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이 졌습니다. 영국의 대처 수상이 향년 87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대처 수상만이 SHE 라는 단어를 유일하게 대문자로 쓰는 여성이라고 합니다. 이런 일화만으로도 그녀의 위대한 역사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대처의 발자취를 한 번 따라가 볼까요? 전기(傳記)를 펼쳐들고 그녀가 남긴 한마디 한마디의 감흥을 느껴봅니다. 참으로 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대처리즘으로 표현되는 지조있는 삶의 철학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두들깁니다.
나의 이상은 대부분 사람들처럼 먼저 나의 가족-개인의 존엄성을 믿는 나의 크리스천 가족에 의해서, 그리고 각자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가르침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가치 있는 유일한 삶이란 노력하는 삶이라고 배웠습니다.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그저 항의만 하는 것은 옳지 않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손수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길들여졌습니다.
-마가렛 대처-
신념에 찬 정치 철학을 피력하던 철의 여인 대처도 보통가정의 어린 소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에는 ‘개인’과 ‘책임’ 그리고 ’노력‘ 이라는 단어가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개인의 위대함을 믿었고, 개인에게 주어진 자유를 존중했으며,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든 굳건한 신념이 어린 대처의 영혼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1페니도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벌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마가렛 대처-
대처는 스스로 땀을 흘릴 것을 언제나 강조했습니다. 강력했던 노동조합을 상대로 거침없이 내 뱉었던 대처의 당당함은 굳은 심지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너무나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렇게 잘못 가르쳤다고 생각합니다. 내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주어야 한다. 내게 문제가 있지만 정부를 찾아가면 경제적 지원을 해줄 것이다. 나는 집이 없다. 정부가 집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식이지요. 그들은 자기들 문제를 사회에 전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사회가 누구예요? 사회?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개인으로서의 남자와 여자가 있고, 가족들이 있는 것뿐입니다. 정부는 (사회가 아니라) 사람들을 통해서만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먼저 스스로를 도와야 합니다. 스스로를 돕고 이웃을 돕는 것은 여러분들의 의무입니다. 삶이란 것은 주고받는 거예요. 주는 것 없이 받을 생각만 하면 안 됩니다.
- 마가렛 대처, <우먼즈 오운(Woman's Own)>과의 인터뷰 中
대처는 일상의 많은 문제들을 ‘개인’ 이 아닌 ‘사회’로 돌려버리는 무책임함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사회라는 관념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는 ‘우리는 죄가 없다’ 고 말하는 장사꾼들도 세상에 더러 있죠. 젊은이들에게는 달콤한 마약과도 같습니다.
나를 거울 앞에 세워두고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는 순간에, 사회라는 허수아비를 세워두고 모든 죄를 뒤집어씌웁니다. 이 얼마나 마음 편한 합리화인가요. 하지만 개인의 가치는 점차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나는 모순 가득한 위선자가 되어갈지도 모릅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날을 생각해보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편히 쉬기만 했던 날이 아니라, 할 일이 태산이었는데도 결국 그것을 모두 해낸 날이다. 결국 운명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다. 뒤집어 말하면 무슨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
-마가렛 대처-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대처의 가르침은 다양한 향기로 다가옵니다. 때론 쓰디쓴 향으로, 때로는 먹먹한 감흥으로 말이죠.
자주와 자유, 자율적 행동, 그리고 그것에 대한 신뢰와 존경, 자유사회는 이것을 기초로 성립하는 것입니다. 인류의 진보는 개인의 재능을 꽃피우는 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 재능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게 되도록 많은 기회와 자유를 주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자유사회입니다.
-마가렛 대처-
나의 의지대로만 한다.’는 의미의 편협한 자유가 아닙니다. 책임이 함께 하는 ‘나를 위한, 그리고 너를 위한’ 자유를 강조했습니다. 그러한 자유로움이 개인의 숭고한 가치를 빛낼 기반입니다. 이 점을 너무도 잘 알았던 사람이 바로 대처였습니다.
지금도 대처가 남긴 한 마디는 삶의 훌륭한 이정표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처는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남겼고,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조언을 남겨주었습니다. 대처리즘으로 표현되는 그녀의 굳건했던 정치 신념과 함께,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철학을 함께 음미해봅시다. 강인한 철의 여인 이전에 우리네 어머니와 같은 애잔함까지 느껴집니다.
마가렛 대처의 신념과 경제 정책에 커다란 영향을 준 멘토가 있었습니다. 바로 하이에크였습니다. 하이에크의 책을 펴든 대처가 ‘바로 이거다!’ 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하이에크의 90세 생일에 이런 축전을 보냅니다.
당신의 작업과 사상이 우리에게 준 지도력과 영감은 절대적으로 결정적이었으며, 우리는 당신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시대가 대처에게 큰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대처의 소중했던 가르침이 유난히 그리운 요즘, 한번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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