를 무너뜨린 성과급

중국에서 개방정책이 실시되기 전 어느 마을에서 흉년이 들 때마다 당국의 곡식 배급량이 부족함을 경험한 농민들이 이웃 마을과 다음과 같은 약속을 맺었다. 두 마을이 당국이 주는 비료 외에 추가 비료를 구매 투입하고 이전보다 2배 3배 열심히 농사를 지어 예년 수확량이 훨씬 넘는 산출물을 만들어내되 당국에는 예년 수확량만큼만 납부하고 나머지는 숨겨두었다가 배급량이 줄어들 때에 꺼내어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만약 한 마을이 이를 들켜 잡혀가 처벌을 받게 되면 약속한 이웃 마을에서 잡혀간 마을 자녀들을 돌보기로 했다. 결국 이들 중 한 마을이 당국에 들켜 잡혀갔고 이런 사정이 농부 출신의 혁명지도자 덩샤오핑에게 보고되면서 농민의 이윤보장 정책이 수립되었고 종국에는 자유 시장경제 개혁의 단초가 되었다.

2. 성과급의 작동원리

공산주의는 국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하고 산출물을 계획적으로 만들어내어 국민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평등하게 배급해주는 경제체제이고, 자본주의는 국민들의 자유로운 선택과 경쟁에 의하여 생산수단을 개인이 소유하며 일한 만큼 보상을 받게 하는 경제체제이다.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국부론에서 자본주의 체제가 인간의 본성인 '개인이익의 추구'라는 관점과 가장 가깝고 궁극적으로 보편적 풍요를 창출하게 된다고 예언한 바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익의 추구'가 어떻게 보편적 풍요를 가져오는가?

 

강화이론(reinforcement theory)에 의하면, 업적이 높은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지 않으면 개인이익에 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지고 차기업적도 낮아진다. 반대로 업적이 낮은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대단히 만족하나, 차기업적은 역시 낮아진다. 후자의 경우에 사람들은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껴 차기업적을 높이기보다 오히려 업적이 낮아도 인센티브는 계속된다는 이기적 생각에서 무사안일로 빠져든다. 이것은 업적의 높고 낮음을 따지지 않고 평등한 배급을 주는 공산주의 체제에서의 하향평준화적 업적-보상 관계에 해당된다.

 

한편 업적이 높은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개인이익과 일치하기에 만족도가 올라가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듯이 차기업적은 당연히 높아지게 된다. 반대로 업적이 낮아 인센티브를 안주면 불만족할 것이나 업적과 보상의 관련성을 인식하여 차기에는 일을 더 잘하는 게 인간의 본성과 일치한다. 물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능력개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명예퇴직이나 해고 등의 방법으로 방출된다. 이것은 차등적 성과급을 통하여 확대재생산 즉 보편적 풍요를 꾀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해당된다.

3. 응용

부도위기에 몰린 3D 업종에서 조립 공정별 독립채산제를 실시하는 소사장 제도를 도입하여 회사를 회생시킨 사례나 대기업의 월급쟁이 연구원들을 분사시켜 창업하도록 하는 사례는 성과급의 작동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KEDO의 북한 경수로 사업 당시 우리 근로자들을 위한 선술집을 운영하던 접대원들이 항상 밤 9시 칼 퇴근하였으나 북한당국이 2002년 이윤을 인정하는 신경제규칙을 시행한 후부터는 양주 1병 판매에 1불씩의 인센티브를 벌기 위해 밤늦게까지 일했다는 사례도 성과급 작동의 사례이고 북한 공산주의도 이로 인해 무너지게 되어 있다.

 

자유 시장경제에서의 기업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확대재생산이 전제되어야 이윤과 고용창출이 가능하다. 조직에서 80%를 먹여 살리는 20%의 스타 플레이어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와 업적 미달자에 대한 불만족스러운 자극을 주는 성과급은 인간 본성에 맞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성과급 산정의 절차가 민주적이어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승복하는 절차적 정의가 전제되어야만 성과급이 분배적 정의로서 성공적으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송계충 / 충남대 경영학부

* 출처 : 자유기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