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우유를 배급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체 학생들의 약 10% 이내의 저소득층 자녀들에게만 무상으로 제공되었지만, 무상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학생들로 확대된 것이다.
이후 이상한 일이 발생하였다. 학생들 중에는 우유를 버리거나 방치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 것이다.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차별없이 우유를 배급받으면, 복지사회인 것 같은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일반적으로 우유는 어린이 성장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어 사회적으로 우유섭취를 장려한다. 그러나 전체 학생 중에서 5-10% 정도는 우유를 통해 소화불량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선천적 신체문제이므로, 절대 우유를 섭취할수 없다. 만약 우유소비가 개별 선택사항이면, 당연히 이 학생들은 우유를 신청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전에 이 학생들은 우유신청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학생들에게 공짜로 배급될 경우에는 본인이 필요없지만, 공짜이기 때문에 그냥 방치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무료우유를 받는 학생이 약30만명이며, 이중에서 방치되는 우유가 1.5만개 수준이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한달에 약 1억원 정도가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짜우유는 공짜이기 때문에 버려진다.
우유는 자라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음식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해서 정부가 무상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획일적으로 공급하면, 그 재화는 낭비될 수밖에 없다. 우유의 질도 천차만별이다. 개인선택에 맡길 경우에는 자신의 소득에 맞추어 가장 만족하는 우유종류를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획일적인 질의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하면, 정부우유의 질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들은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부가 개입하면 획일적일 수밖에 없고, 개인별 다양성은 충족시킬수 없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가격은 자원배분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즉 희소성을 가진 재화를 사회적으로 가장 가치있게 배분하는 기능이다. 우유가격이 천원이라고 하면, 개인별로 우유에 대한 주관적 평가는 다를 것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유에 대한 주관적 가치가 천원 이상인 사람만이 우유를 살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서 거래되는 우유는 가장 그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무상우유는 가격이 영이므로, 모든 사람들이 다 원할 것이다. 필요없거나, 거의 효용이 없는 학생들에게도 제공되므로, 우유의 사회적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상우유이지만, 우유는 절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배급된 것이다. 세금이란 비싼 비용을 치루고 배급되었지만, 우유의 사회적 가치는 세금보다 훨씬 낮게 된 것이다. 공짜는 공짜이기 때문에 낭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복지정책은 보편적이 아닌 빈곤층을 대상으로 선별적으로
정부는 복지의 사회적 순기능을 강조하면서 확대하려고 한다. 무상급식과 함께,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과 같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형태의 상품을 소비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복지를 모든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면, 반드시 재화의 낭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복지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계층에 한정해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복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빈곤층에 대해 사회적 배려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래서 복지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선별적 복지가 되어야 한다.
현진권 /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 출처 : 자유기업원
* 출처 : 자유기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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