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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정년 의무화, 세대간 일자리 전쟁이 시작될까?

지난 2013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정년 60세 연장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2016년 1월 1일부터 우선적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 및 지방공사나 지방공단 등에서 60세 정년을 도입하게 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300인 이상 대기업 10곳 중 7곳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60세 정년이 의무화되면, 임금피크제를 비롯 전반적인 임금체계를 개편해 나갈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인데요.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정년 60세와 노동시장 변화’(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300인 이상 181개 기업 응답)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잘못하면 세대간 일자리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냐고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 노동시장의 상태와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를 짚어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럼 먼저 현재 기업에서 정하고 있는 정년은 평균 얼마이고, 또 어느 정도가 정년까지 일하고 있는지 알아볼까요?

 

정년, 의무화, 취업규칙상 정년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취업규칙상 정년은 평균 58.2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60세 이상 28.7%, 55세 23.2%, 58세 22.7%, 57세 12.2% 순이었습니다.

 

정년 준수 현황

 

그리고 이 근로자들 대부분이 정년까지 근무하는 대기업은 59.1%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명예퇴직 등으로 규정된 정년보다 일찍 퇴직하는 기업이 21.5%, 정년을 거의 채우지 못하는 기업 16.6%, 무응답 2.8%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사내 취업규칙상 정년까지 근무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직군은 무엇일까요?

 

근로자 대부분이 정년까지 근무하는 직군

 

취업규칙상 정년까지 근무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직군은 생산/생산관리 직군으로 조사됐습니다. 무려 49.6%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어 경영관리 18.7%, 영업/마케팅 13.8%, R&D 10.6%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현재 취업규칙상 평균 정년이 58.2세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앞으로 60세 정년이 의무화가 된다면, 노동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대부분의 기업은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정년 60세 시행 시 임금체계 변화

 

응답 기업의 75.7%는 60세 정년이 의무가 될 경우, 임금피크제나 전반적 임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임금피크제 도입 및 전반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 32.0%, 기존 정년 이후부터 임금피크제 도입 23.2%, 이미 운영 중인 임금피크제 연장 20.5% 등이다. 한편 현행 임금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20.4%(연봉제나 직무급제 유지 11.0%,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계속 유지 9.4%)였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필요사항

 

그러나 이 임금피크제 도입에도 분명 필요한 것이 있을 듯합니다. 이에 기업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으로 임금피크제 의무화 법안 입법 28.2%, 임금피크제 도입 시 재정 지원 강화 27.6%, 노조 및 근로자의 협조 25.4%, 임금피크제 도입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으로 보지 않을 것 17.1%이라는 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2016년 60세 정년 의무화에 대해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일자리 창출이나, 경영 환경에 변화가 있을까요?

 

정년 의무화가 신규채용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한 기업이 32.6%, 다소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39.8%였고, 별 영향 없음이 26.0%로 나타났습니다. 비교적 부정적인 반응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300인 이상 대기업의 근로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정년을 채우지 못했었는데, 2016년부터 모든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게 됨에 따라 신입직원을 뽑을 T/O가 없어지고, 인건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2016년 2월 졸업생들이 힘든 취업전쟁을 치러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정년, 취업, 일자리 전쟁

 

다가오는 2016년. 노동시장에서의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이 변화로 인해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디딜 사회초년 구직자들에게는 여타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부디 60세 정년 의무화를 통해 세대간 일자리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본 포스팅은 전경련 고용노사팀 김민주 연구원의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