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계열사를 늘린다면 일부 사람들은 좋지 않게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문어발 확장이며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하는 나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숫자와 통계를 통해 냉정히 분석해 보도록 하지요.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최근 5년간 10대그룹 신규 계열사 증가 현황 분석’을 살펴보면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볼 수 있어요. 10대그룹에 편입된 신규 계열사 396개 중 335개(84.6%)가 모회사의 주력사업과 수직계열화 관계에 있습니다.
여기서 수직계열화 기업이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 조달, 판매, A/S 등의 과정과 관련된 계열기업을 말합니다. 원래 하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종 업종에 있다는 뜻이지요.
수직계열화에 포함되는 신규계열사는 표준산업분류상 중분류(76개 업종)에 의거하여 출자회사와 분류 코드가 같은 경우(113개), 또는 중분류코드가 달라도 출자회사의 전·후방 사업과 연계되어 있는 경우(222개)인 것으로 파악합니다. 출자회사와 분류코드가 같은 경우는 동종 업종으로 간주할 수 있지요.
최근 대기업집단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더욱 심해졌다는 주장이 있죠?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은 수직계열화 비율 평균은 84.6%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핵심업종이 아닌 신규계열사는 15%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럼 이들 15퍼센트는 과연 문어벌 확장이라 불릴 만할까요? 이들의 업종을 살펴보면 일부에서 제기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 논란과는 거리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첨단산업 8개, 금융업 9개, 사회적 기업 6개입니다. 기타 비수직계열은 38개이지요.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서민이 하는 업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요즘 대기업들이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 무분별하게 진입한다는 인식은 어떨까요. 사실일까요?
전체 신규계열사 396개 가운데 도․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에 포함되는 회사는 각각 42개(10.6%)와 7개(1.8%)였습니다. 그러나 도․소매업에 속하는 42개 회사 가운데 31개(73.8%)는 종합상사, 광물, 금속, 기계장비, 의료기기, 의류유통 관련 회사입니다. 숙박 및 음식점업에 속하는 7개 회사는 호텔 3개 등이지요. 결국 골목상권에 해당되는 대기업 계열 회사는 거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최근 대기업이 계열사를 통해 골목상권 및 중소상공인 업종에 무분별하게 침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질 듯 합니다. 또한 그 수단으로서 10대그룹을 대상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부활시키거나 순환출자를 금지해야한다는 정치권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지 않을까요?
세계 경제와 우리나라 경제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심한 규제로 인해 주력사업 및 신사업과 연관된 투자가 어려워지면 기업이 경쟁력을 잃지요. 따라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도 어렵습니다. 국민경제를 보다 생각한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경제스토리 > 자유광장은 지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옵티머스G, 깜짝 놀랄 스펙을 알아보니? (1) | 2012.09.10 |
---|---|
지상파TV 규제, 풀리고 난 뒤 변화는? (0) | 2012.09.08 |
대기업 순환출자, 어째서 생겼을까? - 2편 (4) | 2012.09.06 |
KTX 열차와 A380 항공기, 명당자리는 어디일까? (5) | 2012.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