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책권자가 마트의 판매 품목을 지정해주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서울시가 결정한 51개 품목은 이제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향세에 접어든 재래시장을 살린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호의를 베푼 것입니다. 호의에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대형마트와 시장을 오고가야 하는 불편함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각종 규제 역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야겠지요. 정부의 뜻대로 시장 흐름을 통제해 버리는 사회주의 국가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요?
힘 있는 누군가가 우리 행동을 정해주는 세상이 온 것 같아 걱정되면서 한편으로 무섭습니다. 귄력의 규제와 통제에 대중은 점점 무감각해지고 있습니다. 뭔가 아니다 싶은 것이 몇 번 있었지만, 나라의 뜻이라 생각하며 참습니다. 그렇게 몇 번 더 참다보니, 어느새 통제의 범위가 늘어나면서 점차 ‘노예의 길’ 로 접어들게 됩니다.
모든 경제적인 사안들을 지휘하는 것이 시장사회에서 기업가들의 임무이다. 그들의 임무는 생산의 통제다. 그들은 키를 잡고 배를 조종한다. 피상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기업가들이 최고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최고 권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은 무조건 선장의 명령에 복종해야만 한다. 선장은 ‘소비자’다. 기업가도 농부도 자본가들도, 무엇이 생산되어야 하는지를 전혀 결정할 수 없다. 소비자들이 그것을 결정한다. <L. V. Mises>
겉으로 보면 기업이 시장 안에서 최고 권력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소비자의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손실을 입고 망하게 됩니다. 소비자의 요구를 잘 만족시킨 다른 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이것이 시장의 흐름입니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기업이 살아나는 것이 시장의 이치입니다. 이런 냉혹한 이치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가장 냉혹한 것은 소비자가 아닐까요?
소비자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습니다. 더 좋은 물건이나 저렴한 물건이 제공되면 언제든 과거를 발로 차버립니다. 소비자는 냉혹할만큼 솔직합니다. 변덕과 기호를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대다수 소비자의 선택이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 기업간 경쟁 결과입니다. 이런 자연스런 흐름에 인위적인 통제를 가하려는 정부는 ‘민심’ 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도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순리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를 잘 만족시킨 사람에게는 유난히 냉혹한 평가가 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에게 거대 자본, 거대 왕국이라는 이름을 붙이곤 합니다. 대단히 강력한 권력을 가진 것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야말로 강압적인 기구입니다. 이번 서울시의 51개 품목 판매 제한 정책을 잘 살펴보십시오. 기업은 소비자들의 자유를 보장했습니다. 반대로 정치권력은 강제와 강압으로 소비자들을 구속하려 합니다.
초콜릿 왕-기업은 소비자와 단골손님에 대한 지배력이 없다. 그는 소비자들에게 최고 품질의 초콜릿을 가장 싼 가격에 제공한다. 소비자들을 통치하지 않고 그들에게 봉사한다. 소비자들은 그에게 얽매여 있지 않다. 소비자들은 가게의 단골손님이 되는 것을 자유로이 중단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다른 지출을 선호하면 초콜릿 왕은 그의 왕국을 상실한다. <L. V. Mises>
기업의 실수이건, 잘못된 판단이건, 비효율이건, 사소한 일탈이건 간에 소비자들에겐 용납되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도움을 준 것 보다 자신에게 불편함을 준 것을 더 잘 기억하는 것이 대중입니다. 기호에 맞지 않는 선택에 대해서는 냉혹합니다.
많은 나라에서 간섭주의가 시장의 최고권을 너무나 손상시킨 나머지 기업가로서는 소비자들의 필요를 최대한 만족시키기보다 정치적 부서에 있는 공무원들의 도움에 의존하는 것이 더 유리하게 되었다. 간섭주의 국가에서는 강력한 압력단체들이 약한 단체들과 개인들을 희생시키면서 자기네 구성원들의 특권을 보호하려 하기 때문에, 그 경우 사업가들이 공직 담당자들과 입법자들에게 뇌물을 줌으로써 차별적 행동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 차라리 편하다고 여길 수도 있다. <L. V. Mises>
날로 비대해져가는 정부는 부패와 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헌법 위에 떼법'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법 위에서 군림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소비자에게 끌려 다니느니, 차라리 자기들 특권 확보를 위해서 뇌물을 쓰기도 합니다. 때로는 진상을 부리고, 떼를 쓰는 방법도 서슴치 않습니다. 정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모든 일이 편할 테니까요.
기업의 성공은 소비자에게 충실히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시장에서 성공한 결과를 가지고 부를 획득하는 방법이 비윤리적이었다는 주장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마저 소비자로서 기업의 성공을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소비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부유하게도 만들고, 부유한 사람들을 가난하게도 만든다. <L. V. Mises>
자유로운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왕입니다. 반대로 간섭과 통제가 만연한 시장에서는 정부가 왕입니다. 소비자 주권이 보장이 되어야 시장 만사가 순리대로 잘 풀려서 좋은 결과를 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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