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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한호FTA, 한국 영화의 힘으로 반지의 제왕을 만들까?

 

호주, 경제협력위원회, 회의

▲ 2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5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 현장

 

얼마 전 한국과 호주 FTA가 체결된 것은 알고 계시죠? 한호 FTA를 기념해, 지난 10월 2일 서울에서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선 한호 FTA 체결에 따른 양국 간 경제협력확대방안을 논의했는데요-


과연 한국과 호주가 FTA를 맺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보통은 호주 수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 제품과 승용차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히든카드가 있었답니다. 바로 통신, 스마트시티, 정부조달시장 및 영화와 금융 산업입니다.

 
이번 회의에는 정호준 의원 등 국회의원과 류진 풍산그룹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그룹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회장 등 70여 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민했습니다. 호주 측에서도 엔드류 롭(Andrew Robb) 통상무역장관, 빌 페트슨 (Bill Paterson) 주한호주대사, 마크 베일(Mark Vaile) 화이트헤븐코일(Whitehaven Coal) 회장 등 정부인사 경제인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위원장, 호주

▲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권오준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합동회의는 권오준 위원장의 인사말로 시작했습니다. 권 위원장은 한호 FTA를 통해 양국의 협력 분야가 확대되어야 함을 강조했는데요. 그는 “한국의 對호주 수출의 50%가 석유제품과 승용차에 집중되어 있어 이들 품목만이 FTA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될 수 있으나,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다른 분야도 충분히 호주 진출이 가능하다”며, “실제로 최근 철강제품, 가구류, 기계 등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품목에 대해 호주의 수입이 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FTA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개회사에 이어 한국과 호주 FTA 체결과 양국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대회경제정책연구원 김흥종 부원장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김 부원장은 약 36조 원 규모인 호주 조달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호주 기업과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게 됐으니,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WTO 정부조달협정 미가입국인 호주 조달시장은 자국기업 우대 정책으로 인해 이제까지는 우리 기업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만, 이번 FTA 체결로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 금지를 확보함으로써 실질적인 진입장벽이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오찬 이후에는 경제협력 확대 방안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는 양국 기업인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호 FTA 체결에 따른 양국간 경제협력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왼쪽부터 문재도 산업통산자원부 차관, 권오준 위원장(포스코 회장), 마크 베일 위원장(화이트헤븐코일 회장), 엔드류 롭 호주 통상부 장관

 

먼저 한국 측에서는 CJ E&M 김성은 해외영업팀장이 발표에 나섰습니다. 영화산업은 양국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유망한 분야로 선정되었는데요. 김성은 해외영업팀장은 영화분야에서 호주와의 협력이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FTA를 통해 공동제작 및 투자확대를 통해 협력확대의 기반이 만들어 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우리에게 익숙한 CGV는 CJ그룹과 홍콩의 Golden Harvest, 호주의 Village Roadshow가 공동 투자한 회사입니다. CJ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선진 영화관 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국내3위 영화관인 메가박스도 호주 금융회사인 맥쿼리가 주요 주주인데요. 이렇듯 시청각공동제작 협정이 포함된 이번 FTA를 통해 호주의 풍부한 자본이 우리 영화계로 흘러오는 기반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김성은 팀장의 설명입니다. 참고로 호주는 세계 3위의 투자펀드 자산 유치 국가로 공동제작분야에서도 호주의 자연 환경과 영어권 이점을 이용한다면 한국 영화가 해외로 뻗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알고 계시겠지만 반지의 제왕이 바로 뉴질랜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찍을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그리고 한국은 아주 뛰어난 영화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호주의 풍부한 자연환경과 영어권이란 이점을 이용한다면, 영화 '설국열차'처럼 우리도 세계에 뻗어 나갈 수 있는 영화를 한번 찍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제35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 합동회의에 앞서 마크 베일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호주 측에서는 스마트 시티*를 우리 기업의 진출이 유망한 분야로 꼽았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SW)대학의 한정훈 교수는 호주가 최근 들어 사회안전망 구축 및 교육 분야에서 스마트 시티 수요가 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진출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국과 호주의 스마트 시티 분야의 협력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한국의 경우 최신 기술을 실제 생활에 상용화 하는 분야에 강점을, 호주는 뛰어난 기술은 가지고 있으나 상용화 분야에 약해 양국의 기업이 협력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스마트 시티 : 기술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한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주요 시설과 공공기능을 네트워크화한 미래형 첨단도시

 

한편, 회의에는 세계적인 자원회사 리오 틴도(Rio Tinto)의 안전 매니저가 참석해 안전사고가 많을 수 있는 탄광 등에서 재해를 줄이는 호주 기업의 노하우 등을 소개해 한국 기업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한국, 호주, FTA

 

FTA를 계기로 한국과 호주가 한발 더 가까워졌습니다. 우리의 기술과 호주의 기술이 합쳐진다면,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가 생길까요? 양국 경제에 좋은 성과를 줄 수 있도록 한호경제협력위원회는 양국 경제협력에 대해 앞으로도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할 것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아시아팀 김봉만 과장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