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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자유광장은 지금!

동물의 왕국으로 본 국내 기업생태계의 현실은?


생태계라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누군가는 평화로운 바다속에서 플랑크톤을 새우가 먹고, 그 새우를 작은 물고기가 먹는 광경을 떠올릴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는 밀림의 왕국에서 사자가 물소를 향해 달려 들고, 독수리와 하이에나가 남은 고기를 노리고 다가오는 광경을 떠올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생태계'는 어떨까요? 사자나 호랑이와 비슷한 대기업과 하마 정도 되는 중견기업 그리고 초식동물에 속하는 소규모 기업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생태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기업생태계가 잘 유지되려면 생태계 각 영역이 조화로운 개체숫자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기업생태계는 어떨까요?


1. 토끼만 있는 우리 기업생태계


사회 계층 구조에서 가장 좋은 구조는 극빈층과 부유층이 적고 중간인 중산층이 두터운 '다이아몬드 구조'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렇다면 기업 생태계도 작은 기업과 대기업이 적고 중견기업이 많은 그런 구조가 바람직하겠지요. 하지만 불행히도 국내 기업생태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기업생태계를 '밀림의 왕국'으로 한번 견주어 볼까요? 대기업인 사자나 치타 같은 대형 육식동물은 아주 적습니다. 중간 동물인 하마나 물소도 거의 없고 토끼나 닭 수준인 소기업들만 넘쳐납니다. 그러니까 아주 우스꽝스러운 구조입니다.



과연 이런 생태계에서 모두가 만족스럽고 평화롭게 살 수 있을까요? 아마도 힘들겠지요.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작은 소기업이 시간이 지나면 점차 성장해서 중견기업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비율조차 적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전체 기업 중 중견기업은 0.04%로 독일 1.8%, 일본 1.6% 등에 비해 크게 낮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기업이 손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2. 기업생태계의 기형적 구조, 원인은 '피터팬 증후군'


이렇게 작은 기업만 많고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원인은 정부의 혜택에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머무르면 다양한 지원을 받지만, 중소기업에서 벗어나는 순간 혜택은 사라지고 각종 규제를 받게 됩니다. 작은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혜택이 반대로 거기에 안주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밀림의 왕국으로 예를 들어 볼까요? 물론 토끼가 성장해서 물소나 사자가 될 수는 없지요. 하지만 만일 될 수 있다고 가정을 하죠. 그럼 이런 예를 들어볼까요? 이 밀림에 드나드는 사람에게 지침이 존재합니다. 토끼나 닭은 약하니까 절대로 해치면 안되고 반대로 먹이를 주어 기릅니다. 하지만 물소나 사슴은 살만 하니까 먹이를 주지 않습니다. 수렵꾼에게 사자나 치타는 보는 대로 전부 총을 쏘아 잡아도 된다는 허락이 내려졌다고 치죠.

그러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충분히 성장해서 이제 물소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사자가 될 수 있는 토끼가 성장을 거부합니다. 그냥 토끼로 살면 안전하고 먹을 것도 그냥 생깁니다. 물소가 되면 먹을 것을 힘들게 구하러 다녀야 합니다. 심지어 사냥꾼의 총을 맞을 위험을 감수하며 사자가 될까요?


소설 '피터팬'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이런 현상을 사회적으로는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작은 아이같은 중소기업들이 경영을 잘하면 성장해서 어른처럼 대기업이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중소기업때 받던 혜택이 사라지는 게 두렵고, 대기업이 되면 규제를 받는다는 것이 싫어서 성장 자체를 피합니다.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지요. 우리 기업 생태계에는 이런 작은 기업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3. 바람직한 기업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이런 기형적인 기업생태계를 바람직하게 바꿀 수는 없을까요?
야생동물이 오랫동안 보호받으며 길러지면 야성을 상실합니다. 밀림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힘들게 먹이를 찾으며 살아가려는 본능이 없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야생동물도 천천히 야성을 발휘할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끌어주면 다시 자연에 적응합니다.

성장하지 않으려는 토끼에게도 중소기업이 되었을 때 충분한 이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사냥꾼의 총을 치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래도 그러기 위해서는 물소를 거쳐 사자가 되었을 때 밀림을 호령할 수 있다는 모습을 크게 보여주어야 하겠지요. 동기를 부여하는 것입니다.즉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올리면서 낙수효과를 크게 하기 위한 성장촉진형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낙수효과가 구현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영 역량 부족이나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의지가 부족한 것은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토끼나 닭이 물소, 사자와 함께 자연스러운 순환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태계입니다. 우리 기업 생태계도 평화로운 밀림의 왕국 같이 다양하고도 자연스러운 생태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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