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셜스퀘어/요즘뜨는이야기

관광 메카를 꿈꾸는 중동의 UAE와 사우디

지난 달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웹사이트인 트립 어드바이저가 발표한 '2014년 트래블러 선택 최고 25 세계 여행지'에서 17위로 선정된 두바이. 두바이는 걸프지역에서 가장 관광산업이 발전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 두바이 인터넷 시티

 

UAE의 큰형 아부다비를 뛰어 넘고 싶었던 두바이는 걸프전 이후 무역 및 금융분야의 허브로 자리잡은 뒤,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관광산업 육성에 뛰어들었습니다. 두바이는 전통적으로 보여줄 것이 없는 작은 어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두바이에 와야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보다 사람이 방문할 것이라고 보고 세계 최초, 최고, 그리고 최대에 집착했습니다. 그 결과, 세계 최고층 건물 등 상상을 뛰어넘는 다양한 건축물과 이벤트가 현실화될 수 있었습니다.


두바이는 이처럼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로 2000년 대 중반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은 결국 세계경제가 좋아야 가능한 것임이 지난 2008년 경제위기 때 드러납니다. 경제위기로 관광객이 줄어들자 두바이의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UAE 중앙은행과 아부다비에서 지원해 준 20억 달러의 부채가 아니었다면 두바이는 파산했을 겁니다.


이후 5년 간의 힘든 시기를 보냈던 두바이는 지난해 2020년 세계 엑스포 유치 성공하며 재도약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부흥과 함께 럭셔리 스포츠카의 순찰차화로 화제를 모으는 등 총력을 걸고 도전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인데요. 엑스포 준비와 더불어 2020년까지 연간 관광객수를 두 배 수준인 2천만 명으로 늘리는 야심찬 비전 2020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워낙 두바이가 주목을 많이 받고 있지만,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는 두바이에 비해 아부다비는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두바이까지 차타고 한시간 반 남짓이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두바이를 따라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 아부다비 페라리월드

 

아부다비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은 역시 페라리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F1 경기장인 야스 마리나 서킷과 고글을 쓰고 타야만 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롤러코스터 포뮬러 로사가 있는 테마파크입니다.

 

   

▲ 포뮬러 롯사 탑승 영상

 

모터 스포츠 외에도 두 아레나에서는 메탈리카, 엘튼 존, 마돈나 등 전 세계 유명스타들이 콘서트를 유치하여 UAE와 인근 지역의 팬들을 아부다비로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중인 사아디야트 아일랜드에는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과 구겐하임 박물관 등이 들어서면서 UAE 문화의 중심지가 될 초석을 닦고 있습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 모두 해외 영화의 현지 촬영지를 제공하며 톡톡한 홍보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두바이 부르즈 칼리파에서톰크루즈가 연기한 고공 액션씬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션임파서블 4 기억하시죠?

 

그런데 이런 두바이보다는 섹스 앤 더 시티 2로 이름을 알렸던 아부다비가 좀더 영화 촬영지 제공에 적극적입니다. 최근에는 패스트 앤 퓨리어스 7을 촬영했고 13일부터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이 촬영을 시작하는데요. 헐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인도 발리우드 영화의 촬영지로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 아부다비 그랜드 모스크

 

또한 얼마 전 에티하드 항공이 올연말에 선보일 A380에 하늘 속의 호텔을 표방하며 3석의 거실과 침실, 욕실이 함께 달린 일등석 위의 초호화 특일등석 더 레지던스를 공개했는데요.

 

  

에티하드 항공 A380 더 레지던스 소개영상

 

아부다비의 에티하드 항공과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항공은 실용성을 강조하는 세계 항공시장의 흐름과 달리 고급화에 초점을 맞추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편, 관광산업에서 한발 앞서고 있는 UAE에 비해 사우디의 관광시장은 한발 뒤쳐져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관광비자 제한과 지나치게 이슬람적인 문화 등으로 인해 전세계보다는 내수시장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일자리 창출에 우선 집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 해, 사우디아라비아 항공과 플라이 나스의 객석이 부족해 국내선에서만 2백만 명의 승객을 실을 수 없었을 정도로 사우디의 내수 시장은 큽니다. 후발로 알마하 항공과 사우디 걸프항공 등 두 개의 신규 항공사가 올 11월을 전후로 국내선 운항을 시작할 정도라고하니 사우디 내수시장의 크기가 얼마나 큰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사우디 내에도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매력적인 스팟이 여럿 존재합니다.

 

▲ 사우디 마다인 살레 유적지

 

성지 메카, 메디나, 그리고 사우디 최초 유네스코문화유산에 등재된 마다인 살레, 젯다 구시가와 같은 역사적인 유적지는 물론이고요. 해발 2~3천 미터급 고산지대로 사우디에서 가장 시원한 남서부의 아시르 지역과 아름다운 자연보호구역이 있는 남부의 파라산섬, 리야드 인근의 붉은 사막과 사막지대의 소금평원 등의 자연환경. 그리고 곳곳에 있는 현무암 화산 지역과 거대한 운석 낙하지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지역이 많아 앞으로 관광분야에서의 무한한 발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최근 이들 지역에서도 헬스케어 등 의료산업에 대한 관심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의료보험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의료관광 산업도 활성화하는 추세입니다. 자비로 고가의 의료비 지출이 가능한 부유층들은 유럽과 북미를 주요 여행지로 택하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는 중산층 이하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택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관광은 거리적으로 너무 멀고, 이슬람에 대한 이해부족이 단점으로 꼽히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저변 확대, 의료비용의 적절한 가격대, 그리고 다른 곳에서 기피하는 위험한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력 등을 강점으로 우리나라 의료관광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 국가들은 고지방,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하면서 운동량이 적은 생활패턴으로 인해 평균 40%대의 성인비만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거기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 환자들이 많고, 사촌간 혼인으로 인한 각종 선천적 장애아동의 발생률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에서도 의료보건 서비스 강화를 위해 자국 내에 의료시설을 적극 확충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두바이는 역내 의료관광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투자에 나선 상황이기에 의료관광의 신흥 명소로 떠오르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이들 국가의 의료관광, 헬스케어 등 의료산업에 대한 관심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기술을 통해 우리나라가 얻을 수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현지 진출 계획이나, 국내만이 가진 노하우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신흥 시장을 선점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순간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