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잘 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풍부한 자금 같은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마도 인재일 것입니다. 기업을 구성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뛰어난 인재 한 명이 천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그런데 최근 기업들이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이공계 인력을 채용하는 데 상당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우수한 이공계 인력들이 졸업 후에 기업으로 오려고 하지 않는 현상 때문입니다. 미국의 예비 공학박사들은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비즈니스로 연결할 수 있는 기업에 가거나 창업을 선호합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기업보다 대학에 취업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이공계 채용의 어려움을 설문조사한 내용을 한번 보실까요?
위의 도표에서 13퍼센트가 매우 어려움을 겪었고, 54퍼센트가 어느 정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합쳐서 기업담당자의 총 67퍼센트가 이공계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A그룹 인사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업은 안정적이지 못하고,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많은 이공계 고급 인력들이 기업보다 대학에 가려는 경향이 있다.
이유를 보여주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국내 예비 공학박사들이 선호하는 졸업 후 진로 선택입니다.
학위를 얻은 후 진로를 대학으로 잡은 비율이 53퍼센트입니다. 기업은 37퍼센트이고 창업은 10퍼센트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이공계 인력은 배운 지식을 사업화로 연계하는 기업이나 창업보다는 학문적 성과를 위한 대학을 더 선호합니다.
반면, 미국의 예비 공학박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과 달리 대학은 32%이고 기업이나 창업을 68%로 훨씬 선호합니다. 미국은 공학박사들이 한국보다 21%나 높게 사업영역으로 진출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도전정신에서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셈이지요. 미국은 기본적으로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사업으로 연결하려는 의지가 강합니다. 우리나라는 논문을 통한 성과를 중시하여 연구결과를 금전적 이익으로 연결하려는 동기가 약한 편입니다.
창조경제는 결국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연구라도 실제 제품으로 나오지 않으면 경제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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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인재는 결국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연구인력입니다. 이런 인력들이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는 대학과 공공연구소만을 목표로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우수한 인력이 일단 기업에 가면 다시 학계로 갈 수 없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 학계에서 과감하게 사업을 벌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수한 연구인력을 기업에 오게 하려면 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인재들이 대학교수로 채용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또한 예비 공학자들이 보다 도전정신을 가지고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겠다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창조경제를 위해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미래산업팀 김주현 연구원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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