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할인’ 영화 많이 보시나요? 아침에 상영하는 영화와 저녁에 상영하는 영화의 내용은 다르지 않지만, 아침에 상영하는 영화를 관람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요. 올해부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시간대 및 좌석별 차등요금제를 적용한 ‘탄력요금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즉, 아침이나 심야 시간대 혹은 앞 좌석에는 할인요금을 적용하지만, 관객들이 몰리는 주말 오후나 저녁 시간대 및 사람들이 선호하는 좌석은 가격을 올려 받는 것을 말합니다. 이처럼 탄력요금제란,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마다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것을 가리키며, 이를 경제학에서는 ‘가격차별’이라고 부르는데요.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하는 탄력요금제의 경제학적 의미는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영화관 탄력요금제, 시간대 세분화 & 좌석별 차별화
3대 멀티플렉스의 탄력요금제는 관객들에게 가격 선택권을 제공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장 먼저 탄력요금제를 시행한 CGV는 조조·일반·심야 시간에 따라 차등 적용하던 시간대별 요금을 6단계로 구분했습니다. 또, 좌석의 위치에 따라서도 요금을 다르게 책정했는데요. 스탠다드존을 기준으로 이코노미존은 1천 원 낮게, 프라임존은 1천 원 높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롯데시네마는 기존 2단계의 시간대별 차등요금을 4단계로 세분화한 가격 차등제를 도입했는데요. 시간대별로 4개로 세분화하면서 프라임 시간대를 신설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가박스는 기존 4단계의 시간대별 차등요금을 3단계로 줄이는 대신 주말요금을 1천 원 인상했습니다.
영화관들이 이러한 탄력요금제를 시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 선택의 폭을 확대하여 소비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가격차별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학적 의미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싼 값에 공급하여 수요를 이끌어내다
아침 일찍 영화관에 가면 좀 더 저렴한 관람료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조조할인은 가격차별 중 ‘3차 가격차별’에 해당합니다. 3차 가격차별이란 소비자들을 몇 개의 그룹으로 분리하여 그룹별로 다른 가격을 책정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영화관은 소비자들을 아침에 상영하는 영화를 소비하는 그룹과 오후에 상영하는 영화를 소비하는 그룹으로 나누어 가격을 적용합니다. 만약 똑같은 가격을 적용했다면 아침에는 영화의 수요가 적을 것입니다. 따라서 아침 시간엔 요금할인을 통해 소비자들의 수요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죠.
위의 두 그래프에서 ‘시장 1’은 소비자들의 가격탄력성이 큰 시장을 의미하고, ‘시장 2’는 소비자들의 가격탄력성이 작은 시장을 의미합니다. 즉, ‘시장 1’은 가격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수요 곡선을 나타내고, ‘시장 2’는 가격 변화에 둔감한 소비자들의 수요 곡선을 나타내는데요. 만일 2.5의 한계비용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두 그룹에 각각 다른 가격을 매긴다고 가정한다면, 이윤극대화 조건(‘시장 1’에서의 한계수입=시장 2에서의 한계수입=한계비용)에 따라 균형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즉, ‘시장 1’의 가격은 6.25, ‘시장 2’의 가격은 8.75가 되어 ‘시장 1’의 가격이 ‘시장 2’의 가격보다 낮은데요. 이에 따라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는 낮은 가격이, 가격에 둔감한 소비자들에게는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조조할인을 받아 영화를 관람하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낮은 가격을 통해 새로운 소비 계층 증가, 사회적 후생으로 이어져
이러한 가격차별로 인해 사회적 후생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우선, 소비자들을 두 그룹으로 분리하지 않고 단일가격을 설정했을 때에 비해 기업의 이윤은 증가합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후생은 불분명한데요. 그 이유는 가격탄력성이 큰 시장의 가격은 단일 가격보다 낮아 소비자들의 후생이 증가하지만, 가격탄력성이 작은 시장의 가격은 단일 가격보다 높아 소비자들의 후생이 감소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그 절댓값의 수치에 따라 소비자 후생의 합은 증가할 수도,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생산자 잉여와 소비자 잉여의 합인 사회적 후생도 불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데요.
그렇다면, 사회적 후생이 증가하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경제학자 할 배리언은 3차 가격차별을 통해 사회적 후생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어떤 한 시장의 판매량도 감소하지 않으면서 총판매량이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단일가격하에서는 소비를 하지 않던 사람들에게 낮은 가격을 적용하면 이들은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 전체적인 후생수준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가격차별을 통해 이윤극대화 뿐만 아니라 사회적 후생도 높일 수 있도록 판매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영화관의 탄력요금제를 통해 가격차별에 대한 경제학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어느 한 장소나 시점 간에 차익거래를 할 수 없는 경우, 가격 변화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소비자들을 구분하여 가격을 달리 매김으로써 이익을 늘리고 더불어 사회 후생 수준도 높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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