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선출하는 대사를 앞둔 요즘, ‘좋은 것이 좋다.’는 전염병이 각지로 퍼져나가매, 예비 나라님들 사이에 ‘좋은 정책 겨루기 대회’ 가 열린 듯하옵니다. 하루 밤 자고나면 백성들을 위한답시고 마련된 ‘좋은 정책’ 선물들이 폭탄처럼 풍년을 이루고 있다고 하나, ‘삐까뻔쩍’ 선물들이 표에 취해 코가 삐뚤어진 나라님들의 주사(酒邪)에서 비롯된 공약(空約) 아닌가 하여 나라의 흥망이 걱정되는 소인, 이렇게 간곡한 간청의 마음을 올립니다.
‘좋은 정책’이라 떠들어 대는 것들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도대체 ‘좋은 것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왜 좋은 것인지?’ 부터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좋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명확하게 하는 일은 나라님의 책임이 시작되는 출발이요, 구렁이 담을 넘듯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사료되옵니다. 또한 ‘좋다는 것’ 이 누구에게 좋은 것이며 또 어떻게 좋은 것인지, 그리고 그것이 마땅히 현실에서 이루어 질 수는 있는 것들인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을 모두 담기엔 백지가 모자랄 지경입니다.
한양의 남쪽 땅 고기집 김사장도 ‘나는 서민이요!’ 라 말하는 마당에 도대체 ‘서민’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묻고 싶사오며, 정의롭다고 말한들 ‘정의로운 것’ 이 무엇이며, 나라님들의 눈에 비추어 무릇 ‘이상하다’ 생각되는 것들을 깡그리 휘어잡아 ‘나쁜 것’ 으로 치부해버리신다면 그것 또한 속속들이 사정들을 몽땅 무시한 남용이 아닌가 사료되옵니다.
소인 단언컨대, ‘좋은 정책’을 내놓는 순간에야 백성들로부터 화색의 찬사를 받을지는 모르겠으나, 이내 백성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좋다’는 것이 모두에게 좋게 들리겠지만, 백성 개개인에게 있어서 ‘좋다’는 기준은 모두 다르기에 시간이 지나가면 그것이 사실은 좋은 것이 아니었음이 들통 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중견상인 최상인이 먹고 살기 힘들다 하여 변사또는 많은 돈을 쥐어주며 은혜를 베풀어 주었으나, 알고 보니 최상인은 그 돈으로 자식을 한양으로 유학 보냈고, 고을의 논마지기를 몽땅 사들이면서 자기 배만 채우며 헛돈을 쓰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라 하여 내일은 생각지 않으시고 흥청망청 곳간을 열어 재친 어느 고을은 흉년이 들자 백성들이 더욱 굶주리게 되었다 하옵니다. 윗마을 상인들을 도와주매, 옆 마을, 윗마을 상인들이 달려 나와 ‘왜 우리는 도와주지 않느냐며’ 광분하고 있고, 더욱이 목소리가 크면 나라님이 도와준다는 소문이 돌아 ‘떼법’ 이 유행하고 있다 하옵니다.
오래전 오스트리아의 미제스 선비는 “지극히 자의적 기준과 주관적 가치판단의 관점에서 어떤 사건을 펼치거나 막아 재끼는 검열관과 같은 태도로 사회적 사실들에 접근하는 것은 쓸모없는 일이다.” 며 경고를 하였고, “무릇 인간이 행동하고 사회 속에서 돕고 도우며 사는 (협력) 것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규범의 대상‘이 아니다” 고 말하였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내놓으신 ‘좋은 정책’이 나라님 눈엔 좋아보일지 모르겠으나, 실로 백성들에게는 결코 좋지 않을 수도 있사옵니다. 대단한 관심법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 세상만사의 이치를 다스릴 수 있다 착각하시고, 내가 생각한 기준이 올바른 것이라 말하시며 ‘사기’를 치시는 나라님께 “그건 니 생각이고~” 라는 유행어를 앙망합니다.
나라님이 ‘말로만 뱉어내신’ 고매한 기준이 세상 만물의 질서를 어지럽혀 그 결과가 누구에게도 좋지 않게 귀결되어 백성들이 ‘계란 폭탄’을 투척 할 수도 있사오매 부디 정신 차리시옵소서! 백성들의 손을 빌어 ’한 표나 좀 얻어 볼까‘, 오늘도 무리한 ’포퓰리즘 베팅‘을 즐기시고 있는 나라님들의 오지랖 풍년에 나라의 흥망이 심히 걱정이 되는 요즘입니다.
온 나라의 백성들을 ‘1대 99’로 구분 지으려는 표를 얻고, 나라 살림을 평등하게 한답시고 백성들을 지지고 볶는 것이 아니라! 결국 ‘포퓰리즘’의 화살은 백성들에게 돌아옴을 심히 헤아려 주시옵소서.
노력하는 백성들에게 노력만큼의 만족과 행복이 돌아가고, 공평한 기회가 제공되어, 백성 개개인의 행복과 만족이 하늘을 찔러 나라마저 잘 살 수 있는 가슴 벅찬 부국의 전성기를 앙망하옵니다.
[변도령의 단도직言]
이천십이년구월열여드레날
‘靑雲' 변종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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