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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 한국기업이었다면 성공했을까?


워런버핏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이름입니다. 주식투자에 관한 책을 내기도 했고 경제에 대한 많은 조언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버핏세’라는 단어를 통해 뉴스에 언급되었지요.

이 워런버핏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고 버크셔해서웨이란 그룹이 있습니다. 보험, 금융서비스, 에너지, 제조업 등 25개 업종에 8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다각화 그룹입니다. 그런데 이 그룹이 한국에서 사업을 했다면 과연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1965년 워런버핏에 인수된 버크셔해서웨이는 2011년 현재 미국 매출액 순위 7위 기업입니다. 이 회사가 매출액 1,436억 달러의 초대형 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보험지주회사의 자회사 업종 및 업무범위를 규제하지 않는 미국 보험업법


미국 보험법의 지주회사 규정은 자회사의 업종 및 업무 범위를 제한하지 습니다. 버크서해서웨이는 제조업, 기간산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사업에 걸쳐 54개 자회사와 33개 손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버크셔해서웨이에는 상당히 큰 기업들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금융 자회사로는 미국 3대 자동차 보험사인 가이코(GEICO), 미국 최대 재보험사인 제널럴리(General Re) 등이 있습니다. 미국 북미 최대의 철도 운송업체인 비엔에스프철도(BNSF Railway), 식음료제조 및 유통 자회사로 전국 레스토랑 및 군부대에 식료품을 공급하는 맥레인컴퍼니(McLane Company)도 있습니다. 이 밖에 신문, 방송업 분야의 자회사로 버팔로 뉴스(Buffalo NEWS), 오마하 월드헤드(Omaha World-Herald), 63개 지역 신문 그룹인 미디어 제너럴 그룹(Media General Group) 등이 있습니다.

2. 기업인수 합병에 대한 우호적인 사회 인식


이렇게 많은 기업을 거느리게 된 것에는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의 힘이 컸습니다. 1965년, 버크셔해서웨이를 인수하던 시기에 워런버핏은 주식 투자에 치중해서 이익을 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우량기업이라면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통째로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기존에는 운영하지 않던 업종도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어떤 기업이 있을까요? 사진 맨 왼쪽이 미국 49주 1,200개 점포와 세계 25개국에 진출한 디저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인터내셔널데어리퀸(International Dairy Queen), 중앙이 사탕 및 초콜릿 제조판매업체로 올해 2월 송도에 1호점을 오픈한 씨스캔디스(See's candies)입니다. 그리고 맨 오른쪽이 주방용 냄비, 팬, 포크, 칼 등 미국 최대 규모 주방기구 기업인 더팸퍼드쉐프(The Pampered Chef®)입니다. 이들은 종래 버크셔 헤서웨이 그룹의 업종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버크셔해서웨이가 이런 아이스크림, 사탕 초콜릿 제조, 주방용품 등의 업종을 인수 합병했어도 국 내에서는 ‘중소기업 업종 침해’ 또는 ‘문어발 확장’이라는 비판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기업 간 인수합병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회사의 성장과 발전에 큰 역할을 했지요.


3. 차등의결권 제도를 통한 안정적인 경영권 방어


워런버핏이 이렇게 커다란 버크셔해서웨이 그룹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차등의결권 때문입니다.

워런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 주식을 21%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본래는 21%의 의결권을 가져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행사하는 의결권은 34%입니다.

버크셔해서웨의 Class A 주식의 주가는 Class B의 약 1,500배이나, 의결권은 Class B의 10,000배입니다. 주가보다 훨씬 높은 의결권이 있는 Class A 주식을 다량 소유하고 있는 워런버핏은 적대적 인수 합병에 대한 걱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 논의에 맞춰서 기업활동에 대해 여러 가지 규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비은행금융지주회사에 대한 비금융 자회사 보유 금지, 금융회사가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등이 있습니다. 이런 금산분리 규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강조되는 게 좋을까요?


(사진출처: 네이버)


문제는 결과입니다. 늘어가는 규제 속에서 버크셔해서웨이와 같은 좋은 기업이 우리나라에 많이 나올 수 있을까요? 없을 겁니다.

이런 좋은 기업이 많이 나오게 하려면 금융산업의 규제를 선진국과 같이 과감히 개선해야 합니다. 또한 경영권 안정을 위해 선진국들이 이미 활용하고 있는 차등의결권 제도, 포이즌필 등을 조속히 도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경제도 더욱 발전하고 우리의 일자리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여담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버핏세’를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원래 워런버핏은 주식 배당금같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버핏세가  부자들의 근로소득 세율을 높이자는 것으로 해석되어 작년 말 최고 소득세율 구간(38%)이 신설되는 등 증세 기조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점도 바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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