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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스토리/칼럼노트

한미 FTA, 이번에는 반드시 마무리해야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우리나라 는 지난 70년대 이후 끊임없는 대외개 방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세계 9 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목표로 뛰고 있다. 하루에 많게는 20억 달 러 이상을 수출하고 있지만, FTA를 통한 교역량은 25% 수준으로 전 세계 평균인 50%에 비하면 턱없 이 낮은 수준이다. 한미 FTA가 되어야 겨우 35% 수 준에 불과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올해 초부터 중국과 일본은 우리나라와의 FTA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도 우리가 EU에 이어 미국과도 FTA 를 발효시키면, 이들 시장에서 자국기업이 불리한 여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걸 완화시키기 위해서일 것이다. 미 의회가 한미 FTA 이행법안을 통과시키자마자, 일본 언론들은 한 목소리로 자국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FTA 추진을 촉구하는 기사를 앞다퉈 게재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한미 FTA는 미국과 한국 모두 윈윈게임이다. 먹고 사 는 문제에 이념적 잣대를 갖고 고민해선 안 된다. 우리 입장에서 미국과의 FTA 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 제품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고, 대중 경 제의존도는 점차 심화되고 있는데, 한미 FTA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시키는 계기 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 1, 2위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EU, 미국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나라는 멕시코, 칠레, 이스라엘, 요르단, 모로코 등 5개 국가에 불과하다. 한미 FTA가 통과되면, 우리나라는 아시아지역에서 미국, EU와 FTA를 체결한 유일한 국가 가 된다. 게다가 당분간 미국이 경제규모가 큰 나라와 새로운 FTA를 추진하는 데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금이야말로 미국과의 FTA를 통해 세계에 서 제일 큰 선진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국토면적으로는 전 세계 의 1.4%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를 61%까지 확장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재재협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은 더 이상 설명할 필 요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며칠 전 여야 합의로 마련된 통상절차법이 본회의 통 과를 기다리고 있고, 정부에서는 일부 피해분야에 대한 지원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다소 미흡한 부문이 있다면, 앞으로 국회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나가면 될 것이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불거진 EU의 경제위기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회복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상황이 밝 지 않다. 대외무역 비중이 큰 우리 경제에는 정말 좋지 않은 소식들뿐이다. 한 미 FTA는 우리 경제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돌파구로 삼을 수 있는 절호 의 기회다.
 
이번 국회에서는 4년 여를 끌어온 한미 FTA가 반드시 마무리되어야 한다. 양국 정치 일정을 고려해 볼 때, 이번에 처리하지 못하면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우리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날개를 달고 뛸 수 있길 기대 한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 출처 : 월간전경련